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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복지지출 계속 머뭇댈 건가…OECD 평균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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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을 맞아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공약 제안 작업의 하나로 CBS노컷뉴스와 복지국가실현연대 총선지원단이 각계 전문가의 기고글을 연재합니다. 한국사회의 복지 실태를 점검하고 사회복지 정책의 중장기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편집자 주]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우리나라 복지지출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하위에 속한다는 사실은 이제 상당히 널리 알려져 있다.

공공복지지출과 법정민간지출을 합한 사회복지지출은 우리나라가 2015년에 GDP의 11.2%였는데 이는 21.3%인 OECD 평균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수치로서 우리나라는 36개 회원국 중 멕시코 다음으로 낮은 35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이 기록은 그 이후에도 큰 변화가 없다. 사회복지지출은 최신 데이터가 없지만, 사회복지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공복지지출은 2018년까지 데이터가 있다.

2018년도 우리나라 공공복지지출은 GDP 대비 11.1%로 2015년도 10.5%보다는 증가한 것이지만 2018년에 공공복지지출 데이터를 제출한 29개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인 29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며(불행하게도 멕시코가 데이터를 제출하지 않았다) 여전히 OECD 평균 20.1%의 절반에 불과한 수치이다.

사회복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면 아무래도 사회통합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사회복지에서 사회통합은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으로써 생활의 안정을 기하고 빈곤을 경감 내지 퇴치하고 돌봄이 필요한 사회구성원들에게 빠짐없이 돌봄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삶의 영위에 필요한 기능을 적절히 수행토록 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이런 사회통합의 기능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극심하게 전개된 불평등 심화는 오늘날에도 심각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불평등지표인 지니계수가 2015년에 0.352로 그 해 데이터를 제출한 OECD 32개 회원국 중 26위에 해당하였는데, 2016년에는 0.355로 절대수치로도 더 나빠졌고 그 해 데이터를 제출한 29개 회원국 중 26위에 해당하여 상대적으로 더 나빠졌다.

불평등의 심화와 함께 빈곤도 크게 악화하였다. 대표적인 빈곤지표인 빈곤율은 2006년에도 14.3%로 높은 수치였는데 이것이 2017년에 17.4%로 더 높아졌다. 빈곤 중에서도 노인빈곤이 심각하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바인데 2006년에 43.9%이던 노인빈곤율은 2011년에 48.6%까지 증가했다가 그 후 다소 완화되었지만 2017년에도 43.8%로 2006년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여전히 OECD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극심한 불평등과 빈곤은 이제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재생산을 위기에 빠뜨릴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그림1]불평등과 자살률, 출산율의 관계. 주: 출산율1은 2.8에서 합계출산율을 뺀 수치로 시각적 편의를 위해 필자가 추가한 가상의 선으로 선이 올라갈수록 출산율이 낮아지고 선이 아래로 내려올수록 출산율이 높아짐을 의미함. (사진=여유진 (2017), "한국 복지국가의 현좌표," '보건복지 Issue & Focus', 제339호, 8월.)

 

불평등은 자살률과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가져 불평등이 악화하면 자살률이 올라가고 그 반대는 자살률이 내려가는 경향을 보인다. 이와 비슷하게 출산율도 불평등이 악화하면 내려가고 그 반대는 올라가는 경향을 보인다([그림 1] 참조).

[그림2]불평등과 주관적 건강상태의 추이. 15세 이상 인구 중 건강이 매우 나쁘거나 나쁘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 (사진=OECD(2020), OECD Stat)

 

이런 경향은 사람들의 주관적 건강상태에서도 나타난다. 15세 이상 인구 중 건강이 매우 나쁘거나 나쁘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불평등이 심해지면 올라가고 그 반대일 때는 내려가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사실들은 우리 사회가 사회통합기능의 수행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을 시급히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런 획기적인 대책을 위해서는 자원이 필요하며 그 자원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복지지출이다.

복지지출과 관련하여 우리 사회에는 복지와 경제는 상충한다든가 우리 사회의 여건에 비추어 과다한 복지지출은 무리라는 등의 인식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복지지출의 적정성은 여러 측면에서 평가할 수 있겠지만 가장 전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국민소득수준과 복지지출 간의 관계이다.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수준에 비해 복지지출이 지체되어 왔다.

예컨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일 때 OECD 국가들은 평균적으로 GDP의 17~18%를 복지에 지출하였지만([그림 3]의 B) 우리나라는 유사한 소득수준에 GDP의 7~8%만을 복지에 지출하였다([그림 3]의 A)(공공복지지출 기준 수치임). 따라서 앞으로 우리나라는 상당 기간 동안 복지지출을 증가시킬 여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림3]국민소득과 공공복지지출의 추이. (사진=OECD(2020), OECD Stat)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인구고령화 속도에 비추어 볼 때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복지지출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므로 복지지출 증가를 위해 별도로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한다.

물론 인구고령화가 복지지출을 증가시킬 것임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복지지출과 관련한 아무 노력도 필요없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향후 노인인구가 늘어날 것이 자명하므로 이들이 구매력을 갖추어 소비를 지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따라서 노인인구에 대한 복지지출을 늘리면서 이를 생산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한 복지지출은 인구고령화에 의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다른 요인들 예컨대 저출산대책을 포함한 넓게 보아 사회투자라고 할 수 있는 수요에 의해서도 필요하다.

만일 인구고령화에 따른 복지지출 증가만 주목하여 복지지출 증가와 관련한 다른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장래에 복지지출은 대부분이 노인에 대한 지출로만 채워질 것이다. 복지지출에서 노인에 대한 지출이 중요한 것은 틀림없으나 아동과 청소년, 청년에 대한 복지지출도 매우 중요하다.

경제와 복지의 선순환구조를 구축하고 노인에 대한 복지지출을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회경제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라도 노인에 대한 복지지출과 함께 젊은층에 대한 복지지출이 균형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저출산·고령화에 대처하기 위한 복지지출은 그 증가를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노인에 대한 복지지출과 젊은층에 대한 복지지출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면서 전체적인 지출수준을 높혀 나가는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

이러한 방향으로의 복지지출 증가가 일차적으로 목표로 삼을 수 있는 수준은 OECD 평균수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회복지현장을 책임지는 다양한 사회복지단체들을 중심으로 시민사회와 민간부문이 힘을 모으고 여기에 정부와 정치권도 함께 하여 OECD 평균수준의 복지지출을 수년 내에 달성하게끔 배전의 노력이 시도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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