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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꼼수'로 시작된 정봉주의 비례당 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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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정당 창당 없다"더니 불과 몇 시간 만에 '열린민주당' 창당식 참여
"꼭 가야할 길 선택해야 해서 준비과정 가릴 필요 있었다"며 꼼수 인정
"시간부족, 현역의원 없어 효과 적을 것"이라던 말도 모두 거짓으로
거대 여당의 '대야투쟁'론 등 설득력 없다는 비판도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신의 정치적 거취를 두고 여러 차례 말을 바꿔온 정봉주 전 의원이 또 다시 거짓말을 하며 28일 비례정당 창당에 참여했다.

정 전 의원은 당초 이날 오전 10시 30분에 자신의 입장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혀왔다.

기자회견에 앞서 ytn 라디오에 출연한 정 전 의원은 앞서 자신이 언급한 제3의 길이 "은퇴지 무슨 길이겠느냐"며 "은퇴를 바로 얘기하기는 조금 섭섭해서 저도 모 정치 원로처럼 좀 먹고 살려고 한 보름 정도 장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저는 위성정당 이런 것을 안 만든다"며 "민주당이 저를 쳐냈는데 민주당의 꼼수를 도와주기 위한 위성정당을 만들겠느냐"고 말해 비례정당 창당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어제 CBS노컷뉴스에서 기사를 썼는데 완전히 오보"라며 "창당하지 않는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넘었다"고 못을 박았다.

CBS노컷뉴스가 전날인 27일 '[단독]정봉주, 비례 '더파란민주당' 띄운다…조만간 발표' 기사를 통해 보도한 비례정당 창당에 가담한다는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의 이 발언은 채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거짓말로 드러났다.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28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민주당 창당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10시 30분에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정 전 의원의 개인 거취가 아니라 문재인정부를 돕겠다는 민주당계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 창당 선언식이었다.

열린민주당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은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미래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이런 꼼수 정당의 총합이 국회 1당이 된다면 이는 곧 문재인정부에 대한 정면 도전이 될 것"이라며 "우리 열린민주당이 문 대통령을 지키고 그 성공의 길에 온 몸을 던지겠다"고 말해 공개적으로 우리민주당이 여당의 위성정당임을 강조했다.

우리민주당 창당준비위원 자격으로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는 정 전 의원은 "꼭 우리가 가야할 길을 선택했기에 제 자신이 준비하는 과정을 가릴 필요가 있었다"며 대놓고 자신의 앞선 발언이 이를 가리기 위한 꼼수였음을 인정했다.

앞서 비례민주당의 필요성을 언급한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향해 "왜 당신 손에 물을 안 뭍히고 설거지를 하려고 하냐"며 민주당이 직접 비례정당을 만들어야 효과가 있다고 한 주장이나,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해 창당준비나 비례순번 선정 등이 불가능하다며 박지원·우상호 의원의 말이 맞다고 한 발언들도 모두 거짓말이 된 셈이다.

정 전 의원은 "창당의 중요한 근거 중 하나는 지금의 민주당이 중도화·보수화하고 대야(對野)투쟁을 하지 않는 부분에 대한 비판"이라며 "이근식 위원장도 그렇고 우리가 민주당의 뿌리다. 현재 변모한 민주당의 모습은 원래 민주당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창당의 명분을 설명했다.

하지만 정권을 잡고 있으며 원내에서도 1당의 지위를 가진 거대 여당이 야당을 향해 투쟁을 해야 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아울러 현 정부·여당이 잘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문재인정신을 계승하겠다"고 주장하는 것도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정 전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를 준비하던 중 미투 의혹이 불거지자 2018년 3월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며 금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출마를 선언해 다시 정계 복귀를 시도했지만, 당으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아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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