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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주민들 대형산불 '트라우마'…뜬눈으로 밤 지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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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산불 이후 1년 만에 '악몽' 되풀이

지난 1일 오후 발생한 산불이 확산하면서 인근 학교에 대피한 주민들. (사진=전영래 기자)

 

"올해는 제발 그냥 넘어가나 했는데..."

지난 1일 밤부터 2일 오전까지 밤새 뜬눈으로 대피소에서 산불 상황을 지켜본 고성군 토성면 주민들은 "이제는 산불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라며 치를 떨었다.

지난해 4월 강원 동해안 지역에서 '양간지풍'으로 불리는 태풍급 강풍에 확산된 대형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이후, 1년 만에 또 다시 '화마'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했기 때문이다.

이날 대피소에서 만난 주민 정진수(67)씨는 "일단 바람이 불었다하면 작은 불씨도 위험이 크기 때문에 이 맘때가 되면 늘 불안하고 걱정이 든다"며 "올해는 제발 그냥 넘어갔으면 하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또 발생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또 다른 주민 황보하(64)씨는 "그렇게 센 바람에 불길이 치솟을 때는 많이 걱정이 됐지만, 산불이 그나마 신속하게 진화돼 정말 다행"이라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밤새도록 잠도 못자고, 방송을 들으며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산불 상황을 지켜봤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일부 주민들은 해마다 반복되는 산불 악몽에 치를 떨기도 했다. 운봉리에 거주하고 있는 윤경자(여. 71)씨는 "지난해 산불을 비롯해 지난 1996년 고성산불과 2000년 동해안 산불 등 큰 산불이 적지 않게 발생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반복되는지 모르겠다. 같이 살아가는데 정말이지 서로 조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지난 1일 오후 8시 10분쯤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의 한 주택에서 난 불이 인근 야산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앞서 지난 1일 오후 8시 4분쯤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의 한 주택에서 시작된 불이 인근 야산으로 옮겨 붙었다. 불은 태풍급 강풍을 타고 급속도로 확산하다 이날 오전 8시 발생 12시간 만에 진화됐다. 산림당국은 날이 밝자 헬기 39대를 비롯해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주불 진화를 완료했다.

하지만 밤사이 산불이 강풍을 타고 번지면서 토성면 도원리·학야리·운봉리 주민 329명과 육군 22사단 장병 1876명 등 모두 2205명이 인근 학교 등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특히 불이 난 토성면 일대는 지난해 4월 대형산불이 발생해 큰 피해가 났던 곳이어서 주민들은 더욱 긴장하며 산불 상황을 주시했다. 당시 산불로 산림 2832㏊가 소실되고 152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1295억원에 달하는 재산피해가 났기 때문이다.

대피소에서 만난 80세가 훌쩍 넘은 한 어르신은 "지역에서 한 평생 살면서 지금까지 겪은 산불만 몇번째인지 모르겠다"며 "죽기 전에 더 이상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씁쓸한 마음을 전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85㏊의 산림이 소실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주택 1채, 우사 1채, 보일러실 1곳이 전소됐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정확한 피해조사가 시작되면 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5월 산불은 불씨가 오래 남아있는 특징이 있어 잔불정리에 철저를 기할 것"이라며 "오후에 바람이 다소 강해질 것이라는 예보가 있어 오전 중 잔불정리를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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