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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왜 포병훈련에 집착하나…14일 연속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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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이후 14일 연속 군사행보, 4차례 포병 훈련 지휘
포병에 각별한 김정은 '포병학과 출신, 졸업논문도 포병'
신형 전술무기 개발 집중하며 군사지도자 이미지 부각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평양 떠났다는 관측도 나와
"김 위원장 3월 중순이면 평양으로 돌아올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조선인민군 전선장거리포병구분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하는 모습.(사진=뉴스1 제공)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떠나 동해안 일대에 머물며 2주일 연속 군사훈련을 지휘하는 매우 이례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달 28일 이후 4차례 군사훈련을 직접 참관· 지휘했다.

이 기간 중에는 코로나19에 대한 초특급방역조치를 지시하고, 리만건 당 조직지도부장를 공개 해임한 정치국 확대회의가 열렸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는 등 중요 정치 행위도 이뤄졌다.

김 위원장이 한 차례 정도 군사훈련을 참관 지휘한 적은 많지만 이처럼 연속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동부 전선 일대를 돌며 군사훈련을 한 것은 전례가 없다. 어떤 배경일까?

4차례 실시된 훈련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포병 중심 훈련이라는 점이다. 지난 달 28일 육해공의 합동 타격 훈련, 지난 2일과 9일 연발 사격 능력을 검증한 것으로 보이는 초대형 방사포 발사, 12일 포병 대항 경기 등이 모두 포병과 관련이 있다. 포병 훈련을 계속해 최강 병종으로 강화하라는 것이 김 위원장의 메시지이다.

김 위원장이 포병 훈련을 집중 지도한 것은 자신의 이력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스위스 유학 뒤 국내에서 김일성군사종합대학 포병학과에서 공부했고, 졸업 논문도 위성항법장치(GPS)를 활용해 포 사격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훈련기간 내내 지근거리에서 자신을 수행한 박정천 총참모장도 포병국장 출신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2일 조선인민군 제7군단과 제9군단 관하 포병부대들의 포사격 대항경기를 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사진=뉴스1 제공)

 

김 위원장은 12일 포사격 대항경기 현장에서 "현대전은 포병전이며 포병 싸움 준비이자 인민군대의 싸움 준비라는 것을 항상 명심하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핵 무력을 완성했어도 재래식 무기에서는 상대적 열세라고 할 수 있는 북한 군사력을 감안해 초대형 방사포 등 신형 전술무기 개발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김 위원장 스스로 포병 분과에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할 것이고, 권력 승계 초기부터 포병 관련 전력을 내세워 군사지도자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선전 선동 활동을 해왔다"며, "김 위원장이 이번에 포병 훈련을 집중 지도한 것도 국방력 강화 목적과 함께 군사지도자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통치술의 맥락"이라고 평가했다.

2주일 동안 동해안을 돌며 4차례 연속 군사훈련을 직접 지휘함으로써 군인들은 물론 자력갱생과 코로나19 등으로 지친 인민들의 민심을 하나로 모아 체제 결속을 꾀한다는 얘기이다.

이번 훈련에서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인사들이 매우 이례적인 형태로 짜여 진 것도 눈길끄는 대목이다.

지난 2일과 9일 훈련에서는 박정천 총모장 한 명만이 김 위원장을 수행하다가, 12일 포병 대항경기에는 김수길 총정치국장, 박정천 총참모장, 김정관 인민무력상을 비롯해 인민군 연합부대장들이 현지에서 수행했다.

김 위원장의 훈련 지도에는 통상적으로 조직지도부 등 당내 핵심 인사들도 참여하지만, 이번에는 한명도 거론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조선인민군 전선장거리포병구분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또 다시 지도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0일 밝혔다.(사진=뉴스1 제공)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의 군사 행보에는 당에서 군수공업부장이라든가 조직지도부 부부장 정도는 대부분 참여하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빠졌다"며, "당내 대규모 인사나 검열 등과 같은 내부 상황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김 위원장이 장기간 평양을 비우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코로나19 감염우려와 연결시키는 분석도 있다. 수도 평양이 있는 평안남도에서 천여 명 이상의 주민을 자택 격리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은 곧 평양 주변의 방역망이 뚫렸다는 것을 뜻하고,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인구수가 적은 동해 청정 지역으로 피신한 것이라는 얘기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훈련 기간 내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3월말까지 동계훈련이라곤 하지만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이 시기에 평양을 이리 오래 비워두고 군사훈련만 현지지도하고 있는 것은 뭔가 이상하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며, "평양의 코로나 상황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과 함께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연관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홍민 실장은 "평양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다수 나왔다고 해도 김 위원장이 주거하는 지역은 방역이 매우 엄격하게 잘 진행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평양을 피해서 갔다고 보는 것은 표피적 분석"이라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신형 전술무기 성능개선 등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인 10월 10일까지 수행해야할 군사목표를 이루기 위해 포병 중심의 집중적 훈련을 한꺼번에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김 위원장이 3월 중순쯤이면 평양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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