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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윤미향 청산해야 위안부 상처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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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의 용서 보도에 "윤미향 측 '선수'들의 말만 들어" 지적
與 지도부 향해 "은폐하고 변명, 두둔하면 그 조직은 신뢰 잃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당시 부실회계 의혹과 주택 매입 자금 출처 논란의 중심에 선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과 이 문제에 대해 신중론을 펼치고 있는 당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진 전 교수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혹은 윤미향 측에서 언론플레이를 했군요. 아마도 이용수 할머니를 설득해 억지화해를 시킨 후 이를 계기로 윤미향 사수의 전선을 구축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잘 안 된 모양입니다"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지난 19일 대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를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이 할머니에게 사과했고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을 안아주며 불쌍하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전해졌다.

이같은 내용이 20일 경향신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두 사람 사이에 화해 기류가 흐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이 할머니는 해당 보도 이후 윤 당선인을 용서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데 대체 무슨 용서를 비는지 저는 분간하지 못했다"며 "기자들이 용서해줬다고 하는데 그런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이 할머니는 이어 "법이 다 심판할 것이다. 며칠 내로 기자회견을 할 테니 그때 오라는 그 말만 했다"고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용서했다"는 발언의 진원지를 윤 당선인 측으로 추측했다. 그는 "이용수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용서했다'죠? 무더기로 오보를 낸 셈인데 윤미향 측 '선수'들의 말을 들었으면 과연 그 말이 믿을 만한지 이용수 할머니에게 다시 확인을 했어야 한다"라며 "어쨌든 언론을 통해 세계를 날조하는 저들의 방식이 또 한번 드러났다"라고 꼬집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대응도 적절치 못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8일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윤 당선인 사태에 대해 "엄중하게 보고 있다. 당과 깊이 상의하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당 대응 기조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20일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의연에서 요청한 외부 회계감사와 행정안전부 등 해당 기관의 감사 결과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신중론을 고수했다.

진 전 교수는 "어느 조직에나 비리는 있을 수 있다. 인간들 모두가 예수님이나 부처님이 되지 않는 한 그걸 막을 수는 없다. 문제는 비리 혹은 비리의혹이 발생했을 때 그걸 처리하는 방식이다"라며 "아무리 큰 비리라도 모든 것을 숨김없이 공개하고 깨끗하게 처리하면 그 조직은 외려 신뢰를 받는다. 반면 아무리 작은 비리라도 그것을 은폐하고 변명하고 두둔할 경우 그 조직은 신뢰를 잃게 된다"라고 더불어민주당의 대응을 지적했다.

위안부 운동의 의의를 살려내기 위해서는 신뢰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진 전 교수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운동은 그것을 지지하고 지원해온 국내외 수많은 시민들의 신뢰 위에서만 가능하다. 여든, 야든 협소한 당리당략을 떠나 진정으로 이 운동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라며 "윤미향으로 인해 심각한 신뢰의 위기에 빠진 위안부 운동의 의의를 되살려내고 그 성과를 보존하는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공당이라면 윤미향의 누추한 변명이 아니라 할머니의 한 맺힌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윤미향을 청산하지 않은 한 위안부 운동의 도덕성에 생긴 상처는 절대로 치유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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