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뉴스]'여야 막론' 공천의 공통점…"여성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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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에서도 여성 후보 비중 10%대 수준
여야, 성평등 공천 공언했지만 '공염불'에 그쳐
민주당 13.8%·통합당 10.5%·정의당 22% 등 턱없이 낮아
전문가 "정당, 적극적으로 여성 인재 육성해야…'낙하산식' 영입 안돼"

(일러스트=연합뉴스)
4.15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여야의 공천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제21대 국회에서도 '유리천장'은 공고할 것으로 보인다. 성평등 공천을 강조한 것과는 달리 본선에 오른 여성 후보의 비중은 이번에도 10%대에 그쳤다.

공직선거법 제47조(정당의 후보자추천) 4항은 지역구 공천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채우도록 하는 '여성할당제'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추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권고 사항에 불과하다. 비례대표의 경우 여성을 후보명부 홀수마다 배치해 50% 이상을 공천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여성 공천 비율을 높이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여성 의원을 중심으로 지역구 여성 공천 30%를 지키지 않으면 정당에 지급되는 국고보조금을 감액한다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물론 이 법안은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강제 조항이 없는 지역구 30% 공천 권고 사항을 과연 주요 정당들은 얼마나 달성했을까. 공천이 사실상 마무리된, D-30이었던 16일을 기준으로 여성 후보자 비율을 따져봤다.

여당인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여성의 정치 참여 기회를 확대하겠다며 여성 공천 심사 가산점을 최고 수준인 25%로 높였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2020 총선 승리를 위한 여성당 선포식'에서 여성 공천 30%를 달성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그러나 지역구 기준 여성 공천 비율은 목표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3.8%에 불과하다. 16일까지 확정된 민주당 지역구 후보 231명 중에서 여성 후보는 32명이다.

주요 여성 후보로는 이수진 전 판사가 서울 동작을에, 최지은 전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험지로 예상되는 부산 북강서을에 공천됐다. 김경지 변호사(부산 금정구)·강윤경 변호사(부산 수영구)·박경미 의원(서울 서초구을)·남영희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인천 미추홀구을) 등이 공천을 받아 민주당 후보로 나설 예정이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여성 후보의 입지가 더 열악하다. 같은 16일 기준 공천 확정 지역구 189곳 중 여성후보가 공천된 곳은 20곳(10.5%)에 그쳤다.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말 여성 공천 가산점을 최대 30%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번 공천에서 통합당에 영입된 여성 신입 인재는 김미애 변호사,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이수희 변호사, 김은혜 전 MBC 앵커, 양금희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중앙회장 등이다.

이밖에 정의당은 지역구 77곳 중 17곳(22%)에 여성후보를 공천했고, 제2야당인 민생당은 아직 공천 작업을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국민의당은 지역구 없이 비례대표 후보만 내기로 했다.

(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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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주요 정당의 공천 결과를 종합해 보면 정의당을 빼고는 여야 가리지 않고 여성 공천 비율이 10% 초반에 머물렀다. 법정 권고 기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세계 여성 국회의원 비율 24.3%와 비교해도 턱없이 낮은 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남성 중심의 여의도 정치를 변화시키기 위한 체계적인 육성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청년 공천 문제와 마찬가지로 단기적인 영입 이벤트가 아닌 중장기적인 육성만이 50대 남성 위주의 정치판을 뒤엎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절대적인 여성 인재의 숫자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정당이 적극적으로 여성 인재를 육성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당들은 장기적으로 여성 인재를 육성하는 게 아니라 선거가 다가왔을 때 '낙하산식'으로 영입한다. 이러한 이벤트성 공천은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경선에서 이기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여성후보는 자력으로 도전할 수 있는 자원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정당 내에서 후보를 키우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며 "단지 여성 정치학교 등 형식적인 훈련에서 벗어나 선출 당직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공천에서 약간의 가산점이 주어지더라도 기존 조직에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한 남성 정치인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은 여성들 스스로 풀뿌리부터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정당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부대표는 "남성 네트워크 중심의 정치 구조상 여성 후보가 지역구 경선에서 이기기 어렵다"며 "선거 운동을 하려면 지역 내 네트워크가 있어야 하는데 여성은 여기에서 기본적으로 배제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당에서 지역 네트워크를 연결해주는 게 맞지만 알아서 하라는 방식"이라며 "대표의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결국 소수의 기득권층을 위한 국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성을 포함해 여러 소수자 대표가 국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당이 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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