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발포 명령자 규명과 민간인 학살, 헬기 사격 등 국가폭력 진상을 반드시 밝히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오월 정신'의 계승을 국가 위기 극복의 동력으로 삼으면서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헌법에 5·18 민주화운동을 새기겠다는 의지도 재차 피력했다.
◇"국가 폭력 진상 반드시 밝히겠다", 헌법 개정시 5·18 포함 의지도 재차 피력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광주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거행된 5·18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진실이 하나씩 세상에 드러날수록 마음속 응어리가 하나씩 풀리고, 더 용서와 화해의 길로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라며 5·18 진상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발포 명령자 규명, ▶계엄군의 민간인 학살, ▶헬기 사격의 진실과 은폐·조작 의혹을 밝혀내야 할 과제로 언급했다.
이어 "왜곡과 폄훼는 더이상 설 길이 없어질 것"이라며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힐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진상규명의 가장 큰 동력은 광주의 아픔에 공감하는 국민들"이라며 "5·18의 완전한 진실을 향한 국민의 발걸음도 결코 되돌리거나 멈춰 세울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문 대통령은 "헌법 전문에 '5·18민주화운동'을 새기는 것은 5·18을 누구도 훼손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자리매김하는 일"이라며 "언젠가 개헌이 이루어진다면 그 뜻을 살려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개헌 의지를 피력했다.
또한, "5·18 행방불명자 소재를 파악하고 추가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배,보상에도 단 한 명도 억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전날 5·18로 징계받았던 퇴직 경찰관 21명에 대한 징계처분 직권 취소가 이뤄진 것처럼 "경찰관 뿐 아니라 군인, 해직 기자 같은 다양한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광장'과 '오월정신' 계승 강조, 코로나19 등 국가위기 극복의 동력으로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이 망월동 묘역이 아닌 광주 중심지인 도청 앞 광장에서 진행된 것에 대해 "항쟁 기간 동안 광장은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사랑방이었고 용기를 나누는 항쟁의 지도부"였다며 '광장'에 적극 의미를 부여했다.
시위에 참가하지 않은 시민들과 어린 학생들도 주먹밥을 나누고 부상자를 돌보며 헌혈에 나섰던 5·18 상황을 상기하며 "우리는 광장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대동세상을 보았다. 목숨마저 바칠 수 있는 민주주의의 참모습을 보았다"고 말였다.
또한, "도청 앞 광장에 흩뿌려진 우리의 민주주의는 지난 40년, 전국의 광장으로 퍼져나가 서로의 손을 맞잡게 했다"며 "5월 광주는 전국으로 확장되었고, 열사들이 꿈꾸었던 내일이 우리의 오늘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오월 정신'을 주된 화두로 삼았다.
'오월 정신'을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희망이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며 만들어진 것"이라고 정의내린 문 대통령은 광주가 항쟁 기간 고립된 속에서도 단 한건의 약탈이나 절도도 일어나지 않았던 점을 상했다.
그러면서 "광주시민들의 서로를 격려하는 마음과 나눔이,계엄군의 압도적 무력에 맞설 수 있었던 힘 이었다. 그 정신은 지금도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깃들어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이 코로나19 극복을 선도하고 있는 것을 언급한 문 대통령은 "병상이 부족해 애태우던 대구를 위해 광주가 가장 먼저 병상을 마련했고, 대구 확진자들은 건강을 되찾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며 "'오월 어머니'들은 대구 의료진의 헌신에 정성으로 마련한 주먹밥 도시락으로 어려움을 나눴다"고 상기했다.
아울러 "'오월 정신'은 역사의 부름에 응답하며 지금도 살아있는 숭고한 희생정신이 되었다"며 "'오월 정신'은 더 널리 공감되어야 하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 거듭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오월 정신'은 도청과 광장에서 끊임없이 되살아날 것"이라며 "전남도청의 충실한 복원을 통해 광주의 아픔과 정의로운 항쟁의 가치를 역사에 길이 남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정치·사회에서의 민주주의를 넘어 가정, 직장, 경제에서의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하고, 나누고 협력하는 세계질서를 위해 다시 오월의 전남도청 앞 광장을 기억해야 한다"며 "그것이 그날, 도청을 사수하며 죽은 자들의 부름에 산 자들이 진정으로 응답하는 길"이라고 밝히며 연설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