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창원기자/박종민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2일 전직 당 대표 및 비상대책위원장 등 원로급 정치인들을 만나 오찬을 함께 했다. 4‧15 총선을 앞둔 만큼 격려 못지않게 고언(苦言)도 많이 나왔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 인명진‧김병준 전 한국당 비대위원장 등을 만났다. 황 전 대표 이후 당권을 쥐었던 김무성, 이정현 의원과 홍준표 전 대표 등은 불참했다.
황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지금 나라가 어렵고 당도 힘든 상황"이라며 "앞으로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해서 이 정권의 잘못된 폭정을 반드시 막아내도록 힘을 내겠다"고 말했다.
이에 황 전 대표는 "국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국민들이 원하는 말을 하고 정책적으로 담아내야 한다"며 "절대 사심을 가지지 말고 오로지 국익과 국민들의 근심과 걱정을 우리가 품는다는 마음으로 해달라"고 격려했다.
황교안 대표의 최근 전직인 김병준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사회주의, 전체주의를 향해서 그냥 막 가는 폭정"이라며 "민심도, 미래도 생각하지 않고 가리는 것 없이 마구잡이로 해댄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국당이 숫자만 가지고 주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쇄신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통합을 통해 수도권에서 '어벤져스(드림팀)'를 만들어 큰 승리를 거뒀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김 전 위원장의 경우 대구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이나, 당에서 수도권 출마를 요청받는 입장이기도 하다.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보수 통합을 이뤄내 총선에 임하라는 조언인 셈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전직 당 대표 및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있다. 좌측부터 인명진 전 비대위원장,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황 대표,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사진=윤창원 기자)
하지만 갈릴리교회 원로목사인 인명진 전 비대위원장은 정반대의 조언을 했다. 인 전 위원장은 "8석 있는 정당과 108석 있는 정당이 1대 1로 만나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납득이 잘 안 간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가 추진 중인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 움직임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특히 "탄핵 이후 갈기갈기 찢겨서 나왔는데 그동안 지내왔던 과정을 보면 화해와 용서가 그렇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가 통합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얘기다.
인 전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물러난 이정현 전 대표 이후 비대위를 맡았었다. 그리고 그의 재임 당시 지상욱 새보수당 의원과 홍철호 한국당 의원이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갔었다.
자신의 재임 기간 보수가 분열됐는데, 다시 힘을 합치는 것이 어렵다는 반감을 드러낸 셈이다. 그는 대선 전 탈당한 지역구 책임자를 교체하며, 대선 후보 단일화 등 통합을 어렵게 만든 장본인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탄핵 찬성자들에 대한 일관된 통합 반대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우리공화당 등 이른바 '태극기' 세력의 입장과 비슷하다.
그러나 인 전 위원장은 태극기 세력과 가까운 전광훈 목사에 대해선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개신교가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목소리가 큰데, 우리 사회가 개신교만 있지 않다"며 "대표님이 천주교 인사, 불교 지도자를 만나보셨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20일 전광훈 목사와 함께 연설하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사진=연합뉴스)
황 대표가 전 목사와 가깝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오는 가운데, 다른 종교 지도자들에게도 조언을 구하라는 충고를 한 것이다. 황 대표는 최근 조계종에 쇠고기 육포를 보내는 등 다른 종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황 대표는 이날 전직 당 대표들과 오찬을 함께 했고, 저녁엔 전직 의장들과 만찬 회동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