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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결 임박했던 한미 방위비협상 왜 틀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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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잠정타결 기류와 달리 막판 진통…한국인 노동자 무급휴직
금액, 계약기간이 막판 발목 잡은 듯…입장차는 많이 좁혀진 상태
정부, 무급휴직 지원 특별법 추진 눈길…협상력 강화 포석?

(사진=연합뉴스)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들의 무급휴직 시작에 맞춰 극적 타결이 예상됐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또다시 결렬됐다.

한미 양측 모두 방위비 협상 경과에 대한 공식 언급은 피하고 있지만 국방부와 주한미군 측 반응으로 볼 때 막판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달 17~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7차 회의 이후 물밑협의를 계속한 끝에 잠정 합의에 이르렀고 1일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유력했다.

정은보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도 전날 저녁 브리핑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고 조만간 최종 타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 '막바지 조율 단계'라고 표현했다.

협상 진전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전화통화도 상당한 뒷받침을 한 것으로 풀이됐다.

양국 정상이 코로나19 진단키트 지원 등 '방역공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방위비 협상 문제에 대해서도 모종의 교감을 이뤘으리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1일 오전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들의 무급휴직이 아무런 변화 조짐 없이 그대로 진행되면서 이런 예상과 기대는 빗나갔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의 영상편지(사진=연합뉴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영상메시지를 올리고 "오늘은 우리에게 유감스럽고 상상할 수 없는 가슴 아픈 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관련 발표문'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무급휴직에 따른 노동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특별법 추진 방침을 밝혔다.

방위비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음을 한미 양측이 간접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이제 남은 관심은 타결 직전에 이른 것으로 보였던 협상이 막판 결렬된 이유와 향후 전망이다.

일단, 방위비 협상에서 가장 이견차가 컸던 부분은 금액이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금액 문제가 막판 발목을 잡았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이번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의 약 5배인 50억 달러(6조원)나 요구하는 바람에 큰 난항을 겪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측 실무선이 어렵사리 이견을 좁힌 끝에 우리로선 그나마 수용할 만한 액수가 제시됐지만 미국 측이 최종 재가하지 않았을 공산이 크다.

한미간 시차를 감안할 때, 미국은 정은보 대사의 저녁 브리핑 이후 업무가 본격 시작됐기 때문에 한국의 밤 시간대에 미국 측 분위기가 틀어졌을 것이란 추정이다.

다만 양측 협상팀이 최대한 간극을 좁혀놓은 만큼 입장 차이는 그리 크지 않고 따라서 양 정상의 결단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용산 미군기지 입구에서 한국인 직원들이 업무를 보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계약기간이 문제가 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협상에선 1년 단위로 계약한 10차 SMA 협상과 달리 5년으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을 늘려주더라도 계약 갱신 기간을 함께 늘리면 실질적 인상폭은 줄어든다는 점에서 양측의 막판 줄다리기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국방부가 무급휴직 주한미군 노동자 급여 지원을 위해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협상 전망과 관련해 여러 해석을 낳는 대목이다.

우리로선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는 주한미군 노동자 급여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협상력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무리한 방위비 증액 요구에 맞서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고도의 협상카드로 볼 수도 있다.

반면, 설령 방위비 협상이 금명간 타결되더라도 가서명과 국회 비준을 거쳐 실제 집행되기까지 적지 않은 공백 기간이 있기 때문에 정부로선 이 시점에서 당연히 해야 할 책무로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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