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논란 후 첫 수요집회 "악의적 왜곡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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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 1439회차 수요시위 예정대로 열어
"운동 탄압 행위…악의적 왜곡 중단하라"
정의연 이나영 이사장 "기부금 사용 내역 검증 받겠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김영순 대표 "실제 피해자 지원은 정부가 해야 할 일"
여권서도 힘 보태"노력 폄하하고 왜곡하는 세력들 있어"
코로나19 여파 시위 온라인 생중계…정의연 추산 2500여명 참여
활빈단 등 반대 세력, 현장 찾아 한때 혼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후원금 논란 이후 처음으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가 열리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성금 부정사용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 이후 첫 수요시위를 예정대로 개최했다. 이들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일본 정부에 진상규명과 법적 배상을 요구했지만, "악의적 왜곡을 중단하라"며 최근 논란을 의식한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정의연이 주최하고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관하는 제 1439회 수요집회가 13일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근처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예정대로 진행됐다.

활동가 발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사연 소개 등 그간의 시위와 구성은 같았지만 시민 100여명과 취재진으로 시위 현장이 붐비는 등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돌았다.

시위 참여자들은 "위안부 문제를 올바로 알리는 오랜 걸음들을 응원합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에 대한 악의적인 왜곡을 중단하라",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한 30년의 생활은 기사 몇 줄로 평가되지 않습니다"와 같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정의연 등 관련 단체들은 한일 위안부 합의 사전 파악, 재정 부정 운용 의혹 등 정의연을 둘러싼 논란을 '운동 탄압 행위'로 규정하며 "악의적 왜곡을 중단하라"고 호소했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후원금 논란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에 참석한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정의연 이나영 이사장은 "현재 정의연을 향해 이뤄지는 일부 언론의 악의적 왜곡 보도는 시민사회 전반에 대한 탄압이자 평화·여성·인종 운동 등 모든 운동에 대한 탄압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의연에서는 개인적인 자금 횡령이나 불법 유용은 절대 없었다"며 재정 운용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이 이사장은 "국세청 시스템 공시 입력 과정에서 아주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국세청 재공시 명령에 따라 바로잡도록 하겠다"며 "다수의 공인회계사에게 기부금 사용 내역에 대해 검증받겠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김영순 공동대표는 "특히 오늘은 모진 바람이 몰아쳐도 수요시위를 이어가겠다는 굳은 결심을 다진다"며 "국내 최초의 미투 운동이었던 일본군 위안부 운동을 분열시키고 훼손하는 움직임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김 공동대표는 "정의연은 인도적 구호단체가 아니라, 피해자 진실과 사죄를 촉구하도록 만든 여성인권 변화 운동"이라며 "실제 피해자 지원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정의연은 정부 지원에서 소외된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모금하고 부족하게나마 피해자 지원 활동을 했다. 어떠한 공격도 이뤄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평화비 경기연대 이주현 상임 공동대표는 "이용수 할머니의 발언은 우리 모두가 새기고 성찰해야 할 애정어린 충고"라면서도 "일부 수구 언론과 단체를 중심으로 이간질하려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작금에 벌어진 행태는 위안부 운동 진영권뿐 아니라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폭력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판수 씨는 "작은 실책을 트집잡아 정의연에 돌멩이 던지는 무리들은 까불지 마라,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한번이라도 뜨거워봤느냐. 피해자 고통을 손톱만큼이라도 생각해봤느냐"고 다그쳤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후원금 논란 이후 처음으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여권에서도 힘을 보탰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현장을 찾아 "우리 사회에는 역사 왜곡을 바로잡으려는 우리의 노력을 폄하하고 왜곡하려는 세력들이 너무 많이 있다"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맨 앞에 정의연이 있어왔다"고 말했다.

더불어시민당 구본기 최고위원도 현장을 찾아 "오늘(13일)은 수요시위에 참가하는 것으로 정의연과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표한다. 곧 전력을 다해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연 등은 제1439차 수요시위 성명서에서 "한국 사회에서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진실을 왜곡하고, 피해자들의 아픈 역사를 짓밟고, 명예를 훼손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도 존재한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활동한 사람들의 삼십년 간의 운동 역사를 짓밟기 위해 악의적으로 진실을 부정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대한 변화 속에서도 우리에게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아있다"며 "일본 정부는 아직도 전쟁범죄의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우리들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굳건하게 연대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연에 따르면 이날 온라인 집회 생중계에 2500명 가량이 참여했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후원금 논란 이후 처음으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인근에서 더불어시민당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의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한편 이날 보수단체와 위안부 관련 활동에 반대하는 이들이 현장을 찾아 한때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수요시위 시작 전 활빈단 회원이 '이용수 할머니 폭로 충격, 실체적 진실 즉각 규명하라. 윤미향 당선인 사퇴하라'는 글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소녀상 근처로 다가왔지만 저지당했다. 이후 집회가 끝날 때까지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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