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교주 이만희가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평화연수원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해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의가 새겨진 청와대 손목시계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이단 신천지 교주 이만희씨가 2일 코로나19 신천지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가진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 이름이 새겨진 청와대 기념 시계를 차고 나와 누리꾼들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만희씨는 이날 오후 3시 10분경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천지 신자들을 대표해 국민 여러분과 정부에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며 사과했다.
이어 이만희씨는 "국민께 뭐라 드릴말씀이 없다. 힘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정부에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여러분 앞에 엎드려 사죄드리겠다"며 두 차례 큰 절을 했다.
누리꾼들의 시선은 큰 절을 하는 교주 이만희씨의 손목에 쏠렸다. 유명인사들이 경찰이나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수사기관에 출석하면 착용한 옷 브랜드나 액세서리가 회자 되는 것처럼 일부 누리꾼들은 언론사 카메라에 잡힌 이만희씨의 매무새를 살폈다.
(사진=이한형 기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교주 이만희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청와대 기념 시계를 착용했다며 비교 사진이 게시됐다.
CBS노컷뉴스가 현장에서 촬영된 사진을 확대해 실제 박 전 대통령 기념 시계와 비교한 결과 교주 이만희씨의 시계는 '금장' 및 '날짜표시'가 있다는 점을 빼면 봉황과 서명, 시계 디자인이 흡사했다.
미래통합당과 친박계 등에서는 "박 전 대통령 청와대 기념 시계는 금장은 없고 은장만 있다"며 가짜 의혹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당시 박근혜 청와대가 일반 기념 시계 외에 금장과 날짜표시가 들어간 고급형 모델을 소량 제작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중고거래 사이트에 판매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최근 불거진 신천지 교주 이만희씨와 과거 새누리당(전 자유한국당, 현 미래통합당) 사이 모종의 관계를 뒷받침 하는 상징적 장면 아니냐며 의혹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신천지가 코로나19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일부 신천지 출신 인사들이 "2012년 새누리당 당명이 확정된 직후 이만희가 설교 강단에서 '새누리당 당명은 내가 지었다'고 자랑스레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과거 박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의원 시절이던 2006년 12월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개최한 행사에 참석해 교주 이만희씨와 함께 앉아 있는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씨가 착용한 박근혜 전 대통령 청와대 기념 시계 (사진=연합뉴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맞붙은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간 경선 과정에서 '신천지 대외 활동 협조 안내 공문'을 통해 당시 한나라당(현 미래통합당) 당원 등록과 동원을 지시한 사실도 드러나고 있다.
누리꾼들은 신천지 로고나 건물 디자인이 한나라당,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로고와 흡사하다며 비교 사진을 퍼나르기도 했다.
미래통합당은 신천지 연관설이 확산하자 지난달 28일 신천지 교주 이만희를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