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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에서 사회비판으로, 감염병 다룬 영화·드라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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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유행 반복되며 관련 콘텐츠 관심 높아져
재난물엔 사회비판적인 메시지가 녹아있기 마련
국가의 정보통제, 시스템 미비, 가짜뉴스, 혐오 등
도시봉쇄와 고립은 소외지역 분노 보여주는 장치
좀비물도 감염에 대한 사회적 무의식적 공포 반영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20년 2월 7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김선영, 위근우 (대중문화평론가)

 


◇ 정관용> 금요일 저녁 우리 대중문화계의 이슈들 되짚어보는 백투더컬쳐 시간입니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선영, 위근우 두 분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위근우> 안녕하세요.

◆ 김선영> 안녕하세요.

◇ 정관용>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극장가도 썰렁하다 그러고 공연도 상당 부분 취소되기도 하고.

◆ 위근우> 문화계 쪽 행사들은 거의 다 취소되고 있죠, 실질적으로.

◇ 정관용> 완전히 그냥 얼어붙은 거죠, 그냥 전반적으로. 대중문화계도 얼어붙었다고 봐야죠?

◆ 위근우> 맞습니다. 실질적으로 가령 최근에 책을 냈다 그러면 북콘서트 같은 것들도 사실 미룰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인 거죠.

◇ 정관용> 그렇죠.

◆ 김선영> 가령 조금이라도 오락적인 성격이 강하거나 이런 작품들은 더더욱 개봉 시기를 잡기가 어렵게 됐죠.

◇ 정관용> 심지어는 외국에서 중국 거쳐 한국으로 오려고 했던 유명 교향악단 이런 것도 다 취소되고.

◆ 김선영>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서 유독 집에서 TV로 영화를 다운로드받아서 보거나 스트리밍으로 보거나 이런 분들이 많아졌는데 재난영화, 감염 관련 재난영화를 또 그렇게 많이들 보신다면서요?

◆ 김선영> 실제로 이런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을 보면 인기 실시간 검색순위에 항상 상위권에 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감염재난영화들이 많이 상위권에 랭크가 돼 있어요.

◆ 위근우> 약간 상술적인 면이 없지 않겠지만 실제로 케이블 채널에서도 그런 알 만한 감염재난을 다룬 영화들을 공격적으로 편성을 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요.

◇ 정관용> 재난영화는 우리 영화계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주 중요한 하나의 장르기는 한데 그중에서는 감염을 다룬 재난영화는 그렇게 많지는 않잖아요. 대부분 무슨 화재, 지진, 침몰 이런 게 많지, 그렇죠?

◆ 위근우> 이게 넓게 볼 수 있는 것과 좁게 보는 두 가지가 가능할 것 같아요. 정말로 엄밀한 의미의 메디컬 개념으로서 감염재난물이라고 한다면 사실 그 수가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가령 그런 좀비물이라고 우리가 하잖아요. 좀비 아포칼립스라고 하는, 물리면 좀비가 된다거나 이런 좀비물이나 이런 게 가령 1954년 소설(원작)의 ‘나는 전설이다’ 같은 경우 흡혈귀 바이러스가 나오는데 사실은 이것이 어떤 초자연적 존재라기보다는 감염에 대한 그런 것들 무의식적 공포, 사회적 무의식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반영된 은유된 것이라고 봤을 때는 굉장히 많이 확장될 수 있을 것 같고요,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확장될 수 있을 것 같고.

◆ 김선영>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류는 아니었죠, 사실. 좀비영화 이런 것도 B급 장르에서 시작이 된 거였으니까요. 최근에는 이런 감염재난물에 대한 공포가 특히나 21세기에 들어와서 전염병 대유행 현상이 점점 주기가 짧아지고 있잖아요. 2000년대 초반 사스 그리고 신종플루, 저희 같은 경우에 2015년에 메르스 사태도 있었고 이러한 전염병 대유행 현상이 생기면서 그동안 재난 서사에서 조금 비주류였던 감염재난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위근우 씨 얘기를 듣고 보니까 좀비영화, 뱀파이어영화. 저는 솔직히 좀비영화, 뱀파이어영화를 거의 안 보는데 왜들 이런 영화를 좋아하나, 왜 이렇게 끊임없이 이런 영화가 나오나. 그게 그 뿌리 속에는.

◆ 위근우> 그런 사회적 무의식이라는 것이 있고요.

◇ 정관용> 감염에 대한 사회적 무의식적인 공포.

◆ 위근우> 왜냐하면 장르물이라고 하는 것은 공포물이라고 하는 것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자극해야 되죠. 그것이 사회적 무의식인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장르물이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정말 우리가 재미를 위해서 보는 것이지만, 여전히 그런 문화사회학적인 그런 분석의 텍스트가 될 수밖에 없는 거겠죠.

◇ 정관용> 그게 근거가 있네요. 하지만 좀비나 뱀파이어는 없다는 게 확실하잖아요.

◆ 위근우> 그렇다면 그런 거죠. 왜 그런 없는 존재인데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감염, 바이러스라고 하는 방식으로서 이들이 확산되는 것으로서 나오는가라는 결국 그 감염이란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플러스, 엄밀한 의미의 감염재난물은 사실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의학적 지식이 필요합니다. 그걸 만들기가 사실 어려웠죠. 그것이 로빈 쿡이라고 하는 굉장히 유명한 저희 세대에서 굉장히 유명한 메디컬스릴러 작가가 한국에서는 ‘바이러스’라는 이름이고 원제는 ‘아웃브레이크’였죠. 그 소설이 나오고.

◇ 정관용> ‘아웃브레이크’ 맞아요, 맞아요.

◆ 위근우> ‘아웃브레이크’라고 하는 동명의, 그 원작이 아닌 동명인 영화가 나왔습니다. 더스틴 호프만이 나왔었던 영화. 그런 것이 나옴으로 인해서 그런 게 등장을 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정관용> 더스틴 호프만이 방호복 같은 걸 입은 장면 기억납니다.

◆ 위근우> 에볼라바이러스에서 모티브를 딴 아프리카에서 나오는 출혈형 바이러스가 나오는 영화였었고 제가 최근에 넷플릭스의 ‘판데믹’이라고 하는 범유행 전염병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거기에서 그런 뉴욕시에서 전염병을 담당하는 전문가가 자기가 그 영화를 보고, 아웃브레이크 영화를 보고서 이쪽 분야에 투신하게 됐다라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선영> 그 세대가 지금 (전문가가 돼서) 그 지역을 맡고 있군요.

◇ 정관용> 그럼 엄밀하게 좀비나 뱀파이어물이 아닌 어느 정도 의학적 근거가 있는 그런 감염을 다룬 재난영화들은 손꼽을 만한 게 어떤 것들이 있어요? 아까 말한 ‘아웃브레이크’가 시작이라고 본다면.

◆ 김선영> 일단 사스 이후에 그 문제의식을 담았던 ‘컨테이젼’이란 작품이.

영화 <컨테이젼> (2011)

 


◇ 정관용> ‘컨테이젼’. 저도 이거 봤어요.

◆ 김선영> 이게 2011년도에.

◇ 정관용> 초호화 캐스팅.

◆ 김선영> 그렇죠. 초호화 캐스팅으로.

◇ 정관용> 어마어마한 배우들이 나오더라고요.

◆ 김선영> 화제가 됐었고 배우들의 일단 면면만 보면 이것이 기존의 어떤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일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 정관용> 기네스 펠트로, 멧 데이먼, 주드 로.

◆ 김선영> 마리앙 꼬띠에르 같은.

◇ 정관용> 그러니까. 그런데 기네스 펠트로가 시작하고 몇 분 안 지나서 죽더라고요.

◆ 김선영> 그렇죠. 뒤에 회상 장면으로 나오기는 하지만요.

◇ 정관용> 영화에 나오는 분량이 너무 적더라고요.

◆ 위근우> 그렇기 때문에 임팩트가 사실은 있는 거죠.

◆ 김선영> 대부분의 재난영화에서는 늘 영웅적인 주인공이 결국에는 인류를 구원하는 이런 서사로 나가잖아요. 그런데 감염재난물 같은 경우에는 이게 굉장히 감염의 특성상 그 사람들을 한 번에 구하기도 되게 어려울뿐더러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을 굉장히 두려워하고 또 혐오하고 그런 단절의 플롯이 굉장히 두드러지기 때문에 어떤 한 주인공의 영웅적인 활약을 그리는 작품보다는 다중 시점으로 진행되는 작품들이 있는데요.

◇ 정관용> 그러니까 주연급 배우가 많을 수밖에 없죠.

◆ 김선영> 그렇죠.

◇ 정관용> ‘컨테이젼’, 또 어떤 영화들이 있을까요.

◆ 위근우> ‘컨테이젼’ 같은 경우는 사실은 굉장히 평가가 높은 영화입니다. 그런 전문가들조차도 이런 범유행 전염병 이 나왔을 때 벌어질 것들에 대해서 굉장히 잘 표현했다라고 인정을 하는 그런 작품인데.

◇ 정관용> 리얼하게 그렸다.

◆ 위근우> 상당히 리얼리티하게, 영화 되게 건조하잖아요. 소위 말하는 블록버스터의.

◇ 정관용> 약간 다큐멘터리 같기도 하고요.

◆ 위근우> 감독 자체가 그런 성향이 있기도 한데. 이제 한국 영화에서 ‘감기’라는 영화가 2013년작이에요.

영화 <감기> (2013)

 


◇ 정관용> 장혁 주연, 맞아요.

◆ 위근우> 장혁 주연의 감기. 그러니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다룬 영화죠. 변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다룬 이야기인데 ‘컨테이젼’하고 비교하기는 플롯이.

◆ 김선영> 전형적인 재난영화로 따라가기는 하죠.

◆ 위근우> 이해 안 되는 것들이 많이 있어요. 많이 있는데 이후에 신종플루라거나 이런 것들이 있을 때마다 그때마다 한번씩 다시 한 번 소환돼서 사람들이 보고 또 회자되는 그런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 같은 경우에는 ‘컨테이젼’에도 그런 것이 나오지만 특정 도시가 감염 전파 때문에 폐쇄되는 그런 상황에서 갇힌 사람들의 어떤 분노나 폭동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아주 팩트성 있게 재현되는 건 아니지만 또 있을 수 있는 것들이니까요. 최근에 한국에서도 어쨌든 비서울지역들의 어떤 소외된 분노라는 것들이 생길 수 있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또 어느 정도 잘 그려냈다고 봅니다.

◆ 김선영> 이런 감염재난물 같은 경우가 특히 도시봉쇄라는 모티브가 반드시 들어가거든요. 그러니까 항상 재난영화에 보면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서 소요사태가 일어나고 거기에 공권력이 투입해서 진압하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 정관용> 탈출하려는데 못 나가게 하고.

◆ 김선영> 특히나 감염재난물 같은 경우에는 전염이 퍼지면 안 되기 때문에 더더욱 한 도시를 봉쇄를 하거나 통제하는 장면이 반드시 등장을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특히 이제 ‘감기’ 같은 경우에는 분당이라는 한 도시에 고립되고 이 사람들을 희생시켜서 다수의 국민을 살려야 된다 이런 여론들이 확산이 되면서 그 한 국가에서 한 도시에 대한 탄압으로 이게 이어지거든요.

◇ 정관용> 지금 중국의 우한이 딱 그런 상황이에요.

◆ 김선영> 그렇죠.

◇ 정관용> 중국 내에서는 우한 출신 사람들 색출한다는 거 아니에요.

◆ 김선영> 그러니까 이런 재난물이 인류의 인간성이 말살되는 그런 상황에서 특히나 재난의 피해가 공평하게 돌아가는 게 아니라 어떤 소외된 지역, 취약계층에 제일 먼저 타격이 온다라는 것들을 물론 감독이 어느 정도 의도는 했겠지만 그런 메시지들을 담고 있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분당 같은 경우는 방금 위근우 씨가 말씀을 하신 것처럼 분명히 영화 속에서도 그런 대사가 나오거든요. 만약에 서울에 이 병을 퍼뜨리면 국가가 나서서 우리 모두를 구원해 주려고 할 것이다. 여기에 있지 말고 서울로 가서 퍼뜨리자 이런 말이 나오거든요. 그만큼 한 지방도시의 소외감을 그 영화는 표현을 한 거죠.

◇ 정관용> 분당도 사실 서울 바로 옆에 있고 다른 지방에서는 굉장히 부러워하는 곳인데.

◆ 위근우> 그렇기는 하죠.

◇ 정관용> 그러나 인구 대비로 딱 놓고 보면 그렇네요. 서울 전체를 봉쇄하고 그 영화에 그린 것처럼 서울 시민 전체를 희생시키겠다 이런 생각은 못하는 거겠죠.

◆ 위근우> 물론 거기서 이런 식으로 서울에 감염 확 시키자라는 사람이 영화 내에서는 악당으로 보여지기는 하는데 사실은 어떤 부분에서 소외감이라고 하는 걸 봤을 때는 분명히 또 이해 못할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결국 장르물이라고 하는 것들은 계속해서 어떤 극적 상황에 몰아넣었을 때 인간성이 어떻게 발현되느냐 하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좋은 장르물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때 정말로 충분히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만한 것들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김선영> 그래서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중국인에 대해 혐오도 말씀을 하셨지만 이 ‘감기’에 또 하나 중요한 혐오가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원인이 외국인, 불법체류 노동자들이거든요. 그들에서부터 이제 바이러스가 확산이 되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것 역시 이런 감염재난물에서 보여주고 있는 타자에 대한 혐오, 이런 것들을 반영을 한다고 할 수 있죠.

◇ 정관용> 그럼 정말 이번 최근의 상황을 그래도 유사하게 그려낸 건 ‘컨테이젼’보다는 ‘감기’네요. 그렇죠?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혐오, 중국인에 대한 혐오, 특정 지역에 대한 고립, 우한 봉쇄 뭐 이런 얘기들 비슷비슷하잖아요.

◆ 위근우> 분명히 어떤 부분에 장르적 클리셰라는 부분들이 있지만 분명히 로컬라이징되면서 말씀해 주신 그런 외국인노동자. 그게 이 외국인 노동자도 대부분의 경우 백인은 아니죠. 거기서는 필리핀에서 온 걸로 되어 있는데 사실 이 사람 같은 경우도 자신이 보균자일 줄 몰랐고 어떤 면에서는 피해자이기도 한데 이 사람이 정말로 나쁘다고 해서 린치를 가하는 그런 모습이 나오고 그래서 사실 죽거든요, 이 캐릭터가. 이런 것들이 또 어떤 면에 있어서는 한국적인 어떤 무의식들이 드러난 그런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얼마 전 우리 프로에서도 의료인류학자 이런 분들하고도 인터뷰를 해 보면 이런 감염병이 퍼지게 되면 누구나 공포나 불안을 갖게 된다. 그러다 보면 가짜뉴스가 횡행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타인에 대한 혐오감이 생기게 되고 그러다 보면 희생양을 찾게 되더라. 이런 일종의 공식적인 반응이 있거든요, 사회적 반응이 나타나는. 영화들도 그런 모습들 다 다루는 거죠, 그러니까.

◆ 김선영> 그렇죠. 그게 국내 상황에서는 특히 ‘감기’라는 영화를 통해서 그게 처음으로 타 지역이 갖고 있는 소외감과 외국인에 대한 혐오를 담아내기 시작했고요. 저희가 또 지금 생각나는 작품 중에 JTBC에서 2013년도에 방영된 ‘세계의 끝’이라는 드라마가 있어요.

◇ 정관용> 드라마도.

JTBC 드라마 <세계의 끝=""> (2013)

 


◆ 김선영> 그렇습니다. 2013년도에 이게 우연히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두 편이나 등장을 했고요. ‘감기’ 같은 경우에도 2013년에 개봉이 됐거든요. 그 바로 직전에 신종플루와 구제역 사태가 있었기 때문에 아마 그런 것들이 이런 감염재난물의 유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있고요.

◇ 정관용> 메르스가 몇 년이었죠?

◆ 김선영> 2015년이었죠.

◇ 정관용> 그럼 메르스 있기 전이었군요.

◆ 김선영> 그렇습니다. 메르스 사태 때는 ‘부산행’이란 작품이.

◇ 정관용> ‘부산행’? 그건 좀비가 나오잖아요.

◆ 김선영> 좀비지만 그것도 결국에는 바이러스 감염,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야기잖아요.

◆ 위근우> 갈수록 좀비물이란 장르가 갈수록 사실은 감염재난물과 굉장히 유사해집니다. 가면 갈수록 좀비물이 예전에는 정말 B급 정서에 가까웠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부산행’이나 혹은 ‘킹덤’ 같은 작품들은 갈수록 감염재난의 은유로서 훨씬 그런 모습을 굉장히 잘 드러내고 있죠.

◆ 김선영> 그렇죠. 또 호러의 효과보다는 감염 바이러스가 확산이 될 때 국가권력의 통제라든지 그런 것들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비판적인 성격을 띠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 정관용> 그럼 방금 언급한 드라마 ‘세계의 끝’ 거기에서는 뭘 우리가 시사점을 받을 수 있는 겁니까?

◆ 김선영> 이 드라마가 좀 특이한 게 우리가 지금 되게 관심이 몰려 있는 질병관리본부가 중심이 된 작품이에요. 특히 그중에서도 역학조사팀과 우리가 보통 감염재난물 하면 백신 개발하는 의사들이 많이 주인공이 되잖아요. 그런데 여기에서는 역학조사팀이 주인공이 돼서 그들이 굉장히 감염자의 집을 찾아가서 이동경로들을 조사를 하고 그 사람들이 생활을 했던 쓰레기라든지 음식 하나하나까지 다 조사를 하고 이런 과정들을 굉장히 구체적으로 그려내요. 이 질병관리본부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이 드라마를 보시면 그들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고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얼마나 노고가 큰지를 이해를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 위근우> 작품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점이라는 것을 이야기했을 때는 아까 저희가 잠깐 얘기하다 말았던 ‘컨테이젼’ 얘기를 또 정보의 측면에서 다시 한 번 이야기해야 될 것 같은데 여기서의 보통 이런 감연재난물에서 악당이라고 한다면 뭔가 바이러스를 퍼뜨린 흑막이라거나 이런 것들인데.

◇ 정관용> 음모론 같은 것도 있죠.

◆ 위근우> 그런데 여기에서는 바로 말씀해 주신 음모론을 퍼뜨리는 유사저널리스트 블로거가 거의 최악의 악당을 주드 로가 맡았던 그 캐릭터가 음모론을 퍼뜨리는데 사실 이 사람이 1차적으로 나쁜 사람이죠. 음모론을 퍼뜨린 것이 되게 잘못인데 이 사람의 음모론이 어떻게 힘을 얻냐 하면 여기서 중요한 캐릭터인 질병통제예방센터 센터장이 있는데 이 사람이 이 정보를 자기 애인한테만 몰래 가르쳐줬었어요.

◇ 정관용> 정보공개를 투명하게 안 한다는 것.

◆ 위근우> 투명하지 않게 했다가 그 애인이 다른 친구한테 얘기해서 그게 SNS에 퍼졌어요. 그러면서 어떤 혼란이 생기고 또 주드 로 캐릭터가 질병예방센터의 말하는 것들을 신빙성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이 사람이 이렇게 했었다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본인의 가짜정보의 신빙성을 오히려 높여버리는 부분이 나오는데 최근에 중국 법원에서 이 얘기가 나왔죠. 이 워딩을 그대로 쓰면 헛소문은 정보공개의 지연과 불투명함 때문에 생겨난다. 그것을 굉장히 잘 보여주는 그러한 장면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선영> 그러니까 이런 감염재난물이 항상 유행을 할 때 또 하나 빠지지 않는 게 국가가 일단 정보를 시민들을 통제하는 상황에서 정보도 철저하게 통제를 하거든요. 이런 감염재난물에서 커지고 있는 국가권력의 통제라는 성격이 오히려 이런 정부에 대한 불신과 음모론이 확산이 되는 데 굉장히 많은 힘을 실어주기 때문에 ‘컨테이젼’ 같은 경우에도 음모론.

◇ 정관용> 알겠어요. 이런 영화들을 보면서 그 영화에서 정부나 이런 애들이 실수하는 거 보면서 우리 정부는 잘하고 있나 이렇게 감시도 하고 그럴 수 있는 소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나저나 빨리 이런 사태가 정리가 돼서 이런 영화 얘기를 안 했으면 좋겠어요.

◆ 김선영> 그렇죠.

◇ 정관용> 대중문화평론가 김선영, 위근우 씨 두 분 고맙습니다.

◆ 김선영> 감사합니다.

◆ 위근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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