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20년 2월 11일 (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 정관용>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그리고 조현아 전 부사장.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죠. 치고받고 집안싸움 뭐 우리가 관심 가질 거 있느냐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재벌개혁이라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지 한번 뜯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지난주에 공식적으로 출범한 삼성의 준법감시위원회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이게 연결돼도 되는 거냐 안 되는 거냐 이 문제 역시 지금 생각해 볼 대목이 많고요. 그래서 재벌개혁에 그동안 앞장서오신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오늘 스튜디오에 직접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채이배> 안녕하세요.
◇ 정관용> 고 조양호 회장 작고하시면서 형제간에 우애 좋게 잘 합의해서 해라라고 했다고 그러잖아요.
◆ 채이배> 사이좋게 지내라 말씀하셨죠.
◇ 정관용> 서로 합의해서 잘. 그런데 안 되는 거죠, 지금?
◆ 채이배> 네 제가 작년에 돌아가시자마자 그때는 아마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서 제가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 도저히 이 집안은 형제간에 공동 경영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 정관용> 왜요? 왜 그렇게 판단하셨어요, 그때부터?
◆ 채이배> 일단 삼남매가 굉장히 개성이 강하고 이미 국민들이 많이 아시다시피 여러 가지 사건사고를 치르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세 명 다 사건사고가 있죠.
◆ 채이배> 조원태 회장 같은 경우는 인하대학교 부정입학 문제가 있었고요. 그다음에 조현아 씨는 땅콩회항, 조현민 씨는 물컵갑질, 게다가 어머니인 이명희 여사까지도 이제 폭행 갑질 뭐 이런 논란이 있었고요.
또 가정 집에서 쓰는 물건들을 대한항공을 통해서 밀수한.. 이런 아주 다양한 그런 얘기들 때문에 도저히 이 집안은 무슨 공동경영을 하거나 사이좋게 합의할 수 없겠다고 아버님이 생각하시니까 그런 유언까지 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하나도 빼놓지 않고 그렇게 좀 물의를 일으키고 논란을 빚었다는 면에서 자기들끼리는 똘똘 뭉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것도 안 되나 봐요?
◆ 채이배> 그만큼 자기 개성들이 강하신 분들이라서 그러지 않을까라고 추측을 하고요. 최근에는 이제 지난 크리스마스 때 조원태 회장이 이명희 여사님, 어머님 집에 가서 또 폭행. 폭행은 아니고 아무튼 집안 물건을 많이 때려부셨다.
◇ 정관용> 손에 피가 난 사진도 있었고.
◆ 채이배> 그런 기사가 났었죠. 그래서 그런 게 이제 지금 상황에서는 이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흔히 이런 재벌 일가에서 상속다툼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런데 재산은 균등하게 나누게 돼서 다툼은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기업이니까 경영권을 놓고 서로 다투는 거죠.
그래서 이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특히나 지난 5월에는 재벌은 이제 회장, 총수를 정해야 되는데 조원태 회장으로 정했어요. 그랬더니 또 조현아, 조현민 씨가 또 그때 발끈해서 한번 시끄러웠었는데 다시 잠잠해졌죠. 그런데 지금 3월달 주총을 앞두고 다시 조현아 씨가 조원태 회장을 아무튼 물러나게 만들겠다라고 하면서 외부 세력과 힘을 합쳐서 경영권 분쟁을 시작한 상황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조현아 전 부사장과 외부 세력이 합친 지분하고 현 조원태 회장과 어머니 그다음에 또 다른 조현민 이 세 분 지분 및 한진칼 내부.
◆ 채이배> 그리고 델타항공이라는 또 우호 주주.
◇ 정관용> 그러니까 양쪽 합친 지분이 지금 비슷비슷하다면서요.
◆ 채이배> 비슷합니다. 조현아 쪽이 한 32% 되고요. 조원태 쪽이 33% 정도 됩니다. 1% 정도 차이가 나는 상황이죠.
◇ 정관용> 32:33. 더 꼼꼼히 들어가면 더 좁더라고요. 영점 몇 퍼센트 차이가 되더라고요. 이렇게 되니까 조원태 회장 측에서 부지를 매각해서 재무구조를 개선한다 이런 발표를 했는데 매각하기로 한 부지가 이게 다 조현아 전 부사장하고 관련이 있는 부지라면서요? 그건 또 뭐예요?
◆ 채이배> 조현아 씨가 이제 경영을 할 때는 호텔 쪽 경영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말씀하신 부지는 대부분 그런 호텔 관련된 사업을 하기 위한 부지로 활용할 수 있는 부지죠. 그런데 이제 그런 것들을 매각함으로써 결국 호텔 사업에 힘을 빼는 것 아니냐. 그래서 조현아 씨가 혹시라도 경영권을 갖게 되더라도 막상 할 게 없게 만드는 거다 이런 해석은 하는데요.
약간 제가 보기에는 무리한 해석인 것 같고요. 당장 조원태 회장 쪽에서는 내세울 게 없습니다. 기존에 자기가 1년간 경영을 했고 또 조양호 회장이 아팠을 때부터 본인이 경영을 맡았기 때문에 상당 기간 했는데 실적이 계속 나빠졌거든요. 주주들한테 할 얘기가 없는 거예요. 나는 그러니까 경영 능력이 없음, 무능함을 보여준 상황인데 결국 조현아 씨가 외부 주주들과 연합을 해서 전문 경영인으로 회사의 경영체계를 바꾸겠다고 했을 때 자기가 이제 내놓을 수 있는 주주들에게 '당근'이 뭐가 있을까. 결국은 당장 현금과 이익을 만들어서 예를 들어서 배당을 더 주거나 아니면 재무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이자 비용을 줄여서 기업 실적이 좀 나아지게 할 수 있거나 이런 것들을 이제 아무튼 제시를 해야 되니까 한 거죠.
진짜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 재벌은 이렇게 재벌 총수가 감옥에 가거나 또는 돌아가시거나 해야 이런 기업 지배구조 개선, 주주친화정책이 나온다는 거예요. 그런데 참 이걸 또 나쁘게 볼 일은 아닌 게 그나마 이렇게 둘이 싸우면 최악을 피할 수 있습니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서로 위협이 되면, 경쟁을 하게 되면.
◆ 채이배> 이게 이제 나름의 경쟁이 되는 거고 주주들 입장에서 한 번이라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제가 처음 시작하면서 이런 표현 썼습니다마는 '형제간에 경영권 다툼하는 거 우리가 일일이 신경 써야 되나' 싶은 감도 한편에 있어요. 또 워낙 눈쌀 찌푸리게 한 행동들을 해 오던 분들이라 더 그런 마음이 있어요. 하지만 재벌개혁적 관점에서는 한번 뜯어봐야 되지 않나 싶어서 모신 거거든요.
어때요? 재벌개혁적 관점에서 볼 때는 일단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은 표면상 내세우고 있는 바는 자기가 경영권 갖지 않겠다, 전문경영인체제로 돌리겠다라고 하고 있잖아요. 그러면 이게 옳은 거예요, 어떤 거예요?
◆ 채이배> 제가 보기에는 일단 재벌 3세, 삼남매 모두 다 경영 능력이 굉장히 없음을 확인했었습니다, 이미.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분들이 경영 맡지 말고 결국은 그냥 대주주로서의 역할은 하되, 즉 배당받고 좋은 이사나 경영진들 선임할 때 목소리 낼 수 있으면 되죠. 그리고 진짜 전문경영인이 들어와서 회사의 기업 가치를 높이고 또 어떻게 보면 지금 굉장히 직원들과 갈등을 많이 겪고 있잖아요. 그런 직원들과의 갈등도 해소하고 그럼으로써 이 회사에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윈윈할 수 있는 그런 경영을 해 볼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아까 조원태 회장이 제시한 그런 부지 매각을 해서 현금 마련하고 이익 내는 것보다는 경영체제를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전문 경영인 체제 가는 것이?
◆ 채이배> 지금은 대주주가 능력이 없기 때문에 전문인 경영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라는 생각을 하고요. 아까 말씀드린 대주주는 좋은 경영진을 뽑는 역할만 하면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 정관용> 조현아 전 부사장 측에는 지금 외부 지분들이 꽤 많잖아요. 그분들은 전문경영인체제로 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합니까?
◆ 채이배> 그렇죠. 결국 외부 주주들이 지금 주주연합을 통해서 각자 자신들이 이사 후보를 낼 겁니다. 그러면 이사회 내부에서도 서로 어떻게 보면 견제가 가능한 거죠. 그리고 그런 이사회는 굉장히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고 그래서 전문경영인이 들어왔을 때 또 이사회는 전문 경영인이 경영을 잘하나 감시, 감독 역할을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여러모로 이제 우리가 기업 내의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는 건데요. 책임과 권한을 각자가 제대로 갖고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맞춰가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저는 지금 한진칼의 상황이 이번에 체제를 전환해서 진짜 전문경영인체제로 가보고 좋은 사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알겠어요. 그러면 여기서 국민연금이 중요한 거 아닙니까? 국민연금이 지분 몇 퍼센트예요?
◆ 채이배> 지금 한 4% 정도 가지고 있는 걸로 알려졌고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조원태, 조현아 양측이 굉장히 지금 박빙의.
◇ 정관용> 비슷하잖아요.
◆ 채이배> 지분율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죠.
◇ 정관용> 또 그 외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 중요한 행위자가 있나요? 나머지는 다 소액주주?
◆ 채이배> 알려진 건 없기 때문에 5% 이상 공시를 해야 한 번이라도 드러날 수 있는데 지금 한진칼에 대해서는 말씀드린 국민연금이 5% 미만이지만 한때 5%였다가 떨어져서 그게 이제 나타날 수 있는 거고요. 나머지 주주들은 없습니다.
◇ 정관용> 없어요? 그러면 국민연금이 누구 편 드느냐에 따라 소액주주들이 몰릴 수도 있나요?
◆ 채이배> 그렇죠. 작년에 제가 대한항공 주주총회에 갔었는데요. 그때 조양호 회장 이사 재선임 반대를 이끌어냈는데 그때 국민연금을 비롯한 거의 대다수의 기관 투자자들은 재선임에 반대 의견을 던졌습니다. 제가 그걸 직접 다 그걸 위임장을 확인했었거든요.
결국 국민연금의 스탠스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국민연금이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서 전반적인 기관 투자자들이 유사한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따라갈 가능성이 크거든요.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제작진 제공)
◇ 정관용> 그럼 이런 대목, 이런 상황이 왔을 때 국민연금이 이번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어느 쪽 편 손을 드느냐는 어떤 의사결정구조를 통해 결정되는 겁니까?
◆ 채이배> 국민연금에서 이런 의결권을 또 전문적으로 다루는 위원회가 따로 있습니다. 물론 이제 그 위원회에서 이걸 다룰지 말지를 다시 한 번 결정은 해야 되는데요. 지금 이렇게 첨예한 경우는 거기서 다룰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의결권 전문행사위원회에서 이게 논의가 될 것이고 의결권위원회에서는 결국 아까 말씀드린 장기적인 투자자로서의 안목을 가지고서 판단을 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조현아 측이 내세운 여러 가지 내용 그리고 조원태 회장이 내세운 지금 내용을 두고 뭐가 더 장기적으로 기업에 이익이고 국민연금에 이익이냐를 따지게 될 것입니다.
◇ 정관용> 그렇게 따지게 되면 조현아 부사장 측, 즉 전문경영체재으로 가겠다는 쪽으로 손 들게 될 거라고 보시나요?
◆ 채이배> 저는 그쪽이 더 비중이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국민연금은 그쪽 편을 들 가능성이 더 크다. 또 채이배 의원 보실 때도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 채이배>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되면 어떤 의미에서는 한진그룹 정도의 규모가 되는 재벌 집단 내에서는 거의 최초의 전문경영인체제로 가는 거 아닌가요?
◆ 채이배> 맞습니다. 총수가 아예 손을 뗀 경우는 한 번도 없었거든요. 심지어 감옥을 가더라도 '옥중경영'이라고 하면서 손을 떼지 않았는데 만일 이번에 그렇게 된다면 진짜 최초의 사례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것의 의미는요?
◆ 채이배> 여기서 만일 좋은 성공 케이스가 된다면 다른 기업 집단에서도 무능한 재벌총수의 가족들이 굳이 경영을 맡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얘기가 될 것이고요.
◇ 정관용> 그냥 대주주권만 행사해라.
◆ 채이배>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지금 박창진 전 노조위원장 땅콩회항의 피해자 지금 정의당 입장해서 비례대표 후보 나온다고 그러잖아요. 얼마 전 인터뷰를 저희가 했는데 '조현아 전 부사장은 전문 경영인 체제로 간다지 않습니까'라고 질문했더니 못 믿겠다는 거예요. 그 사람들 하도 번복을 자주하니까.
◆ 채이배> 저도 솔직히 쉽게 믿을 수 있는 건 아닌데요. 그나마 아까 전에 말씀드렸던 거기는 주주가 연합된 그룹의 형태이기 때문에.
◇ 정관용> 외부, 무슨 강성부펀드, KCGI 등등 이런 게.
◆ 채이배> KCGI하고 그다음에 반도건설인가요? 들어와 있는데요. 결국 그 주주들이 조현아 씨 측을 또 견제할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조현아 개인은 못 믿겠지만 그 주주 그룹 내에서의 어떤 운영에 대한 방식을 본다면 한 번쯤은 거기를 믿고 맡겨도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입니다.
◇ 정관용> 이러다가 또 조원태, 조현아 이렇게 남매간의 자기들끼리.
◆ 채이배> 화해를 하고.
◇ 정관용> 물밑에서 뭔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똘똘 뭉치는 거 아니에요?
◆ 채이배> 그럴 가능성도 있는 거죠. 끝까지 가봐야 압니다.
◇ 정관용> 하지만 어쨌든 현재로서는 전문경영인체제를 공개적으로 하겠다. 오너가 손을 떼겠다고 한 것에 한번 일단 표를 던져줘보자.
◆ 채이배> 그리고 조현아 씨는 지금 계열 분리를 아마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항공은 조원태 회장이 하고 자기는 호텔 쪽만 맡도록 하고 조현민 씨가 옛날에 진에어 쪽을 또 담당했기 때문에 그렇게 또 서로 그렇게 계열 분리해서 각자 자기 일하고 살자라고 추진할 수도 있거든요. 그러면 아까 말씀하신 대로 물밑에서 그런 내용을 가지고서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으면 어느 날 갑자기 진짜 또 합의된 내용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삼성, 얼마 전 저랑 전화 인터뷰를 통해서 한번 했었습니다만 재판부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걸 다루고 있는 고등법원 재판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준법감시위원회 만들어지니까 여기에 대한 특검 측과 변호인 측의 의견 진술을 듣겠다라고 하고 있잖아요. 이게 옳은 거예요? 재판하면서 과거의 어떤 죄를 어느 형량으로 할지 정하는 게 재판이잖아요. 그런데 지금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에 대한 검찰 측과 변호인 측 의견을 들어야 되는 게 이게 옳은 거예요? 어떤 거예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 측에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일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파기환송심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기자)
◆ 채이배> 그러니까 저는 지금 재판부가 굉장히 재판을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다라면 소를 잃은 것은 회사입니다. 그리고 외양간도 회사가 고쳤습니다. 그런데 소도둑인 개인을 봐주겠다라는 거거든요. 말이 안 되는 거죠. 그러니까 기업과 개인을 구분하지 못하는, 즉 '삼성은 다 이재용'다라고 생각하는 거죠, 판사님이.
◇ 정관용> 그렇죠.
◆ 채이배> 그리고 이익에 미국의 양형기준을 예시를 하면서 판사님이 미국의 양형기준을 참조하겠다고 했는데, 미국의 양형기준이 기업을 처벌할 때 기업이 시스템이 좋으면 기업 처벌을 좀 덜하겠다 그래서 벌금이나 영업정지하거나 이런 것들을 좀 덜하겠다는 것이고 기업 범죄 처벌할 때 얘기하는 것이지 개인 범죄 처벌할 때는 이런 양형기준이 없습니다. 그런데 또 지금.
◇ 정관용> 말씀하신 것처럼 삼성과 이재용을 동일시 한 잘못이다?
◆ 채이배> 동일시하는 큰 그런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런 게 공개적으로 계속 천명이 돼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어째.
◆ 채이배> 그러니까 이제 법관은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서 재판을 하게 돼 있는데요. 이런 양형 부분은 결국은 법률로 정해진 상한선, 하한선만 지켜지면 됩니다.
그리고 디테일한 부분은 결국 법관의 양심에 달린 거고 그 부분은 너무 편차가 크기 때문에 법원에서 양형기준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정준영 판사가 우리 한국 법원이 정해놓은 양형기준을 따르면 되는데 이걸 안 따르고 미국의 양형기준을 따르겠다라고 하면서 지금 좀 무리수를 두고 계신 것 같아서 논란이 많이 된 거고요.
◇ 정관용> 아무튼 그건 그 정도로 정리해 놓고 그것과 별개로 준법감시위원회의 발족과 활동 개시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 채이배> 결국 이게 자발적으로 한 게 아니거든요. 결국은 법원의 권고에 따라서 자기 형량을 감형을 하기 위해서 한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의도가 불순하고요. 그리고 준법감시위원회라는 것이 참 말이 안 된다는 게 원래 준법감시제도가 있습니다.
◇ 정관용> 그건 의무적으로 해야 되잖아요.
◆ 채이배> 의무적으로 법적으로 하고요. 그리고 또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얼마든지 준법감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될 게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데 굳이 임의기구를 하나 만들어서 하라는 거고 이런 임의기구는 법적인 권한을 갖지 않습니다.
그리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책임도 안 집니다. 언제든지 이재용 부회장이 만들고 싶으면 만들었다 없애고 싶으면 없앨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거기서 활동하시는 분들도 자기가 권한과 책임이 없기 때문에 무슨 자료를 보고 싶어도 회사가 안 주면 그만이고 그리고 내가 무슨 제안을 했는데 안 들어줘도 자기가 책임질 일이 없기 때문에 그냥 그것도 그만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어떻게 보면 법적인 테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마저 지금 법원이 무시하고 이걸 임의기구로 만들어 놓으면 이런 걸 자기가 평가해 보고 잘하면 감형시켜주겠다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상황인 거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지형 전 대법관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이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위원장 수락 배경 및 위원회 구성 운영방향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한형기자)
◇ 정관용> 그러니까 그걸 이제 섞지 않더라도 그러니까 재판에서 이걸 섞지 않는 게 문제가 있다 그 얘기는 거기서 정리를 하더라도 그나마 잘했으면 좋겠는데 별로 잘할 만한 구성이 아니다?
◆ 채이배> 아니라는 거죠.
◇ 정관용> 기구 자체가?
◆ 채이배> 왜냐하면 임의기구고 법적 권한과책임이 없고 그리고 언제든지 없앨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어떤 기대를 한다라는 것은 불가능하죠.
◇ 정관용> 삼성전자 노조가 만들어졌잖아요. 노조위원장과 인터뷰를 했더니 자기들이 노조 가입을 권유하는 이메일을 2번 정도 보냈는데 회사 측에서 일방적으로 두 번 다 삭제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준법감시위원회가 만들어졌다면 활동을 제대로 하려면 그런 거에 대해서 지적을 해야 될 거 아니냐. 그것도 아무것도 안 하는 걸 보면 이건 기대 못한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 채이배> 맞습니다. 그러니까 권한이 없기 때문에 그런 거에 대해서 자기가 할 일인지 아닌지도 몰라요. 자기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럼 뭐해요, 준법감시위원회는?
◆ 채이배> 결국은 그 회사 내의 임원이 이런 거 좀 하십시오, 해 주십시오라고 하면 그런 거를 본인들이 이제 챙겨보겠죠. 그러면 뭔가 회사가 그런 것을 할 때의 어떤 명분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겠죠. 그런데 자발적으로 이런 문제를 내가 막 문제제기를 하면서 파고들어서 보겠다라고 하면 자료 안 보여줄 거거든요.
그럼 자기는 못 보니까 아무것도 못하는 거죠. 그래서 준법감시위원회 지금 참여하시는 분들이 저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여기에 참여하고 계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게 법원에서 이재용 부회장에 감형을 하기 위한 어떤 명분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계신 건지 아니면 그걸 알고도 그냥 협조하고 계신 건지 좀 참담합니다.
◇ 정관용> 하여튼 태생부터 조금 묘하고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서도 기대난망이고 현재까지는 그렇네요.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고맙습니다.
◆ 채이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