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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로 '인생캐' 새로 쓴 조한선 "인기 얼떨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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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임동규 역 배우 조한선

배우 조한선 (사진=SBS 스토브리그 제공)

 

모델 출신의 훤칠한 키, 그리고 선 굵은 외모로 남성적인 매력을 가득 품고 있는 배우 조한선이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는 14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만년 꼴찌 구단 드림즈의 4번 타자 임동규 역으로 분해 완벽한 캐릭터를 공고하게 세웠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미스틱스토리 사옥에서 만난 조한선은 "드라마 촬영이 끝난 것에 헤어나오기 쉽지 않아 밀려오는 공허함과 멍하게 있는 시간들이 많았다"라고 종영에 대한 아쉬움을 먼저 전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은 정말 끌고 가는 배우들이 잘 끌고 갔다고 생각하고 저 역시 잘 끌려갔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시청자분들이 공감을 안해주셨으면 임동규는 사라졌을 것이기 때문에 이 캐릭터는 시청자들이 만들어주신 것"이라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

배우 조한선 (사진=SBS 스토브리그 제공)

 

조한선이 맡은 임동규는 작품에서 대립과 긴장 관계를 묘사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극 중 주인공인 백승수(남궁민 분) 단장과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문제 등으로 다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평행선을 달리며 사사건건 대립했던 두 사람이 바닷가에서 만나 화해를 하며 같은 꿈을 향해 걸어가는 장면은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이처럼 조한선은 오랜 연기 경력의 내공을 바탕으로 이번 작품에서 수준급 연기력을 선보였다.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등장할 때마다 풍기는 아우라는 범상치 않았고, 이는 결국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수많은 연습과 공부로 완벽한 야구 선수의 연기까지 더해지며 영화 늑대의 유혹(2004) 반해원 캐릭터에 이은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배우 조한선 (사진=SBS 스토브리그 제공)

 

"야구장을 처음 간 건 초등학교 4학년때에요. 아버지가 충청도가 고향이시라 빙그레 이글스 팀 경기를 갔었고 그때부터 이글스를 좋아하게 됐어요. 근데 임동규라는 캐릭터는 특정 선수를 모델로 놓고 만들지는 않았어요. LA 다저스의 벨린저 선수가 저랑 몸 형태가 비슷해서 영상을 많이 참고했죠. 그리고 한화의 김태균 선수에게 조언도 많이 얻고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조한선은 야구를 보는 것은 좋아했지만, 직접 한 적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드라마 때문에 연습을 하고 준비를 하면서 야구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연기를 하면서도 축구 선수(골키퍼) 출신으로 같은 운동선수를 연기하는 것에 나름의 이점도 있었지만, 쓰는 근육이 달라 많은 고생을 했다고 말했다.

"공을 던질 때 쓰는 근육 자체도 달라 되게 힘들었고 많이 배웠어요. 그런데 주 2~3회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을 연습했는데 아무리 연습해도 공을 타격하는 것은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야구 복장을 갖추고 타석에 들어섰을 때의 동작이 자연스럽게 보이게끔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루틴이나 스윙 같은 동작이 어색하지 않게끔 익히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또 축구 선수 생활을 하면서 단체 생활에서 규율 등을 경험해봤던 것도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여기에 더해 조한선은 어둡고 까칠한 캐릭터를 위해 비주얼적인 요소에도 신경을 썼다. 그는 "운동선수의 이미지를 좀 더 보여주기 위해 피부색을 까맣고 어둡게 했고, 7kg 정도 체중감량도 했다"라며 "배역을 선택했으면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몸무게를 빼야만 했고, 임동규 라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 같은 것들이 필수적인 요건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조한선 (사진=SBS 스토브리그 제공)

 

다른 배우들과의 케미도 남달랐다. 라이벌인 강두기(하도권 분) 선수를 비롯해 백승수 단장과 권경민(오정세 분) 사장 등 상대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강두기 선수와는 연기하기 편하고 너무 친하니까 사귀냐고 얘기까지 들었어요.(웃음) 아무리 연기고 드라마긴 하지만 강두기와 임동규가 과거에 굉장히 이슈가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친구와 멀어진 상태에서 옛날에 함께 먹었던 칼국숫집에서 재회했을 때 감회가 남다르더라고요. 그런 감정들이 서로 대화를 많이 했기 때문에 잘 나오지 않았나 생각돼요. 그래서 사실 강두기 선수한테 정말 고마워요. 또 오정세 형님이나 남궁민 형은 제가 이 작품을 시작하게 됐을 때 '이분들이랑 연기하는 걸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생각도 한몫했어요. 같이 연기해보니까 정말 많이 배웠고 큰 도움을 받았죠."

임동규라는 캐릭터로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갱신한 조한선은 2004년 영화 '늑대의 유혹' 반해원 이후 이렇다 할 대표 캐릭터가 없었다. 그간 꾸준히 작품을 하며 얼굴을 알렸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늑대의 유혹'은 저를 있게 만들어 준 참 감사한 작품이에요. 그런데 그 이후에 새롭게 임동규가 언급 됐다는 것은 제가 그사이 꾸준히 연기를 했지만 시청자들이나 관객들에 다가가지 못했고, 인정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반해원과 임동규 사이가 없다는 것은 제가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전달이 안됐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이번 드라마도 '내게 주어진 역할을 최선을 다하고 다들 열심히 하는 드라마에 민폐를 끼치지 말아야겠다'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렇게 인기를 끌게 돼 사실 얼떨떨 해요."

배우 조한선 (사진=SBS 스토브리그 제공)

 

'늑대의 유혹' 후 16년이라는 기간 동안 조한선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게 되면서 연기에 대한 접근 방식도 달라졌다. 배역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됐고, 연기에 대한 고민도 늘었다.

"작가의 노력과 연출자의 고민, 그리고 수많은 스태프로 인해서 한 인물이 나오는데 예전에는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어요. 또 주연이건 조연이건 중요성을 떠나서 그 역할을 저한테 부탁했다는 것은 그만큼 잘해줄 수 있고 잘해달라는 부탁인 건데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죠. 하지만 결혼해 아이를 갖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되면서 연기에 접근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고, 배역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어요."

그는 치열하게 연기를 이어왔지만, 계속된 실패에 좌절도 많이 했다. 심지어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연기가 아닌 다른 길을 택하는 것도 고민했다고 한다. 그렇기에 '스토브리그'는 그에게 있어서도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었다.

"제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4회까지 밖에 없어서 뒷부분을 전혀 몰랐어요. 제가 받은 대본 내에서는 뭔가 백승수 단장과 대립하는 권경민 사장보다는 과하고 격한 캐릭터라 생각해서 분석도 하고 노력했죠. 또 처음부터 야생마 같이 뛰어다니는 승부욕 넘치는 현역 프로선수 연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감독님과 작가님 믿은 게 '신의 한 수'였죠. 이렇게 디테일하게 임동규의 서사를 풀어주실 줄은 몰랐어요."

배우 조한선 (사진=미스틱스토리 제공)

 

임동규라는 배역으로 다시금 배우의 날개를 활짝 편 조한선은 차기작으로 영화를 선택했다. 대작 영화가 아닌 짧은 단편 영화로 오는 3월부터 촬영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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