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리뷰] 우한 폐렴으로 현실화 된 '新안보'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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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 입국장에서 중국발 승객들이 검역대를 통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방송 : CBS 라디오 <김덕기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대담 : 홍제표 기자

◆ 김덕기 >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를 살펴보는 <한반도 리뷰> 시간입니다. 홍제표 기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갖고 나왔나요?

◇ 홍제표 > 중국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발원지인 우한은 영화에서나 볼 법한 도시 봉쇄 상태고, 세계 곳곳에서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과거 글로벌 경제를 흔들었던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능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이쯤 되면 단순한 전염병이 아니라 안보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전염병이나 기후변화 등을 새로운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현실화된 신(新) 안보 위협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김덕기 > 아직은 좀 생소한 용어인데요, 신안보 위협이 어떤 것인지 간단한 설명부터 해주시죠.

◇ 홍제표 > 군사 대결 같은 전통 안보 이슈와 구분해서 사용되는 말입니다. 과학기술 발달과 세계질서 변화로 개별국가의 안위와 인류 생존에 새로운 골칫거리가 생겨났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전염병, 기후변화 외에도 환경오염이나 테러, 난민, 사이버 공격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최근 트럼프와 튠베리의 설전은 신안보 이슈를 설명하는 상징적 장면입니다. 스웨덴의 10대 소녀가 세계 최강국 대통령을 상대로 기후변화에 대한 비판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말해줍니다.

◆ 김덕기 > 북핵 위협과 중국, 일본 등의 주변국 위협에 둘러싸인 우리로선 이런 것까지 신경 쓸 여력이 있을지 좀 의문입니다. 중요하긴 하지만 우리에겐 좀 한가한 고민 같기도 합니다.

◇ 홍제표 > 언뜻 보면 그렇게 보일 수 있습니다. 또 세계 공통의 문제고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기에 절박감이 덜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사안의 엄중함이나 시급성 면에서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공통의 과제이지만 우리에게 더욱 절박한 이슈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북아 미세먼지나 전염병 등입니다. 공교롭게도 둘 다 인구대국 중국을 이웃으로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소 극단적 비교일 수 있지만, 북핵은 잠재적 위협인 반면 미세먼지나 전염병은 실제 인명피해를 낳고있는 상존하는 위협입니다. 당장 실생활에서 체감하기 때문에 국민감정을 악화시키고 외교 갈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요인입니다. 정부가 우한의 우리 교민 이송을 위해 전세기 투입을 결정한 데에도 복합적인 고려가 있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의 발표 내용입니다.

"우리 국민이 어디에 계시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입니다. 우리 정부는 국민 안전의 최우선 확보라는 차원에서 이번에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번 우한 폐렴보다는 위험도가 낮지만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나 2018년 제주 난민 신청 문제 등 우리나라도 이미 신안보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글로벌 이슈라는 점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최근 다보스 포럼에선 2020년대에 닥칠 수 있는 암울한 미래(디스토피아) 가운데 발생시 파급력이 큰 것으로 수자원 위기와 급속한 전염병 확산을 1,2위로 꼽았습니다. 대량살상무기(3위)나 국가간 분쟁(4위) 보다 우선순위를 둔 것입니다. 국제사회의 달라진 시선입니다.

◆ 김덕기 > 하지만 이런 거대 이슈는 미국, 중국 같은 나라들이 움직여야 풀리지 우리로선 한계가 있는 것 아닌가요?

◇ 홍제표 > 물론 그렇죠. 최근 호주 산불만 하더라도 국제사회는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습니다. 유엔이든 미국이든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는데 트럼프가 촉발한 자국우선주의 조류에 묻히고 말았습니다. 신안보도 전통 안보와 마찬가지로 국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역할은 제한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 몫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중견국가로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도 있습니다. 미세먼지 문제를 예로 들면, 중국과 갈등요인이기도 하지만 협력을 이끌어낼 의제가 될 수 있습니다. 김호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신안보연구실장의 말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신안보 위협들은 기후변화나 환경오염 등 원인으로 다양한 지역에서 더 심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비해나가야 합니다."

◆ 김덕기 > 신안보 위협을 얘기할 때 북한을 빼놓을 수는 없겠죠. 북한과 협력할 부분도 있을까요?

◇ 홍제표 > 북한은 전통 안보 뿐 아니라 사이버 공격 같은 신안보 위협을 동시에 가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면서도 국경을 맞대고 있기 때문에 전염병 같은 초국적 이슈를 공유하는 협력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다만 핵과 재래식 무기 같은 전통 안보 위협이 훨씬 크다는 점에서 신안보 협력은 한반도 정세 개선과 연동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이 어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남측 요원들에 대해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시쳇말로 좀 오버한다는 느낌은 있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 파동을 거친 북한으로선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입니다. 중국과 국경통제까지 한 것으로 알려질 정도니까요. 이런 면에서는 신안보 협력을 정치·군사 문제와 분리해 추진할 가능성은 열려있습니다. 김호홍 실장은 "전염병 문제 등의 경우 남북중 3자 협력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명분상 북한과 중국을 보다 쉽게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담론화를 주도해나갈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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