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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아카데미 쾌거…'변방' 콤플렉스 종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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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상·감독상 등 4관왕 기염
변방 아닌 '주류' 문화 자부심 입증
"'기생충' 성과로 불합리 돌아봐야"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에 전시된 TV에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생중계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봉준호 감독 작품 '기생충'이 한국영화 101년 역사에 기록될 쾌거를 이뤘다.

'기생충'은 10일(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 등 4관왕에 올랐다.

'기생충'은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해당 시상식에 진출해 최다 수상작으로도 이름을 올려 이날 주인공에 올랐다. 비영어권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탄 일은 처음이며, 각본상 수상은 아시아 영화 첫 사례로 기록됐다. '기생충'은 65년 만에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받은 영화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혁명적인 전환점"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표현으로 봉 감독과 '기생충'이 이뤄낸 쾌거를 높이 평가했다.

영화평론가 이안은 "과거 1900년대 후반 해외여행 자유화 시대가 오기 전에는 한국영화가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타는 일은 그 자체로 굉장히 이례적이었다는 점에서 감동을 줬다"며 "그러나 지금은 그것을 넘어 이미 우리 스스로 '변방' 콤플렉스를 벗어나 (한국영화가 세계적이라는 데) 자부심을 지닌 상태"라고 말했다.

이안은 "이제는 '어떻게 하면 한류를 전 세계에 전파할까'가 아니라 이미 그 바탕을 다진 상태"라며 "콤플렉스 없이, 세계 시장에서 우리 영화를 비롯한 한류가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입증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기생충'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룬 성과를 두고 영화평론가 오동진 역시 "이제 한국영화는 내수 관객을 겨냥한, 국내용을 넘어서는 영화들을 기획하고 제작하고 연출하는 변화를 겪을 것"이라며 "자국 중심주의를 넘어 세계 영화상으로 도약하려는 아카데미의 변화 노력만큼 한국영화도 혁명적인 전환점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기생충'은 이미 한국영화가 시대를 앞서가는 작품으로 세계 영화팬들에게 다가서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사례로도 평가된다.

이안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얻은 '기생충'의 성과는) 상업영화의 메카인 할리우드에서조차 한국영화를 무시할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을 말한다"며 "지금까지 해외 영화상을 계속 받아 온, 시대를 앞서가는 작품들로 세계 관객들과 만나 온 한국영화의 성과가 '기생충'을 통해 '이제는 무르익을 때가 됐다'고 선언한 셈"이라고 봤다.

"예를 들어 과거 배우 강수연이 베니스영화제에서 씨받이(1986)로 여우주연상을 받았을 때를 떠올려 보면, 당시 이 영화는 흥행이 안 되다가 (베니스영화제 수상을 계기로) 재개봉했고 임권택 감독 역시 재조명 받았다. 그러나 지금 봉 감독이 아카데미상을 받았다고 해서 그의 작품들이 재개봉하거나 재평가되는 일은 없다. 이제 이러한 수상은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질 만큼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지닌 상태다."

극한에 달한 양극화라는 '기생충'이 지닌 메시지에 아카데미상을 비롯한 전 세계가 호응하고 있는 만큼 이번 쾌거를 통해 우리 사회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동진은 "'기생충'을 통한 한국영화사의 혁명적인 전환점은 스크린 독과점 문제와 같은 불합리한 내수시장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라는 과제와도 일맥상통한다"며 "세계가 변하고 있고, 아카데미도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만큼 '우리네 양극화 문제에는 왜 사회적 응답이 없는가'에 관한 기준점을 잡을 때다. 그것을 놓친다면 이번 아카데미상 성과는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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