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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아파트 주차장 온종일 만차... 재난영화처럼 갇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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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필품 배달도 3-4일 이상 걸려
큰 마트, 식재료 반 정도는 줄었다
유치원 졸업 초등학교 입학 연기
3월 대구서 결혼식? 무한정 연기
전세버스, 식장, 청첩장 모두 취소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영아 씨(세 아이 엄마), 심우열 씨(예비 신랑)

대구 시민들 목소리 한번 들어보죠. 지금 어떻게들 집에서 격리 상황을 견디고 계시는가. 두 분 만나볼 텐데 먼저 한 분은 주부입니다. 세 아이를 키우고 계세요. 8살, 6살, 26개월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 손영아 씨 만나보죠. 나와 계세요?

◆ 손영아>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도 세 아이들하고 집에 계시는 거예요?

◆ 손영아> 네. 집에서 가정 보육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얼마 동안 못 나가신 겁니까?

◆ 손영아> 애들 방학 끝나고부터 계속 연결된 거라서 한 달이 넘게 못 나가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면 지난주에 31번 확진자가 나와서 대구가 발칵 뒤집히기 전부터도 안 나가신 거예요?

◆ 손영아> 전부터가 방학이라서 그냥 웬만하면 외출을 자제하고 있었거든요.

◇ 김현정> 코로나19 때문에 굳이 나가지 말자 이렇게?

◆ 손영아> 외출 자체를 아예 금지하고 그냥 집에서만 보육하고 있어요.

◇ 김현정> 힘드시겠는데요.

◆ 손영아> 그냥 하루 종일, 애들도 너무 답답해하고.

◇ 김현정> 어른들이야 상황을 이해하고 참는다지만 아이들 3명, 그 어린아이들은 어떡해요.

◆ 손영아> 그러니까 틈만 나면 나가고 싶어하는 거죠. 안 된다 하니까 애들이 너무 답답해하고 한 달 넘게 집에 있다 보니까 노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애들도 스트레스도 받는 것 같고 저도 애들이랑 부딪치는 게 너무 많으니까요. 그게 힘들어요.



◇ 김현정> 그러면 식료품, 생필품 사러는 그래도 나가셔야 되잖아요.

◆ 손영아> 이렇게 대구 확진 이전에는 날씨도 춥고 하니까 물건 배달 업체를 많이 이용했어요. 이제는 그 배달 업체도 예약이 꽉 차 있어서 한 3, 4일씩 걸리더라고요.

◇ 김현정> 예전에는 주문 배달하면 몇 시간 안에 오던 것이.

◆ 손영아> 배달 예약이 꽉 차 있어서요. 어쩔 수 없이 마트에, 급한 물건을 사야 될 때 가까운 마트에 가야 되면 애들은 집에 있고 저 혼자 완전 무장을 하고 마스크 쓰고 손 소독제 쓰고 이렇게 외출하는 편이죠.

◇ 김현정> 어쩔 수 없이 우유 같은 거 급한 거 사러 마트에 가고.

◆ 손영아> 가서도 조금 넉넉히 사는 편이에요. 애가 셋이다 보니까 하루 먹을 치가 아니고 이왕이면 3, 4일 먹을 치를 좀 사서. 또 웬만하면 사야 되는데 그게 참 어려워요. 채소 애들 밥 먹이는 게, 삼시 세끼다 보니까.

◇ 김현정> 그렇겠네요. 그런데 지금 제가 화면을 통해서 대구 소식을 전해 듣다 보면 마트에 가도 식재료 칸 텅 비어 있고 구하기 어렵다. 이게 실제로 그런 겁니까? 아니면 좀 과장된 겁니까?

◆ 손영아> 조금 과장된 것도 없지 않아 있는데, 확실히 물건은 없어요. 옛날 같으면 항상 신선 제품이랑 우유랑 항상 꽉꽉 차 있던 게 확실히 반 정도는 없거든요.

◇ 김현정> 2분의 1로 줄었어요?

◆ 손영아> 네. 그런 마음에 저도 넉넉히 사다 보니까 확실히 식료품점에 가서 조금 선택권이 없어요. 그냥 있는 거 사야 되는 거죠.

◇ 김현정> 마스크 1장 사려고 해도 줄이 엄청 길다. 이것도 현실이에요? 실제예요, 과장이에요?

◆ 손영아> 큰 마트를 일부러 안 가거든요. 사람들은 너무 많고 마스크도 없다 하고 가면 줄 서야 된다 하고. 그래서 저는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거든요. 그런데 5일이 지났는데도 물건이 아직 안 오고 있어요.

24일 오전 대구 이마트 만촌점 앞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려고 줄지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그렇죠. 지금 인터넷은 아예 다 품절 상태던데.

◆ 손영아> 네. 품절 아니라고 해서 시켰는데 아직까지 배달이 안 오고 있고, 출발 자체도 안 하고 그래서 미세먼지 때문에 여유분으로 준비해 뒀던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 그것도 이제 바닥이 나니까 외출 자체를 더 못 하게 되는 거죠.

집집마다 보면 아파트에 차도 주차가 많이 돼 있어요. 텅텅 비어 있던 주차장도 많이 주차가 되어 있고 그런 것 보니까 사람들이 많이 조심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 대구뿐 아니라 전국에 초중고 개학이 연기가 됐습니다. 큰 아이가 8살이라고 그러셨죠?

◆ 손영아> 얼마 전 유치원 졸업에 부모님은 못 가서, 아이 혼자 보냈더니 너무 서운해하더라고요.

◇ 김현정> 초등학교 입학실은요?

◆ 손영아> 입학식도 부모님 오지 말라고 문자를 우선 받았는데 첫째가 너무 서운해하더라고요. 처음 가는 학교고 좀 낯설 텐데 엄마가 안 가고 혼자 간다니까 되게 좀 어리둥절하고. 아직은 어리니까 잘 사안이 파악이 안 되는 것 같은데, 진짜 입학식 때 혼자 가라고 들어가면 좀 많이 그럴 것 같아요.

◇ 김현정> 게다가 입학식 자체가 지금 연기 아니에요?

◆ 손영아> 일주일 연기됐는데, 그리고 부모님 오지 말라고 문자가 왔더라고요.

◇ 김현정> 그 일주일 연기도 더 연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고.

◆ 손영아> 지금 왜냐하면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서요.

◇ 김현정> 대구 지역의 다른 부모님하고도 다 연락 주고받고 하실 텐데 무슨 얘기들 하세요, 대구분들?

◆ 손영아> 진짜 이거 재난 영화도 아니고, 집에만 있으니까요.

◇ 김현정> 그렇죠. 지금 한 달째 이렇다는 거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특히나 확진자의 80%가 대구 경북 지역에서 나오다 보니까. (아기 울음소리). 아이고, 우리 아기. 일각에서는 대구 경북 지역을 혐오하는 댓글들도 막 보고 그러실 것 같아요.

◆ 손영아> 택배 자체도 어쩌면 대구로 안 보내준다고 하고 봉쇄하자는 이런 말도 있으니까요. 솔직히 많이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아기 보채는 소리). 아이고, 우리 아기. 얼른 달래주시고요. 대구의 상황 지금 어려운 거 다 아니까요. 힘내시기를, 힘내시기를 기원합니다. 응원합니다.

◆ 손영아> 감사합니다.

23일 대구 시내 한 대형 결혼식장 주차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우려로 예약된 결혼식들이 취소돼 텅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아이 우는 소리를 들으니까 이거 뭐 더 마음이 아프네요. 대구의 시민 손영아 씨를 먼저 만나봤고 이번에는 좀 특이한 사연입니다. 3월 초에 대구에서 결혼을 하려고 결혼식장 예약을 해 놓은 예비 신랑이에요. 그런데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결혼식장, 예식 음식 예약해놓고 전세 버스도 잡아놨는데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 중이라는 이 신랑 한번 만나보죠. 심우열 씨 연결되어 있습니다. 심우열 씨, 나와 계세요?

◆ 심우열>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정확히 결혼식이 3월 며칠이었습니까?

◆ 심우열> 3월 7일 토요일이었습니다.

◇ 김현정> 3월 7일 토요일. 진짜 얼마 안 남았는데 당연히 청첩장 다 돌리셨을 테고.

◆ 심우열> 네.

◇ 김현정> 심우열 씨는 서울분인데 대구로 예식장을 잡아놓으신 건 신부 댁이 거기인 거죠?

◆ 심우열> 네. 신부 고향이고 신부 부모님이 또 대구에 살고 계셔서요.

◇ 김현정> 그렇죠. 그랬는데 도저히, 도저히 그대로 강행할 방법이 없던가요?

◆ 심우열>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했어요. 일단 날짜는 그대로 두고 장소를 옮긴다든지 그런 방법도 생각해 봤는데 일단 대구에 계신 분들이 또 다른 지역에 나오기가 힘들고.

◇ 김현정> 대구가 지금 정부 권고에 의해서 증상이 있던 분 아니더라도 다 집에 계셔라. 이런 조치가 지금 내려진 상태라.

◆ 심우열> 네, 그렇죠. 그래서 저희가 날짜를 옮기거나 취소를 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데 예식장 측에서는 취소하면 위약금이 있다. 연기를 하셔라. 이렇게 유도를 하고 있는 중이고요.

◇ 김현정> 취소하면 위약금 얼마나 물어야 됩니까?

◆ 심우열> 취소하면 많게는 80%까지 물어야 되고요. 적게 해도 35%를 얘기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럼 연기하면 언제로 다시 잡아주는 겁니까?

◆ 심우열> 만약에 연기를 한다면 11월쯤은 돼야 정리가 될 것 같거든요.

◇ 김현정> 11월 겨울이요?

◆ 심우열> 네. 그런데 3월 결혼 계획을 하다가 11월로 가려니까 너무 멀어서...

◇ 김현정> 그냥 멀어서 빨리 결혼하고 싶은 이 문제가 아니라, 신혼 집도 잡아놓으셨을 테고 다 걸리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잖아요. 청첩장을 다시 찍는 건 돈 문제라지만 또 그분들한테 하나하나 다 연락해야 되는 거잖아요.

◆ 심우열> 그렇죠.

◇ 김현정> 지금 대구까지 내려가는 거기 때문에 전세 버스도 예약해 놓으셨을 거 아니에요.

◆ 심우열> 네. 전세버스를 한 4대 정도 잡아놨었어요.

◇ 김현정> 그래요. 혹시 우리 심우열 씨 커플처럼 다른 예비 부부들 얘기도 공유하고 계세요?

◆ 심우열> 주변에도 3월에 결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대구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한다고 해도 하객을 초청하는 게 괜찮은지 모르겠다. 또 식사가 뷔페인 경우에는 서로 이렇게, 저렇게 섞일 수가 있으니까요.

 



◇ 김현정> 대부분 뷔페잖아요.

◆ 심우열> 네. 그런 것도 좀 애매하고, 또 막상 결혼식에 온다고 해도 다들 마스크 끼고 있으니까 보기도 좀 안 좋고. 그리고 초대를 해도 사람들이 음식을 웬만하면 안 먹고 그냥 가는 경우도 많아서 음식이 많이 남는다고 그렇더라고요.

◇ 김현정> 최근에 결혼식을 치른, 이 상황이지만 결혼식을 치른 분들 얘기를 들으면 원래 와야 될 걸로 예상됐던 인원의 어느 정도나 온대요?

◆ 심우열> 글쎄요. 텅텅 비는 경우도 있고. 예식장을 직장 관련된 웨딩홀로 잡은 경우에는 직장 동료들이 와서 자리를 채워준다든지 그런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신랑 신부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추억이고, 예식인데 텅텅 빈 곳에서. 주인공이 돼야 되는데 오히려 조금 죄송한 피해자가 되는 느낌 혹은 가해자가 되는 느낌. 약간 이상한 기분이실 것 같아요.

◆ 심우열> 네. 한편으로는 피해자 같고 한편으로는 또 청첩장을 돌릴 때도 되게 좀 죄송하고.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그렇겠네요. 아무쪼록 취소가 되든 연기가 되든 큰 피해 없이, 큰 피해 없이 상황이 정리되기를 저도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 심우열>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심우열> 감사합니다.

◇ 김현정> 대구에서 결혼식을 예정해 놨었던 예비 신랑 한 분의 고민을 들어봤습니다. 심우열 씨였고요. 대구에 우리가 힘을 좀 모아야 될 것 같습니다. 대구 전반적인 상황 짚어봤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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