박래군 "정의연 사태로 시민단체 후원 급감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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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30년 동고동락 스스로 부정하지는 말아주세요
정의연 압수수색 성급..입증 기회 먼저 줬어야
윤미향 거취, 운동 대의에 입각해 결단해야 할 수도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5월 25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 정관용> ‘위안부 할머니들 30년간 정대협에 이용 당했다’는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우리 한국의 시민운동의 한 상징격이 되시는 분 연결해서 잠깐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인권재단 ‘사람’의 박래군 소장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박래군>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이용수 할머니 1차 기자회견부터 지금까지의 파문 쭉 계속 지켜보고 계시잖아요. 오늘 2차 기자회견은 어떻게 보셨어요?

◆ 박래군> 좀 가슴이 아프죠. 너무 착잡하고요. 이 운동을 해 오신 분들도 너무 슬프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사실관계를 떠나서 이렇게까지 되니까 조금 힘들어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적어도 30년을 함께한 할머니의 입에서 ‘내가 30년 동안 이용만 당했다’ 얘기가 나오는 건 정말 문제 있는 거 아니에요?

◆ 박래군> 그렇죠. 할머니의 어떤 서운한 점들이 많았던 것 같고요. 그런데 이용만 당했다는 게 이해가 저는 잘 안 됩니다. 사실 할머니들의 그런 피해 상황들에 대해서 정대협이 쭉 다 조사도 하고 드러내고 구체적인 이슈로 만들고 정신대피해자들의 연대도 만들어왔고 했던 거잖아요. 30년 전의 미투운동인데 이걸 참 그때 용기 있게 끌어냈던 것들이 있는데 이용만 당했다라는 게 조금 이해가 안 되는데. 그만큼 화가 나신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렇죠. 그러니까 어떤 굉장히 서운하고 화가 나신 것 때문에 지난 30년 동안 전체를 이렇게 부정해 버리시고...

◆ 박래군> 그러니까요. 스스로를 부정해버리시는 게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 정관용> 사실 정대협이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거기서 언급하는 정대협은 위안부였잖아요.

◆ 박래군>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 할머니께서는 지금 근로정신대를 위하는 단체를 만들어놓고 왜 우리 위안부를 써먹었느냐 이런 식이시더라고요.

◆ 박래군> 글쎄 말입니다. 그런 부분도 좀 이해가 안 되고요. 말씀하신 부분들은 좀 사실과 좀 다르거나 아니면 잘못 기억하고 있거나 그러신 부분들도 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그걸 떠나서 어쨌든 30년 동안 같이 이렇게 해 왔는데, 동고동락 해 오면서 이 운동들을 키워오고 그랬는데 그런 걸 스스로 부정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거 어떻게 해야 되나 걱정도 되고요.

◇ 정관용> 그런데 이제 그렇게 해서 30년을 부정하실 정도로 화가 나신 건 딱 핵심적인 게 두 가지로 보입니다. 하나는 각종 모금했는데 그거 어디다 썼느냐, 나는 맛있는 거 사달라고 그랬을 때도 돈 없다고 했다... 이게 하나가 있는 것 같고 하나는 윤미향 마음대로 하다가 왜 사리사욕 채우러 국회의원 하러 가느냐, 이 두 가지 같아요. 우선 첫 번째 회계문제 어떻게 보세요?

◆ 박래군> 회계 문제는 지금 외부 회계감사가 들어갔으니까 그 과정을 좀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지금 저도 좀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도 좀 있기는 한데 어쨌든 지금 외부 회계감사 받은 거잖아요. 일부 이게 지금 기업의 회계 정리하던 식으로 민간단체 회계도 똑같이 보면 안 되거든요. 예를 들어서 이제 민간단체의 특수성이 있는데 이건 매입, 매출, 순이익 기업에서 쓰는 재무제표 같은 것들 이용하거든요. 그거랑은 좀 다른 거라서 이런 부분에서 맨 처음에 오해도 많이 낳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쨌거나 회계문제와 관련해서는 정말 회계부정이 없기를 바라는데 잘못된 게 있으면 또 바로잡아야죠, 그건.

◇ 정관용> 지금 외부 회계단체의 검증 그 자체가 이미 불가능해졌어요. 검찰이 다 장부를 압수수색해 가버렸잖아요.

◆ 박래군> 압수수색했습니다.

◇ 정관용> 검찰의 압수수색은 어떻게 보세요?

◆ 박래군> 검찰의 압수수색은 너무 성급했다고 봅니다. 어차피 외부 회계감사를 받기로 했으니까 그걸 좀 기다려 본다거나 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좀 있고요. 회계는 공시가 되어 있으니까 이걸 조작하거나 은폐하기가 어렵습니다. 도리어 정의기억연대에서는 자신들의 그런 무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 자료를 제대로 찾아서 제공을 해 줘야지 이게 회계감사가 제대로 나올 거 아닙니까? 그런데 이렇게 시민사회의 자정하려는 노력을 기다려봤어야 하는 건데 검찰이 이렇게 급하게 압수수색하는데. 이렇게 되면 시민사회 운동이 많이 위축되게 된단 말이죠.

◇ 정관용> 그런데 오히려 역으로 의혹이 커질 때 회계감사 한다고 시간 끌고 이러느니 검찰이 빨리 결론을 내리는 게 낫다는 여론이 훨씬 많지 않습니까?

◆ 박래군> 그런데 어쨌든 시민사회가 안 풀겠다고 버티는 게 아니라 회계감사를 통해서 그걸 입증하겠다 했으니까 그건 자정능력 같은 걸 믿고 기다려봤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좀 있습니다.

정의연 후원금 유용 의혹을 폭로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을 중 기침을 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 정관용> 또 한 가지가 윤미향 당선인 국회의원 된 거에 대한 서운함과 분노이신 것 같은데 그거는 어떻게 보세요?

◆ 박래군> 그 부분이 저도 안타까운데요. 이게 국회의원을 나가려면 준비를 했어야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내부에서 좀 논의도 하고 서로 양해도 구하고 하는 과정들이 좀 있었어야 하는데 너무 급하게 결정되고 진행된 게 아니냐, 이렇게 되면서 이용수 할머니 같은 그런 반응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고요. 그게 내부 논의가 이런 것들을 통해서 이런 운동의 그런 연장선에서 국회 의정활동이 필요하니까 이렇게 나가겠다, 이렇게 좀 회자, 개인의 어떤 그런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라 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진행이 됐을 텐데 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는 거죠.

◇ 정관용> 30년 함께해 온 이용수 할머니가 적극적으로 ‘그래, 너 나가서 국회에 가서 더 일을 해라’ 이렇게 됐어야 하는 거죠?

◆ 박래군> 그렇죠, 그렇죠.

◇ 정관용>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금이라도 사퇴하는 게 옳아요, 어때요?

◆ 박래군> 그런데 사퇴를 하기도 참 상황이 안 좋게 흘러가버린 거 아닙니까? 도리어 초반에 사퇴를 해 버렸으면 깔끔했을 텐데 지금 이게 그냥 궁지로 몰아넣고 사퇴를 하지 않겠느냐 이렇게 해 놓으니까 본인도 굉장히 난감할 것 같거든요. 굉장히 곤란한 상황들이 돼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검찰이 수사한 결과 문제가 있어서 기소하겠다, 이런 식이 되고 그때 가서 또 사퇴하고 이러는 건 오히려 더 나쁘지 않겠어요? 검찰이 지금 만약 무혐의를 해 준다면 혹시 또 상황이 모르겠습니다마는.

◆ 박래군> 글쎄 말입니다. 그걸 본인이 결단하고 정의연이 결단을 해야 될 이런 문제이기는 한데요. 이렇게 궁지에 몰려 있으니 이걸 좀 내가 그런 부분들을 의혹이나 이런 잘못된 점들을 다 그대로 인정하는 거 아니냐 하고 당사자들은 생각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좀 억울한 부분도 있을 거고. 하지만 운동의 대의에서 보면 억울한 점이 있어도 결단을 내릴 때는 내려야 되겠죠.

◇ 정관용> 운동의 대의에 입각해서 억울해도 그런 말씀이군요. 이건 꼭 안 여쭤볼 수가 없는 게 지금 다른 인권시민단체 후원하시던 분들도 자꾸 철회하시는 분들이 생긴다고요? 그렇습니까?

◆ 박래군> 그렇습니다. 지금 이미 시민사회단체는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정의연 사태가 터졌고 나눔의 집도 폭로가 됐잖아요. 사실 문제는 나눔의 집이 더 문제일 수도 있는데.

◇ 정관용> 그런 것 같아요. 조계종 쪽하고 한 그거죠.

◆ 박래군> 그런 아무 관련도 없는 그런 시민사회단체까지 유탄을 맞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번 이런 기회에 좀 차분하게 상황도 지켜보면서 시민사회 운동이 제대로 발전해 갈 수 있도록 논의가 진행되면 좋은데 그러지 않고 그냥 온갖 억측과 가짜뉴스까지 나오면서 공격만 하는 거 보니까 시민들이 다 의혹의 눈초리로 보는 거죠. 너희 단체가 회계부정 있는 거 아니냐, 이런 것들을 하게 되다 보니까 자꾸 떨어져나가는데 참 걱정이 많거든요. 시민사회 운동이 다 그렇게만 있는 게 아니고 시민사회 운동이 여기서 또 단체들이 문 닫고 활동가들이 떠나고 그러면 또 이것도 우리 시민사회의 손해거든요. 우리 시민들이 손해 보는 건데. 시민사회 운동을 좀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먼저 시민단체들 스스로 바뀔 건 바뀌어야 되겠고요.

◆ 박래군> 그렇죠.

◇ 정관용> 여기까지. 고맙습니다.

◆ 박래군> 네.

◇ 정관용> 인권재단 사람의 박래군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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