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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로 '청신호' 켜진 코로나19 추경…정쟁 불씨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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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직접 국회 방문 이례적 모습으로 협치 이뤄내
추경 지난해처럼 정쟁에 발목잡힐 가능성 줄인 것 큰 성과
하지만 야당과 이견 드러내며 갈등의 불씨 남겨
국회 특위와 정부 소통 강화하기로 했지만 野 '책임론' 군불

(일러스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여야 4당대표들과 만나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하면서 오랜만에 협치(協治)를 이뤄낸 모습이다.

협치는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강조해오던 것으로, 당선 직후에도 야당 당사를 가장 먼저 방문하기도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야당 대표들을 만나기위해 직접 국회로 왔다. 예산안 시정연설 외 국회를 찾기 힘든 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인 동선이란 평가다. 이날로 야당 대표들과 6번째 만남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야당 대표들 간의 여전한 이견도 확인해 초당적 협력이란 합의가 실천으로까지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문 대통령은 이날 여야 4당 대표를 만나 추가경정예산에 대한 신속한 통과라는 수확을 얻었다. 문 대통령으로선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위축에 대응할 만한 충분한 총알을 확보한 셈이다.

또 정부여당은 이번 회동을 통해 추경의 정치적 부담도 덜었다. 정부가 낸 추경안이 국회에서 야당에 발목 잡여 정치적 공세의 소재가 될 위험성을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 경제 보복에 대한 대처를 위해 추경을 편성했지만, 추경은 야당에 공격 대상이 돼 국회 제출 100일 동안 통과되지 못한 전례가 있다.

이번 회동에서 야당 또한 추경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얻어냄으로서 최소한 지난해처럼 무산될 위기까지 처하진 않게 된 것이다.

이렇게 초당적 협력을 합의문에 넣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코로나19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큰 상황에서 서로 충돌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여론의 역풍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여야 모두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추경을 둘러싼 정쟁의 불씨는 여전하다. 이번 합의문에는 '추경은 감염병 대응 및 민생피해 직접지원을 위해 노력한다'는 문구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추경의 목적을 분명히 한 대목이기도 하지만, 이번 추경에는 소상공인 지원 등 다양한 항목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 무엇이 민생피해 직접지원인지 이견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근본적으로는 구체적 정책에 있어 이견도 여전하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정부가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 조처를 하지 않은 점이나 문 대통령이 '머잖아 종식될 것'이라는 언급을 한 점 등을 지적하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오늘 대통령은 깊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그것이 대한민국 국정 수반으로서 최소한의 도리이자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사과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중국인 입국자를 이미 철저히 관리하기 때문에 전면 입국금지는 실효성이 없다"며 "전면 입국금지를 하면 우리 쪽 불이익이 더 크다"고 반박했다.

이런 이유로 국회 '코로나19 대책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정부와 국회 간 소통을 활발히 하기로 해 협치의 발판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전쟁터'가 될 수도 있다.

지난해 7월에도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초당적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표하고 여야정 비상협력기구를 만들었지만 유명무실화 된 바 있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도 여야의 갈등의 불씨는 남을 수밖에 없다. 특히 황 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직접 복지부, 외교부 장관의 경질을 요구한 만큼 이후 언제든지 경질론을 또다시 꺼내들 수 있다.

문 대통령은 황 대표의 경질 요구에 "지금까지 아쉬운 점, 또 책임 문제는 상황이 종료된 후에 복기하면서 다시 검토하자"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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