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이른바 '서초동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시민단체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당해 후원금 수억원 가량을 피해 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해 10월 9일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개국본)의 간부 A(51)씨의 계좌에서 후원금 4억원 가량이 타인의 계좌로 빠져나갔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개국본에서 후원금을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보이스피싱을 당해 자신의 스마트폰에 불법 어플리케이션(앱)을 설치했고, 가해자가 이 앱을 이용해 편취 금액을 다수의 타인 명의 계좌로 빼낸 것으로 파악했다.
돈을 받은 계좌주들 또한 "송금 거래를 통해 신용도를 높여주겠다"는 보이스피싱 조직 말에 속아 A씨 계좌로부터 들어 온 돈을 다시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를 받은 즉시 계좌를 동결해 일부 피해금은 되찾은 상태"라며 "범인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국본은 지난해 검찰이 조 전 장관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 등을 수사하기 시작하자 같은 해 9월부터 12월까지 총 15차례에 걸쳐 서초구 검찰청사 앞에서 조 전 장관을 지지하고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집회 비용 마련을 위해 A씨가 관리하는 계좌로 후원금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