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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재난영화 닮아가는 美코로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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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인근 텅텅…'유령의 도시' 떠올려
100명 들어갈 식당 손님 2명뿐…"곧 닫을 것"
화장지 사재기 극심…마스크 1개 8달러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인든 도로. 평일 휴일 가리지 않고 붐비던 거리지만 차량들을 보기 힘들다. 보도엔 극소수의 관광객들 뿐이다.(사진=CBS 권민철 특파원)

 

코로나19 감염자가 3천명을 넘어서 미국에서도 코로나 공포가 일상을 바꿔놓고 있다.

상가, 회사, 학교, 교회가 도미노처럼 문을 닫으면서 미국이란 나라가 마치 유령도시처럼 변하고 있다.

유럽처럼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진 않지만, 코로나 팬데믹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온라인판 헤드라인은 '폐쇄된 미국(America Shuts Down)'이었다.

미국정부에 우호적인 폭스뉴스 헤드라인이라 더욱 놀랍다.

언론사 제목이 현실과 100% 맞다고 볼 수 없지만 심리적으론 미국이 '셧다운' 됐다는 게 결코 과장은 아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온라인판 첫화면. 헤드라인이 '셧다운 된 미국'이다.

 

정부는 보건·의료 영역을 뺀 대부분 조직에게 재택근무를 권하고 있고 학교도 13일을 기점으로 대개가 휴교에 들어갔다.

거리의 상점도 말할 것도 없고, 교회도 문을 닫았다.

각 주정부에서는 주민들에게 "각자 집에 머물라"고 요청중이다.

집에 머무르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거리의 차량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날 워싱턴DC 다운타운은 '유령의 도시'를 닮은 듯 했다.

보통의 휴일 같으면 붐벼야 했을 백악관 주변은 일부 관광객들을 빼고는 사람 구경하기 힘들었다.

점심 무렵에 식당을 찾아 20분 넘게 길을 헤매야 했다.

어렵게 문 연 곳을 찾아 들어가 봤더니 100명 정도는 이용할 수 있어 보이는 곳에 손님은 딱 2명뿐이었다.

점원인 데저레이는 "집 밖에 나오는 게 위험한 일이 됐으니 손님이 없는 게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며 "상황을 봐서 곧 문을 닫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다운타운의 한 식당. 휴일에도 붐비던 식당에 점심시간임에도 손님이 2명 뿐이다.(사진=CBS 권민철 특파원)

 

불과 1주일 전 까지 만해도 워싱턴DC 인근에서 사재기 현상은 크게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주말을 기점으로 심각해졌다.

특히 휴지나 생수는 입고되는 족족 가장 먼저 동이 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휴지를 주문하려니 4월에나 배달이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마스크도 하나에 8달러가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재난영화에서나 봤음직한 사람들의 이런 행동이 되레 모두의 공포심을 더욱 키우고 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이날 군동원령을 내려달라고 연방정부에 요청한 것도 이런 비상식적인 군중심리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미국 공항도 아마겟돈을 연상시킨다.

13일 자정부터 유럽발 항공기 입국을 막으면서 입국하려는 미국인들 때문에 주요 국제공항이 14일 밤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입국자들에게 코로나 검사를 강화한 때문이기도 하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처음보는 광경에 놀란 나머지 각자의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리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문제는 공항 인파 가운데 코로나 감염자가 필연적으로 들어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공항이 코로나 전파의 또 다른 진원지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크다.

미국 정부는 사생결단식으로 코로나19 방역에 나서고 있다.

1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한 직후에 미국 의회도 초당적으로 관련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의 핵심적인 내용이 바로 코로나바이러스 '검사'였다.

해당 법안을 통과시킨 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법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코로나 검사, (둘째도) 검사 (셋째도) 검사다"며 "검사가 필요한 모든 국민들에게 검사를 제공토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사만이 코로나19 사태의 유일한 대처로 여기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여러 검사 방식을 미국이 이제 서야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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