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 남발하는 사회, 경쟁 심각한 분위기의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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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뽕, 원래 잘하던 분야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
'기생충' 많은 상 탔지만 아카데미 유난히 주목
기술·문화 선진국 "뚫었다", "넘어섰다" 는 감정
코로나 대응 칭찬하는 외신, 국뽕도 정치적 담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20년 3월 13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강유정 (강남대 교수)

 


◇ 정관용> 금요일 저녁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들 잡학하고 박식하게 수다떨어보는 금요살롱 시간입니다. 오늘은 오찬호 작가 개인사정 때문에 강남대학교 강유정 교수 혼자 나오셨어요. 강 교수님, 어서 오세요.

◆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 정관용> 오늘은 저랑 둘이 수다를 떨어야 되겠네요. 오늘 우리가 다룰 주제가 국뽕입니다, 국뽕. 지식사전을 보면 국가에 대한 자긍심에 과도하게 도취되어 있는, 무조건적으로 한국을 찬양하는 행태를 비꼬는 말 이렇게 정리가 돼 있습니다.

◆ 강유정> 그렇더라고요. 그러니까 이 표현이 그냥 국뽕에 멈추는 게 아니라 국뽕 맞았다라는 표현까지 가게 되는 게.

◇ 정관용> 그러니까요. 이게 국가 플러스 히로뽕.

◆ 강유정> 맞아요. 원래 필로폰에 사실은 좀 외색적인 표현이죠. 히로뽕이라고 원래 영화나 이런 데서 많이 쓰이기는 합니다만 국가에 대한 자긍심을 마약처럼 맞아서 거기에 취한 상태까지 사실은 표현하는 것 같아요. 단순히 맞는다가 아니라 한국 혹은 메이드 인 코리아 내지는 한국에서 태어난 유명인들에 우리가 전부 다 거기에 정체성을 몰입해서 그게 마치 나인 것처럼 너무 과하게 한국의 자긍심을 높일 때 이런 말들이 긍정적으로 쓰는 게 아니라 조금은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쓰이고 있는 게 국뽕이죠.

◇ 정관용> 저는 옛날 80년대 전두환 정권 때 국풍81, 국풍82 이런 관제 축제가 있었잖아요.

◆ 강유정> 맞아요.

◇ 정관용> 그래서 대학생들은 오히려 반대시위 하러 다니고 그랬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거랑 이거랑은 관계없는 거죠?

◆ 강유정> 그게 국가가 뭘 한다 그리고 국가, 대한민국이다라는 게 왠지 전체주의적으로 우리를 누르려는 이미지가 남아 있을 때 국풍 같은 기억이 떠오르잖아요. 우리한테는 뭔가 하나가 있다 국풍이라는 게 있다 이걸 만들어가자 이런 인위적인 전체주의적 행사 비슷했었죠.

◇ 정관용> 그걸 정부가 주도하면서 관제로 했으니까요.

◆ 강유정> 그렇죠. 관제행사였기 때문에 동원이었고 꼭 그런 날은 매스게임 같은 거 하면서 그렇게 하는 것들이 떠오를 때는 왜 나의 개성과 개인성을 국가라는 이미지에 녹인 건 굉장한 불편함이 있는 세대들이 있는 거예요. 외부적으로 강제적으로.

◇ 정관용> 전체주의에 대한 저항이고 독재에 대한 저항이고 그게 민주주의로 가는 거고 그런 거죠.

◆ 강유정> 이게 조금 젊은 세대들한테는 꼭 그렇게 꼭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게 이런 거죠,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4관왕을 탔을 때 나 오늘 국뽕 실컷 맞을 거야 이런 표현들을 긍정적으로 쓰는 거죠.

◇ 정관용> 젊은 층에서.

◆ 강유정> 맞아요. 오늘은 그리고 나는 한국인이라는 거에 대해 되게 취해 볼 거야, 마치 쾌락적으로 즐기듯이 즐겨볼테야라는 말들도 포함이 되어 있어서 이게 참 애매한데 이게 아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해외여행 자유화를 통해서 많은 분들이 아주 일상적인 외국인들 사이에서 한국인으로서의 개인체험이 많아지면서 생긴 경험과 비슷하다고 저는 봐요.

◇ 정관용> 젊은 층들은 어려서부터.

◆ 강유정> 외국에 자주 나가죠. 그런데 생각보다, 여권 심사받으러 들어가는 동안에서도 차오라든가 아니면 일본 말로 안녕하냐 묻는다거나 중국어로 묻는 경우가 많고 한국인이라고 했을 때 잘 모르는 경험들이 오히려 좀 있어서 한국이 생각보다 바깥에 나가서 잘 모르는 국가라는 이런 객관화를 하다 보니까 한국이 작은 나라다, 우리는 되게 어떤 점에서는 큰 나라로 생각하고 살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라는 이런 체험들이 쌓이다 보니까 외부에서 먼저 나를 미리 인지해서 호명한다는 것에 대해서 이상한 자긍심을 갖게 된 게 이 국뽕과.

◇ 정관용> 나를 한국사람으로 알아주고.

◆ 강유정> 알아봐주고.

◇ 정관용> 대우해 주는 걸 좋아한다.

◆ 강유정> 게다가 전혀 모르는 나라. 한국이 어디에 있어 내지는 한국은 무슨 언어를 써 모르는 사람들이 나 알아, 싸이도 알고 나 알아 BTS도 알고 이러니까 같이 어깨가 올라가는 듯한, 그래서 그 국뽕에 취한다라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정관용> 지금 싸이, BTS 얘기했잖아요. 그런 식으로 손흥민, 두 유 노우 손흥민 이렇게 하면 그게 일종의 국뽕 테스트 사진이라고 인터넷에 돈다면서요?

◆ 강유정> 맞아요. 너 나 알아 내 이름을 이야기해서는 당연히 알 수 없잖아요. 그런데 두 유 노우 코리아보다는 누구 알아 그 나라 사람하고 나 같은 사람이야라고 바로 넘어가게 되는 그런 연상효과에서 재미를 본다는 건데, 저는 사실 한편으로는 이게 한동안 뭐가 통했냐면 삼성 TV가 세계적으로 되게 많았을 때 사람들이 굉장히 환호했고 저는 1차적인 국뽕시기가 삼성 핸드폰 같은 것들이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말하자면 애플과 함께 어깨를 견주고 미국의 기업하고 거의 견줘 그리고 우리가 80년대 국풍시절에는 소니 전자기기가 거의 최고인 줄 알다가 그런 걸 넘어서면서부터 우리나라가 굉장히 기술적으로 발전했는데 여전히 인지도가 낮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각계 분야에서.

잘 보시면 김연아 선수 같은 경우도 우리한테 불모지라고 여겨졌던 피겨스케이팅이라는 점에서도 사실 1위 하는 건 늘 1위 하잖아요. 탁구 같은 것도 그랬고 여러 가지 종목에서 1위를 하지만 양궁도 그랬고 그때는 국뽕이라는 말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축구 역시도 어떤 점에서 제국주의적인 발상하고 좀 닮았다고 봐요. 뭐냐 하면 거의 서양인들 특유의 운동, 스포츠라고 할 수 있을 축구의 성지에 가서 잘한다는 건 우리도 신체적으로 약간 부족하지 않아, 어떤 점에서 동등해 이런 어떤 생각들을 갖게 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정관용> 최근에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4개나 타고 막 이랬을 때 다시 한 번 그런 바람이 불었을 것 같아요, 젊은 층들 사이에서.

◆ 강유정> 그렇죠. 깐느에서 받았을 때도 있었지만 미국이라는 게 너무 컸던 것 같아요.

◇ 정관용> 미국이 영화의 심장이니까.

봉준호 감독 (사진=황진환 기자/노컷뉴스 자료사진)

 


◆ 강유정> 심장이고 그리고 세계 수많은 영화제에서 상을 받아서 그 정도 화제가 되지는 않거든요. 제가 아까 죄송하기는 합니다만 언제나 1위를 했던 것에 대한 우리가 오히려 둔감함이 있는 거예요. 그런 부분에 1위였지만 1위를 못하던 것 그리고 어떤 점에서 그들만의 리그에서 좀 동양인 내지는 다른 것들에 대해서 좀 차별이 있다고 생각했을 때 드디어 소위 말하는 뚫었다, 여기를 넘어섰다 이런 것에 대해서 좀 국뽕에 취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기는 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메이저리그에서 잘 던지는 투수가 됐다. 영국의 프리미어리그에서 날리는 축구선수가 됐다. 할리우드 한복판에서 그들의 콧대를 납작하게 했다. 빌보드차트에서 BTS가 1등 했다. 즉 그들의 주류에 우리가 진입해서 1등 했다 이것이 국뽕의 최고봉이네요, 어찌 보면.

◆ 강유정> 그러니까 제국주의적 발상이라고 말씀을 드린 게 만약에 제가 거명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우리보다 조금 더 낮은 수준의 국가라든가 대륙이라든가 이런 곳에서 이렇게 인기를 모은다라면 희한한 현상이다, 재미있다 이 정도로 멈춘다는 거죠. 그런데 상대적으로 우리가 열위에 있다고 느껴지는 곳에 가서 만약에 실력을 발휘하게 되면 대한민국 대단해 이렇게 훌쩍 올라가니까 그래서 여기서 마약이라는 말도 등장을 하고 취한다는 말도 등장을 하는 게 한 개인의 문제를 지나치게 또 자기동일시하는 측면도 없지 않아 있다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런데 별거 아닌 성과를 가지고 대한민국 대단해라고 하는 게 어찌 보면 마약 맞았다는 표현하고 연결되는 거지, 메이저리그에서 석권, 미국 아카데미상을 탔다, 빌보드차트 1등. 이 정도면 자긍심 가져도 아무 문제없는 것 아니에요?

◆ 강유정> 자긍심 가져도 문제는 없죠. 그런데.

◇ 정관용> 그런데 그걸 왜 국뽕이라고 표현하냐 이거죠.

◆ 강유정> 이제 이게 여기서 약간 나뉘는 것 같아요. 가령 미국의 우리 아카데미 영화 얘기할 때 자막영화라는 이야기를 썼잖아요. 어떤 미국인도 영어로 영화를 보는 게 당연하지 거기에 대해서 국뽕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영화의 거의 90%는 당연하게 (영어니까). 그러니까 우리가 예전에 인디펜더스 데이 이런 것들을 보면 그 영화에서 미국 대통령이 외계인을 무찌르거든요. 항공기도 몰고. 그런 걸 미국인들이 영화를 볼 때 어떻게 보느냐. 당연한 거예요. 왜냐하면 미국의 대통령은 세계 대통령이니까.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너무 자기 자긍심이 차다 보니까 뽕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는 거죠. 그냥 당연한 것, 언제나 1등. 그런데 어떤 점에서 국뽕이라는 게 나쁜 게 뭐냐면 너무 1등주의에 매몰되어 있어서 우리가 1등한 것에 대해서 그냥 개인에 대한 찬사나 잘한다 정도에 멈추는 게 아니라 거기서 또 일종의 우생학적 관점이라든가 우열의 관점을 넣어서 또 자기 동일시를 통해서 뭔가 이것이 약간 정복해야 될 어떤 이미지까지 들어가니까 단순히 축하하고 좋아하고를 넘어서는 축제라기보다 또 다른 경쟁의 틀을 갖고 있기 때문에 또 어떤 사람들은 국뽕이라는 말 자체는 그냥 좋아하는 즐기는 것보다 이거 역시 우리나라가 너무 경쟁적으로 살아오는 것의 반영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 정관용> 세대별로 조금 이 용어를 받아들이는 감이 다를 것 같네요.

◆ 강유정> 또 달라요. 굉장히 다르고요. 이게 국뽕이 저는 최근에 생긴 많은 신조어들에서 느끼는 비슷한 현상 중에 뭐가 있냐면, 같은 말을 맥락에 따라서 굉장히 다르게 써서 맥락을 잘 봐야 된다라는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손흥민 선수 국뽕은 다들 누구도 부정하지 않아요. 흔쾌하게 취해 보자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어떤 것들은 기생충만하더라도 국뽕이라는 말이 나뉘어져 있습니다. 좀 그거 가지고 너무 과도하게 그러지 말아라고 하는 쪽이 있는가하면 또 한편으로는 이건 충분히 즐길만한 일이다라고 국뽕이라는 말을 똑같이 쓰면서도 서로를 공격할 때가 있거든요. 그런 경우들이 있는 걸 보면 이 말이 조금 아직은 정확하게 하나의 의미라기보다 맥락상 살펴봐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주로 이 용어를 사용하는 계층은

◆ 강유정> 젊은 층이죠.

◇ 정관용> 20대?

◆ 강유정> 20대에서 30대에서 많이 쓰고 있고요. 그리고 국뽕이라는 이 감정에 좀 더 민감합니다. 그러니까 방금 말씀드렸던 것처럼 BTS나 이런 것들에 대한 어떤 굉장히 중요한 세대들을 만들어온 것들도 있고요. 그러니까 조금 다르게 쓰이고 있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또 하나 오늘 아주 진지한 문제를 제가 던지는 게 코로나19에 우리 정부가 대응을 잘하고 있느냐 못하고 있느냐. 이게 정치권에서도 논란이고 주요 언론들도 언론들의 어떤 색채에 따라 색깔에 따라서 보수 언론들은 비판을 많이 하고 이런단 말이에요. 그런데 외신들에서 그것도 이름 없는 외신이 아니라 알아주는 외신들에서 한국의 대응을 우리가 배워야 한다 이런 기사들이 이렇게 나면 그 기사를 우리 국내 언론에서 소개를 한단 말이죠. 그럼 국내 언론에 외신에서 이렇게 한국을 칭찬했다라는 기사를 보도하는 행위 자체에 대해서 어떻게 봐요? 이걸 또 국뽕이라고 보는 층이 있더라고요.

◆ 강유정>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까 말씀드린 국뽕이라는 말이 너무 다르게 쓰이고 있다라는 얘기 중의 하나인데 어떤 점에서 우리는 재난이잖아요. 재난 상황이다 보니 우리 스스로에게 평가를 내리기 되게 급급해요. 왜냐하면 좀 더 사후적으로 지나봐야 잘했는지 못했는지 좀 드러날 수 있을 텐데 많은 언론에서 조금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하다 보니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요즘에 CNN이든 워싱턴포스트든 뉴욕타임스든 웹사이트에만 들어가면 누구나 다 뉴스를 볼 수 있는 시절이다 보니까 생각보다 언론사에서 해외 뉴스를 가져온 것보다는 일반 네티즌들이 해외 뉴스를 봤더니 오히려 한국은 이런 걸 잘한다더라라고 옮겨놓는 경우가 많았던 겁니다.

◇ 정관용> 서로 퍼나르기 하고.

손흥민 선수 (자료사진) =박종민기자

 


◆ 강유정> 포스팅을 한 거죠, 개인적으로. 그러다 보니 그것을 우리나라에서 부정적으로 지금 현재 방역당국의 어떤 여러 가지 방역 정책들을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사람에게 이걸 논거로 증거로 제시하게 되면 또 국뽕이네라고 이런 식의 반격의 논리로 또 쓰고 있다라는 거죠.

◇ 정관용> 그럼 이게 딱 정치성향에 따라서 갈리는 거네요?

◆ 강유정> 완전히 갈리는 거예요. 왜냐하면 이쪽에서는 우리나라 언론 지형이 너무 편향되어 있는 것 같으니까 나는 좀 균형을 잡기 위해서 해외 언론을 가져와본 거야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고 반대쪽에서는 외국에서 우리가 인정하고 있는 아까 똑같은 거예요. 워싱턴포스트니 이렇게 우리가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만 가져다놓으면 무조건 다 그게 정답이냐 역시 이를테면 프리미어리그 나가면 다 잘하는 거고 이런 것처럼 또 국뽕이라는 말을 또 부정적으로 쓴다고 하는 거라서 저는 왜 여기서 국뽕이 나오는지는 잘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 정관용> 그냥 단순화 시켜보면 정부 여당, 문재인 정부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외신이 한국 정부 칭찬한 걸 국뽕이라고 보는 거고 문재인 정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외신이 한국 정부 칭찬한 걸 가져다가 우리 언론이 문제가 있다.

◆ 강유정> 너무 편향적이다라고 얘기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이거 완전 정치적 담론인데요.

◆ 강유정> 우리 불매운동 다룰 때도 20대 혹은 젊은 층이 굉장히 주도해서.

◇ 정관용> 불매운동 어떤?

◆ 강유정>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하자고 했을 때.

◇ 정관용> 한일 갈등이 심할 때.

◆ 강유정> 그때 20대가 주도했습니다마는 그 역시도 또 그것도 국뽕이다라고 비판하는 같은 세대들이 있었다라는 거예요.

◇ 정관용> 불매운동을 국뽕이라고 비판한다.

◆ 강유정> 그렇죠. 그렇게 얘기.

◇ 정관용> 과도한 민족주의라고 본다.

◆ 강유정> 그렇죠. 이 말이 약간 조금 너무 견강부회식으로 이때저때 쓰이고 있긴 해서 지금은 거의 공격적인 용어로 많이 쓰이고 있다라고 보여져요.

◇ 정관용> 저는 그냥 개인적으로 국뽕이라는 용어 자체가 너무 남발된다는 느낌이 들어요.

◆ 강유정> 맞아요.

◇ 정관용> 아주 옛날 제가 일부러 80년대 초의 국풍 이야기를 처음에 꺼냈던 이유가 어떤 정부가 내지는 특정 정치세력이 자신들의 목표를 위해서 관제 형식으로 만들어내는 민족주의. 이런 건 저는 국뽕이라고 비판해도 된다고 봅니다. 그러나 개개인이 국가와 사회에 속한 개개인이 자기 스스로의 국가관, 민족주의에 대한 인식 이건 좀 다를 수 있거든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거든요. 그런데 그걸 서로 조금 판단이 다르다고, 감각이 다르다고 저건 국뽕이야, 저건 국뽕 아니야 저는 이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 강유정> 맞아요. 그래서 사실 영화계는 대부분 좀 개인주의적 성향들이 많기 때문에 한동안 또 국뽕 영화가 논란이 된 적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인천상륙작전 이런 영화들이 과도하게 어떤 전쟁에 관한 것들, 그런 것들에서.

◇ 정관용> 국제시장 같은 영화.

◆ 강유정> 맞아요. 그런 것들이 어떤 점에서 우리의 정서 그러니까.

◇ 정관용> 그걸 국뽕영화라고 부른다?

◆ 강유정> 왜 그랬냐면 70, 80년대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민족성 혹은 우리는 경제적인 발전을 이뤄서 하나가 돼야 한다 이런 국가주의와 이런 것들을 환기시키는 것 자체가 국뽕이다. 이때는 또 국뽕이라는 말이 다르게 쓰이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그런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도 있잖아요. 눈물을 흘려가면서.

◆ 강유정> 그렇죠. 그런데 또 그때도 재미있게 보시는 분들과 아닌 분들이 또 세대로 굉장히 나뉘었었죠.

◇ 정관용> 그런데 그걸 서로 비난하지 말자 이거예요, 저는. 국뽕이라는 용어는 서로 그걸 자기 입맛에 맞게 비난하는 용도로 쓰는 표현이라서 남발하지 말자는 거예요.

◆ 강유정> 국뽕이라는 말 자체가 굉장히 독성이 강하잖아요. 여기 마약이라는 말 자체도 들어가 있고 불법성과 중독성이 모두 들어가 있는 말이다 보니까 아까 말씀드린 거기는 하지만 이렇게 최근에 유행하는 어떤 용어들을 보자면 이렇게 좀 독성이 강한 건 맞습니다.

◇ 정관용> 마무리하기 전에 우리 청취자분들한테 옛날 제 경험 얘기 하나 해 드릴게요. 중학교 때인가 아마 그럴 거예요. 그때는 학생들을 극장에 데려가서 단체관람을 시킨 적이 있어요. 그때 단체관람을 시키는 영화는 예를 들자면 6.25 전쟁 때 우리 육군이 장렬하게 어떻게 전투를 잘하고 이런 영화란 말이에요. 한마디로 젊은 중학생 청소년들이 보기에도 너무 재미가 없어요. 그래서 강제로 극장에 끌려가서 영화를 보다가 우리 육군이 진격하는 게 아니라 북한 괴뢰군이 진격하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그러면 중학생들이 박수를 치는 거예요.

◆ 강유정> 거꾸로.

◇ 정관용> 극장이 떠나가게 박수를 치면서 서로 깔깔깔 웃어요. 바로 이런 게 쓸데없는 국뽕을 중학생들한테 주입하려고 하면 이런 부작용과 거부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정도로 제한해서 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강유정> 맞습니다.

◇ 정관용> 강 교수님은 국뽕하면 한마디로 뭐라고 하실래요?

◆ 강유정> 국뽕이란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대주의다. 사실 조금은 우월관계에 여전히 너무 매몰돼 있다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1등주의, 상대주의. 알겠습니다. 강남대학교 강유정 교수와 수다를 떨어봤네요. 고맙습니다.

◆ 강유정>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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