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전현충원 현충문 전경.(사진=자료사진)
지난해 8월 CBS노컷뉴스 보도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직접 쓴 친필 현판이 30년 넘도록 국립현충문에 걸려 있던 사실이 알려지자 국가보훈처가 이를 교체하기로 했다.
국가보훈처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설치된 전씨가 쓴 현판을 5월 중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대전현충원 중앙에 있는 현충문 현판은 지난 1985년 전씨가 직접 쓰고 기증한 글씨다. 전씨는 1985년 11월 현충원 준공 당시 글씨를 써서 내려보냈고, 이후 목제 간판으로 제작돼 현충문 중앙에 걸려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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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 CBS노컷뉴스 보도 이전까지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내부 관계자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보훈처와 현충원 관계자들은 현충문 현판이 전씨 친필이라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이를 오랫동안 묵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판 외에 참배객들이 찾는 현충탑 앞 헌시비에도 전씨가 친필로 옮긴 시가 새겨져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훈처는 그동안 역사·문화재·보훈·법률 분야 등 각계 전문가 의견과 자문을 통해 시설물 교체 여부를 검토해 왔고, 그 결과 국가정체성과 국민통합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지속적으로 이견이 많았던 시설물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의 현판과 헌시비는 지난해 안중근 의사 의거 11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안중근체'로 제작된 현판과 헌시비로 교체된다. 이는 안중근 의사가 자필로 쓴 '장부가' 한글 원본의 자소를 발췌해 개발된 서체다.
보훈처 관계자는 "안중근 의사는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이자 독립군 참모중장으로서 오늘날 군인정신의 귀감이 되는 위인으로, 국립묘지를 대표하는 시설물에 안중근 정신을 담게 된다"면서도 "헌시비는 재료 준비 등의 제반 시간을 고려해 6~7월쯤 교체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