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통일교육원 홈페이지 캡처)
올해 큰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대본을 집필한 박지은 방송작가가 올해의 통일교육 인물에 선정됐다.
통일부는 14일 인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대본을 쓴 박지은 작가가 북한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도록 하고 통일 교육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올해의 통일교육 인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tvN에 방영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손혜진)와 북한장교 리정혁(현빈)의 '러브 스토리'를 그린 드라마이다.
마지막회 방송 시청률이 21.7%로, tv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통일부는 "드라마를 통해 보여 준 북한의 생활상과 문화가 실상에 맞게 잘 고증됐다는 북한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았고, 또 다양한 북한 사투리의 대중화를 통해 북한 문화와 언어에 대한 친근감을 제시했으며, 드라마 흥행을 통해 북한 문화와 언어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높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드라마에서는 살까기(다이어트), 귀때기(도청자를 가리키는 은어), 찧읍시다(건배합시다), 놀가지(탈영병), 가을 뻐꾸기 소리(말도 안 되는 소리) 등 다양한 북한 사투리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박지은 작가는 "다 알 것 같지만 사실 잘 모르는 것들이 있다. 저에겐 북한과 우리나라의 거리가 그랬다. 10여 년 전 어느 여배우가 레저보트를 탔다가 기상악화로 북한에 떠밀려갔다는 기사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이 '북한이 그렇게까지 가깝나?'였다"며, "처음엔 '거리'를 검색하게 했던 사소한 관심이 점점 더 많은 자료를 찾아보게 했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궁금하게 했으며 결국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드라마를 만들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랑의 불시착' 포스터(사진=tvN 제공)
박 작가는 "큰 상을 받게 되어 감사함보다 송구함이 앞서지만 이 드라마를 보신 분들이 북한의 일상과 문화에 대해서 작은 관심과 궁금증을 갖게 되셨고, 이에 의미를 부여해 주시는 상이라면 벅차고 기쁘게 받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작가는 "해외 네티즌들이 '한국은 어서 통일하라'는 드라마 리뷰를 남겼다고 들었다"며, "저 역시 윤세리와 리정혁의 완전한 해피엔딩과 통일을 간절히 염원한다. 이를 위해 저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코로나19 사태에 맞춰 오는 18일부터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는 제8회 통일교육주간 온라인 기념식에 박 작가의 통일교육 활동과 스토리를 소개한다. 여기에는 박 작가를 위해 드라마에서 북한군인을 연기한 양경원('표치수'역)씨의 축하 영상도 공개된다.
양경원씨는 "우리와 굉장히 가깝기도 하지만 너무나 먼 북한을 소재로 만들어졌으나, 정치색이 아니고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은 다 이렇지 않을까 하는 인간적인 내용들이 많이 담겨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북한 관련 드라마 가운데 최초로 북한에 대한 비난의 메시지를 전혀 담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는 이 드라마는 국내에서만이 아니라 북한 주민 일부에도 전해져 상당한 파급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선전매체들은 이 드라마를 겨냥해 날카로운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한편 통일부는 박 작가 외에도 고재휘 통일교육위원 전남협의회 전 사무처장, 허아람 인디고 서원 대표, 김영봉 안성 삼죽초등학교 교사, 변사흠 남북통일운동 국민연합 대표, 김태기 호치민 국제학교 교사, 정재연 경기남북통일교육센터 전(前) 간사 등 6명을 올해의 통일교육 인물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