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출입이 금지된 광주 서구 505보안부대(사진=김한영 기자)
광주시와 5·18기념재단이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미공개 사적지를 개방한다고 밝혔지만 사전 예고 없이 내부 개방을 돌연 취소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5·18기념재단은 24일까지 예정된 505보안부대와 국군광주통합병원의 내부 개방을 중단하고 외부 안내로 전환한다고 22일 밝혔다.
앞서 광주시와 5·18기념재단은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지난 15일부터 505보안부대, 국군광주통합병원, 광주교도소, 광주적십자병원, 주남마을 인근 시민학살지 등을 개방해 시민들이 둘러볼 수 있게 했다.
특히 5·18사적지 제26호인 505보안부대는 5·18 당시 핵심부대로 수 많은 광주시민들이 끌려와 모진 고문을 받았던 곳으로 올해 40주년을 맞아 내부가 시민들에게 최초로 공개됐다.
하지만 광주시는 지난 20일 오후 뒤늦게 관리 부실과 안전 상의 우려로 5·18기념재단에 505보안부대와 국군광주통합병원의 시설을 폐쇄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5·18기념재단은 지난 21일부터 시설을 폐쇄하고 인근에 시설 내부를 찍은 사진이 담긴 현수막 등을 설치하고 찾아오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안내 해설을 진행했다.
지난 21일 하루에만 20여명의 시민들이 505보안부대를 찾았다. 40주년에 맞춘 개방 소식에 505보안부대를 찾은 시민들은 내부 공개 취소 사실을 몰라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처럼 일방적인 취소에 현장에 배치된 해설사들도 시민들에게 취소 사유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505보안부대를 찾은 김모(48·여)씨는 "5·18 40주년을 맞아 최초로 개방된다는 소식에 찾았다"며 "505보안부대 안은 커녕은 건물 주위로 잡초가 무성해 건물조차 제대로 보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안전상의 이유로 내부 개방이 중단된 국군광주통합병원 (사진=김한영 기자)
시민들의 접근이 힘든 곳은 505보안부대만은 아니었다. 옛 광주교도소와 적십자병원도 특정 시간 외에 출입을 제한하면서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곳은 주남마을이 유일했다.
5·18 기념재단 관계자는 "시설 내부의 관리와 정비가 부족해 내부 안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5·18민주화운동 사적지에 관심을 갖고 찾아주는 시민들이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광주시 관계자도 "5·18 기념재단과 사전에 미리 조율이 되지 않아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면서 "6월부터 재정비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