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보건당국이 단기간에 대규모로 코로나19 확진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취합(Pooling) 검사' 프로토콜을 내놨다.
이는 보통 일 대 일 방식으로 한 사람의 검체를 채취해 이뤄지는 기존 유전자증폭(PCR) 검사법과는 달리 단번에 여러 사람의 검사가 가능해 '고위험군'의 선별검사에 활용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이사장 권계철)와 함께 다수의 검체를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는 취합검사법 프로토콜을 마련했다고 9일 발표했다. 해당검사법은 검사 대상자 여러 명의 검체를 1개로 혼합해 검사를 시행한 후, '양성'이 나올 시 남은 검체를 통해 개별적으로 재검사를 하는 방식이다.
질본은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소속 의료기관 3곳과 협업해 650여회의 시험을 거쳐 국내 상황에 최적화된 형태로 검사법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또 임상테스트 결과 10개의 검체를 혼합해 검사했을 때에도 단일 검체 검사와 비교해 96% 이상의 민감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취합검사법은 기침, 발열 등 의심증상이 나타나 확진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의 진료용으로는 사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대규모 검사에 유용한 방법인 만큼, 보건당국은 요양병원 등 주기적으로 예방적 차원에서 검사가 요구되는 고위험 집단시설 등의 선별검사로 용도를 제한할 방침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취합검사법은 코로나19 확인검사로 사용되지 않고, 증상이 없는 감염위험군의 질병감시 목적으로만 사용되기 때문에 환자 진료의 정확성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아직 드러나지 않은 지역사회 환자를 발견해 질병 예방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례브리핑에 배석한 권계철 이사장 역시 "검사가 반드시 필요한 유증상자는 개별검사를 실시하고 무증상자에 대한 선제적 검사는 취합검사법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 검사에 소비되는 비용과 시간을 대폭 감소시키면서도 검사의 정확도는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질본과 학계의 의견"이라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