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제 외계인 침공만 남은 것 같아요."한 항공사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이른바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된 항공업계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한때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며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당시 내려진 중국 정부의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됐으나 최근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며 항공업계에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다.
항공시장동향 (그래픽=국토교통부 제공)
30일 항공업계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국제선 여객 점유율은 중국 노선이 21.8%로 전년 동기 대비 3%포인트 늘었다.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노선도 39.9%에서 45%로 증가했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일본 노선의 비중이 10%포인트 넘게 줄어들면서 중국과 동남아 노선이 확대된 탓이다.
특히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600만명을 기록한 중국인 관광객이 올해 75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고, 백화점 업계는 최근 중국인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40% 이상 증가했다.
이같이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중국과의 왕래가 늘어나면서 유통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한한령을 해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왔다.
하지만 지난 설 연휴를 기점으로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기대감은 완전히 사라졌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지난 28일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모든 지역에 여행경보 2단계인 '여행자제'를 발령했다.
항공사도 '봉쇄령'이 내려진 우한을 비롯해 △장자제 △하이커우 △난퉁 △산야 △창사 △상하이 △정저우 △옌지 △시안 △린이 등 중국 노선에 대한 운휴에 돌입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선제 조처를 한 셈이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에 앞서 설 연휴 기간 중국 노선에서는 예약 취소와 예약을 했지만, 취소도 탑승도 하지 않은 '노쇼(No-Show)'가 발생했다.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중국 노선은 여행사를 통한 예약이 많아 구체적인 예약 취소율을 집계하기 어렵지만, 평소보다 예약 취소가 많았다"며 "일부 노선의 경우 상당한 수준으로 예약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중국 노선에서 노쇼도 많이 발생했다"라면서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를 컨트롤 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커지면 앞으로 예약 취소가 더 많아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항공사가 신종 코로나에 발목을 잡혀 올해도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성수기인 지난해 3분기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항공사가 적자를 기록했고, 다음달 발표 예정인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는 대한항공도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
여기에 신종 코로나로 중국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면서 중국 노선 확대를 통해 일본 노선 수요 감소를 극복하려던 항공사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