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본부장 (사진=연합뉴스)
보건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의 최대 진원지인 이단 신천지를 제외하더라도 국내 확진자 중 20대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신천지 신도 및 교육생 중에는 20~30대 등 연령대가 젊은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23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확진자 중에서 20대 확진자가 26.9%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많은 것이 50대로 19% 정도"라며 "(확진자 중) 20대가 많은 이유는 신천지 신도 중 20대가 많다는 점도 있지만, 신천지 신도들을 빼더라도 20대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20대가)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당히 많고 (대학 강의실, 직장 등) 밀폐된 환경에 대해 긴밀한 노출들이 많다 보니 환자 수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누적 확진자 8961명 가운데 20대 환자들은 2417명으로 집계돼 26.97%의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50대가 18.99%(1702명), 40대가 13.7%(1228명) 등으로 뒤를 이었다.
보건당국은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의 경고와 미국 등의 사례를 보더라도 젊은층은 결코 코로나19의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WHO도 계속 20대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지 않고 입원치료나 중증으로 갈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또 미국에서 발표된 자료들도 20대 (확진자) 역시 입원이 필요할 정도의 중증이 상당히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며 "저희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전 국민이 다 면역이 없고 과거에 노출됐던 경험이 없는 신종 감염병이기 때문에 누구든지 감염에 노출될 수 있다"며 "(20대) 본인은 (감염 시) 굉장히 경증으로 앓을 가능성이 많지만 가족 내 또는 동료 간 전파를 매개하거나 증폭시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이토카인 폭풍이라거나 예측 불가능한 중증도로 갈 수 있는 위험도 크기 때문에 (젊은층도) 꼭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위생수칙을 잘 준수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감염병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입할 시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해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인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은 상대적으로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중 하나로 지목돼왔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8일 미국 내 코로나19 초기 확진자 2449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44세 확진자 7명 중 1명, 많게는 5명 중 1명은 입원치료를 필요로 했으며 해당 연령대 환자의 2~4%는 집중치료 대상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의학논문을 정식으로 출판하기 전에 공개하는 해외사이트 '매드아카이브(MedRxiv)'에 게시된 질병관리본부의 임상논문에 따르면, 질본이 국내 7755명의 확진자를 분석한 결과 20대가 28.9%(2238명)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전세계적으로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이 선포된 상황에서 섣불리 코로나19 '종식'을 예측하긴 이르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한 방역에 최대한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정 본부장은 "우리나라만의 유행상황이 아니라 해외에서의 유행상황도 같이 위험도를 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는 신규환자 수만 가지고 단기적으로 종식이나 완화를 얘기할 수 있는 단계는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아시다시피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선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해야만 하는 상황이라 이에 대한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며 "교회, 사업장 등 밀폐된 공간에서 집단 간 접촉을 할 경우 (바이러스에) 한 번 노출되면 30~40%가 양성으로 확인되는 것을 여러 번 경험해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집단발병이 조기에 발견되지 않고 늦게 발견될 경우 이미 지역사회에 3차, 4차 대규모의 확산을 통해 유행이 퍼지는 것을 경험했다"며 "2주간의 집중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동참해주실 것을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