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새로운보수당-한국당의 신설 합당을 추진하고 자신은 총선에 불출마 하겠다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윤창원기자)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인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4선)은 9일 "새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의 신설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개혁보수의 희망을 살리고, 자신을 내려놓겠다"며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재건을 위한 저의 결심을 밝히고자 한다. 새보수당과 한국당의 신설합당을 추진하겠다. 이 제안에 대한 한국당의 답을 기다리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합당 결심을 하면서 오직 한가지, 국민의 뜻만 생각했다"며 "대한민국을 거덜내고 있는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기 위해 보수는 합치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로는 보수가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며 "보수는 뿌리부터 재건되어야만 한다. 그래서 저는 지난 10월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는 보수재건의 3원칙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또 "3원칙 중 으뜸은 바로 개혁보수의 정신"이라며 "진정한 보수는 원칙을 지키되 끊임없이 개혁해야 한다. 개혁보수는 한국 보수정치가 가야만 할, 결국 갈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유와 평등, 공정과 정의, 인권과 법치라는 민주공화국의 헌법가치들을 온전히 지켜내는 보수, 이것이 바로 개혁보수"라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은 개혁보수와 거리가 멀었다. 야당이 된 지난 3년간 보수정치의 모습도 개혁보수와는 거리가 멀었다"라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합당이냐, 독자노선이냐를 두고 저의 고민이 가장 깊었던 점은 바로 개혁보수의 꿈"이라며 "한국당은 변한 게 없는데, 합당으로 과연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합당 결심을 말씀드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솔직히 이 고민이 제 마음을 짓누르고 있음을 고백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마음 속에 개혁보수의 희망을 살리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제가 할 수 있는 건 저 자신을 내려놓는 것뿐"이라며 '보수가 힘을 합치라는 국민의 뜻에 따르겠지만, 그와 동시에 개혁보수를 향한 저의 진심을 남기기 위해 오늘 저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또 "공천권, 지분 당직에 대한 요구를 일절 하지 않겠다"며 "제가 원하는건 3원칙만 지키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수신당 새 지도부에게 유일한 부탁을 하나 드리자면 새보수당에는 개혁보수의 꿈과 의지만으로 수개월째 한푼의 급여도 받지 못하면서 성실하게 일해 온 중앙당과 시도당의 젊은 당직자들이 있다"며 "고용승계를 간절히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또 유 의원은 새보수당을 향해 "개혁보수의 전사들"이라며 "바른정당에서부터 새보수당까지 여러분과 함께 해왔던 시간들이 저는 너무나 자랑스럽고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 시민에 대해선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사림(士林)의 피를 이어받아, 권력자가 아니라 국민과 나라에 충성하는 기개와 품격을 지닌 대구의 아들로 기억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유 의원은 "저는 20년 전 보수당에 입당했다. 돌아보면 하루도 쉼 없이 치열하게 달려오고 투쟁해 왔던 것 같다"며 "이제는 저의 부족함을 되돌아보고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라는 저의 오래된 질문을 다시 생각해보며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갖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