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검사 받는 중국 텐진발 입국객(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코로나)이 국내에서도 점차 확산되면서 4.15 총선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15명이고, 이들과 접촉자로 확인된 인원은 679명이다. 아직 11번 환자와 13~15번 환자의 접촉자는 조사 중이다.
신종코로나에 선거 운동의 풍경도 이미 바뀌었다. 유권자들에 다가가 악수를 건네고 사진을 찍는 대신 마스크를 쓰고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인사하는 등 직접 접촉은 가급적 피하고 있다.
또 선거사무실 개소식 등 사람들을 동원해 홍보하는 방식의 선거운동도 자제 중이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신종코로나 때문에 국민들께서 걱정이 많으시고, 선거 운동하기도 민망한 상황"이라며 "악수를 하기도 애매한데, 일부 유권자들은 악수를 또 원해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신종코로나 확산에 가장 긴장한 쪽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다. 신종코로나에 대해 정부 대응에 잘못이 드러날 경우 그 여파가 민주당으로까지 불어닥칠 수 있어서다.
인명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는 데다, 백신 없는 전염병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공포심도 유난히 크기 때문에 정부여당에 대한 책임론이 불가피해진다.
또 신종코로나로 인한 소비활동 감소 등 경제 문제도 민주당에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가뜩이나 소상공인의 경제 사정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은 상황에서 신종코로나 발생으로 이런 약점이 더 부각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민주당 관계자는 "신종코로나 자체에 대해서는 당에서 많이 관여할 게 없지만, 경제 문제는 다르다"며 "제도와 예산을 다루는 민주당의 책임이 커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래서 민주당은 소상공인 경제 문제에 대한 대책도 준비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진 않았지만, 당정 협의를 통해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문재인 정부의 방역 체계가 신종코로나를 조기에 진압하고 성공적이란 평가가 나올 경우에는 오히려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될 수도 있다.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36명이 숨지는 등 사태가 커졌던 것과 비교가 되면서 오히려 야당의 '정권 심판론'을 희석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민주당에서는 줄곧 '야당의 발목잡기' 등을 지적하며 야당 심판론을 제기했고,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은 '경제 실정' 등을 문제삼으며 정권 심판론을 꺼내든 상황이다.
신종코로나에 대한 대응이 성공할 경우 민주당이 주장하는 야당 심판론에, 정부여당이 방역에 실패하는 등 무능을 보여줄 경우 야당이 주장하는 정권 심판론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아울러 신종코로나가 총선 당일까지도 영향을 줄 경우에는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염병 공포 등으로 투표율이 떨어지게 되면, 상대적으로 보수 정당이 유리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4월 총선 전까지 신종코로나가 확산 일로의 모습을 보인다면 총선 연기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