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질병관리본부는 27일 '우한 폐렴'의 잠복기 전파 가능성에 대해 "잠복기에는 전염성이 없거나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전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마샤오웨이 주임은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잠복기에도 전염성이 있고, 감염 초기에는 체온이 높지 않거나 정상인 경우도 많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중국 당국의 언론브리핑을 봤는데, 아직은 유행 초기이므로 그러한 판단의 근거가 무엇인지 등을 과학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상태"라며 "판단 근거를 요청해 둔 상태다"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저희는 사스(SARS)나 메르스(MERS)의 사례를 참고해 잠복기에는 전염성이 낮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스나 메르스 또한 이번 '우한 폐렴'과 같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는 감염병이다.
사스나 메르스는 잠복기에는 전파되지 않지만, 중국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잠복기에도 전파될 수 있다고 밝히며 예방이 더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 보건당국은 잠복기 전파의 확실한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고,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례에 비춰볼 때 잠복기 전파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질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호흡기에서 배출된 침방울(비말)로 전파된다고 보고 환자와 긴밀하게 접촉하는 가족이나 의료진이 '사람 간 전파'에 가장 취약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는 해외에서 유입된 확진자가 지역사회에 감염병을 전파시키는 '2차 감염' 사례가 나타나지 않았다.
정은경 본부장은 "아직 해외에서 2차 감염으로 전염된 사례는 없다"며 "아직은 유행 초기라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유입 환자가 많아지고 환자의 접촉 범위가 넓어지면 2차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2차 감염이 생기지 않도록 확진환자를 관리하는 것이 최대 목표"라며 "2차 감염이 생기지 않으려면 의료기관에서 노출을 줄여야 하므로 환자를 선별진료하는 등 체계를 구축해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발 비행기 탑승자의 전면 입국 금지와 같은 조치는 아직까지 고려되고 있지 않다.
정 본부장은 "지금은 중국 우한시와 후베이성을 중심으로 유행이 확산되고 있고 현재 교통이 통제된 상황"이라며 "중국 전역에 대해 입국을 금지할 만큼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고, 지속적인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질본은 최근 우한시를 다녀온 사람의 소재지나 증상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시행할지 검토하고 있다.
정은경 본부장은 "우선 입국 후에 약간의 열이나 기침과 같은 경증 증상으로 신고나 문의가 들어온 100여명에 대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자가 격리 등의 조치로 관리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증상이 없었거나 신고되지 않은 입국자에 대해서도 명단을 확보하고 있어 추적 조사에 나설지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