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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박혜진 협상 먼저" 동료도 원했던 MVP의 잔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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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간판 스타 박혜진과 FA 재계약
우리은행, 박혜진 FA 협상에 '올인'…우승권 전력 유지

(사진=연합뉴스)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가 부임한 이후 여자프로농구 통합 6연패를 달성한 아산 우리은행은 2019년 들어 위기에 빠졌다.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를 앞세운 청주 KB스타즈에게 우승을 내줬고 베테랑이자 간판 스타였던 포워드 임영희는 은퇴를 선언했다.

'우리은행 왕조'가 이대로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2019-2020시즌 뚜껑을 열자 결과는 달랐다. 우리은행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플레이오프 없이 조기 종료된 시즌에서 21승6패의 성적으로 KB스타즈(20승8패)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임영희는 떠났지만 MVP 박혜진이 버티고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박혜진은 지난 시즌 평균 14.7득점, 5.4어시스트, 5.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통산 5번째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박혜진의 기여도는 높았다. 어시스트 2위를 차지했고 득점 부문에서 국내선수 중 3위, 리바운드 부문에서는 포인트가드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선수 8위라는 좋은 기록을 남겼다.

승부처에서 해결하는 능력과 상대 에이스를 압박하는 강력한 수비력 그리고 위성우 감독이 지휘하는 팀 전술 소화 능력 등을 두루 갖춰 우리은행 전력의 핵심으로 평가받았다.

2019-2020시즌이 끝나고 우리은행은 걱정이 많았다. 박혜진이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얻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원소속 구단에게 우선협상권이 있었다. 연봉 상한선인 3억원을 제시하면 선수는 잔류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고액 연봉자의 FA 권리 행사는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FA 제도가 달라졌다. FA 자격을 재취득한 선수에 한해 원소속 구단의 우선협상권이 폐지됐다. 박혜진은 6개 구단 모두와 협상 테이블을 차릴 수 있었다. 선수에게 줄 수 있는 최대치 연봉은 정해져 있다. 이제는 마음을 사로잡는 게 중요해졌다.

그동안 협상에 전력을 다했다는 위성우 감독은 박혜진에게 더 원활한 소통을 약속했다.

우리은행은 위성우 감독의 부임 이후 훈련이 혹독하기로 유명했다. 선수들이 훈련하는 것보다 차라리 경기에 뛰는 게 덜 힘들다고 입을 모았을 정도다.

위성우 감독은 "박혜진은 그동안 단 한번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그런 부분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지도 방식을 바꿔야 할 것 같다. 훈련 방식에 대해 선수들과 더 소통을 자주 하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박혜진은 잔류를 선택했다. 우리은행은 20일 박혜진과 4년간 FA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나란히 FA 자격을 취득한 베테랑 김정은과 홍보람도 잔류하기로 했다.

김정은은 일찌감치 우리은행 잔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오히려 구단에게 "박혜진을 잡는데 주력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만큼 우리은행 선수단과 팀 전력에서 박혜진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박혜진은 공수의 구심점이다. 프로 15년차 베테랑 김정은은 지난 시즌 평균 11.0득점을 올리며 여전히 건재한 득점력을 자랑했고 팀 수비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전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리은행은 통합 6연패 과정에서 신인드래프트 지명 순위가 팀 성적의 역순으로 주어지는 관계로 좋은 신인을 발굴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지난 시즌을 계기로 한 단계 더 성장한 신인드래프트 1순위 출신의 특급 유망주 박지현과 김소니아의 가치가 소중한 이유다.

이들이 향후 팀 전력을 끌어올릴 플러스 요인이라면 박혜진은 앞으로도 계속 팀을 우승권 전력에 올려놓을 핵심 코어다. 우리은행이 이번 FA 시장에서 유독 긴장한 이유다.

장신의 정통 센터가 귀한 여자프로농구에서 박지수를 중심으로 탄탄한 전력을 구축한 KB스타즈는 아마도 차기 시즌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주목받을 것이다. 하지만 임영희의 은퇴로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를 날려버린 박혜진의 존재감은 상위권 경쟁 구도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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