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에 화들짝” 정의당, 조국 학습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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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협의 뉴스사이다]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5월 22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김보협 (기자)

 


◇ 정관용> 김보협 기자, 오늘 <뉴스사이다> 주제는?

◆ 김보협> “윤미향과 정의당”이다.

◇ 정관용> 정의당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 가세한 얘기?

◆ 김보협> 그렇다. 사실 윤미향 당선인의 경우 이런 의혹이 제기되기 전이었다면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섰더라도 어색하지 않았을 것이다. 일제에 의한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관해 정의당과 정의기억연대의 입장차는 거의 없다. 심상정 대표 등 정의당 지도부도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에 어느 정당보다도 적극적이었다. 어쩌면 이번 총선을 포함해 이전 총선에서도 윤미향 당선인을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하거나 검토했을 수도 있다.

◇ 정관용> 그런데도 심상정 대표가 어제 민주당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지?

◆ 김보협> 심 대표가 이 사안에 대해 처음 발언한 것이어서 주목 받았다. “정의기억연대 회계 의혹은 검찰에 맡기더라도 윤미향 당선인 재산 형성 과정 의혹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이 책임있게 나서야 한다. 윤미향 당선인 스스로 해명하는 것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어렵게 되었다. 검증과 공천 책임을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신속히 진상을 파악해 국민들께 밝히고 진실에 상응한 책임 있는 조치를 내놓기 바란다”고 밝혔다.

직접적인 표현은 없었으나, 민주당에 윤 당선인의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보였다. 정의당이 ‘데스노트’에 윤 당선인을 올린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다.

◇ 정관용> 데스노트 아니냐는 데 대해서 정의당 입장은?

◆ 김보협> 정의당 쪽은 윤 당선인을 데스노트에 올린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아시다시피 정의당의 데스노트는 수첩에 누군가의 이름을 적으면 죽게 되는 일본 영화에서 비롯된 거지. 문재인 정부 들어 정의당이 임명을 반대한 공직후보자들이 여럿 낙마하면서 생긴 말이다. 하지만 윤미향 당선인의 경우는 비례대표로 선출된 것이어서 공직후보자가 아니지 않느냐며 데스노트와는 관련 없다는 거다.

4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교육워크숍에서 심상정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 정관용> 아무튼 심 대표와 정의당은 이미 의혹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한 듯?

◆ 김보협> 심상정 대표 발언 전날인 20일부터 기류가 바뀌었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윤미향 당선자는 국민 앞에 납득 가능한 해명과 근거를 내놓기 바란다."고 논평했다. 박원석 정책위의장도 "안성 쉼터는 개인 횡령이나 착복이 아니더라도, 고가 매입 자체만으로도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다. 업무상 배임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의당 입장을 요약하면, 정의기억연대와 윤 당선인의 그동안의 공적은 그것대로 인정하되, 안성 쉼터 고가매입과 윤 당선인의 재산 형성 과정 의혹 등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 정관용> 민주당 반응은?

◆ 김보협> 현재로선 무대응이다. 공식 논평도, 최고위원회에서 관련 발언도 없다. 대신 우희종 전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가 페이스북에서 정의당을 비판하고 정의당이 이를 다시 재반박했다.

◇ 정관용> 우희종 전 대표가 뭐라고 했지?

◆ 김보협> “역사문제 제기로 하나돼서 외쳤던, 같이 하던 이가 여론몰이에 놓였다면 최소한 여론에 의한 문제제기가 타당한지 충분한 조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자고 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 예의가 아닐까 한다”고 했다. “사실 확인도 (하기) 전에 같이 질타하는 것은 매우 정치적”이라며 “양쪽 이야기와 객관적 사실 확인이 될 때까지 기다리지도 않고 주변과 함께 돌을 던지는 행위를 보면서 매우 실망스럽다”고 했다.

◇ 정관용> 정의당은 여기에 대해 뭐라고 했나?

◆ 김보협> 우 전 대표에게 강한 ‘유감’을 표하면서 “윤 당선인에 대한 검증 책임이 있는 더불어시민당의 당시 대표로서 국민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바란다”고 역공을 펼쳤다.

◇ 정관용> 언론들은 정의당의 이런 태도를 ‘조국 학습효과’로 해석하기도 하지?

◆ 김보협> 지난해 9월 정의당은 조국 당시 법무장관 후보자에 대해 사실상 적격 판단.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았다. 심 대표는 “정의당은 사법개혁의 대의 차원에서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꿋꿋이 개혁의 길로 나간다면, 정의당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개혁의 선두에서 험준고령을 함께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내부가 출렁일 정도였지. 민주당 2중대냐는 비판도 최고조에 달했었다.

◇ 정관용> 정의당의 총선 평가에서도 조국, 민주당 2중대라는 표현이 여러 차례 등장했던데?

 


◆ 김보협> 이번 총선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낸 데는 여러 가지 원인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말씀하신 대목은 정의당 싱크탱크인 정의정책연구소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나온 외부 전문가의 발언이다. 이대근 우석대 교수는 “정의당이 차별성과 존재감을 과시했다면 기성정치에 실망한 유권자들 사이에서 제3의 선택지가 될 수 있었다”며 “조국 옹호로 민주당 이중대로 변질하는 등 생기발랄한 진보정당에서 낡고 노쇠한 정당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총선 기간엔 청년 비례대표 후보들과 당직자들이 조국 장관 후보자 청문회 당시 “단호한 입장을 밝히지 못했다. 선거 제도를 개혁할 힘을 갖기 위해 이번 한 번만 타협하면 더 많은 힘을 가지고 약자들을 대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정관용>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정의당의 태도로 미뤄볼 때, 민주당과 차별화, 혹은 거리두기에 나설까?

◆ 김보협> 한겨레가 총선 뒤에 ‘홀로 선 정의당, 희망을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기획기사를 보면 그럴 것 같다. 앞으로 전국단위 선거가 없는 1년, 민주당과의 정책적 차별화에 힘을 쏟을 방침이라고. 선거가 없으니 거대 정당과의 연대·연합에 신경 쓰지 않고 당의 정책 역량을 내실화할 기회라고 보는 것이다.

◇ 정관용> 정의당 안에는 민주당이 보수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있지

◆ 김보협> 그렇다. 그게 정의당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종민 정의당 부대표는 “민주당은 당분간 안정적 국정 관리에 집중할 것이다. 정의당은 그사이 불평등·기후위기·젠더·노동 등 4가지 이슈를 선도하면서 적극적 지지층을 일궈야 한다”고 했다.

조혜민 정의당 여성본부장도 “거대 여당이 주도할 수밖에 없는 21대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체제 갈등적 이슈에 대해 뾰족한 답을 내놓지 못할 것이다. 이때 정의당이 다른 대안을 자신 있게 내놓을 만큼 정책 역량을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 정관용> 정의당 얘기 나온 김에, 정의당이 혁신위를 구성했지?

◆ 김보협> 심상정 대표 등 현 지도부가 사퇴하고 8월 재정비 나섰다. 혁신위원회를 구성한 건데, 장혜영 당선인 포함 여성이 절반, 2030 청년이 40%을 차지하고 있다.

혁신위는 총선 평가에 기반해서 누구를 대변할 것인지에 대해 정체성을 확립하고 당 조직을 정비하는 일. 아울러 새 지도부 구성 일정과 방식 등을 논의하는 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대선을 내다보면서 당 혁신 방안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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