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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安 '실용중도' 방점…신당이냐 리모델링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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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4개월만에 귀국…"실용적 중도정치 실현 정당 만들 것"
21대 총선 불출마…"국회에 새로운 사람들 진입 돕겠다"
"현 정부 무능한 국정운영, 野 반사이익만"…보수통합엔 선긋기
'독자노선' 천명했으나 현실적으로 바른미래 리모델링 무게
孫 '담판' 가능성, 무산될 경우 신당창당 관측도
20일 첫 공식일정 '광주'…"죄송과 감사"

정계 복귀를 선언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의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19일 1년 4개월 만에 귀국했다. 그는 보수통합에 선을 긋고 실용적 중도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독자 노선'을 확고히 했다.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통해 국회의원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향후 행보로는 현재 당적을 두고 있는 바른미래당을 전면 리모델링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거론된다. 다만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손학규 대표와의 관계 설정이 과제로 자리잡고 있다. 여의치 않을 경우 신당창당에 나설 수 있지만, 동력을 얻을 수 있을지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안 전 의원은 20일 첫 공식 일정으로 광주를 찾는다. 국민의당 돌풍의 진원지를 찾아 정계복귀 시작을 알리려는 행보다. 총선을 약 3개월 앞두고 그가 돌풍을 재현할지, 찻잔 속 태풍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입국한 안철수 "실용적 중도정치 실현 정당 만들 것"

안철수 전 의원은 1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2018년 6·13 서울시장 선거 패배 후 그해 9월 해외 유학길에 오른지 1년4개월여 만이다. 지지자들 500여명(안 전 의원 측 추산)이 운집한 가운데, 그는 게이트문을 나서자마자 큰 절부터 올렸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바른미래당 합당 과정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해주셨던 분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며 '반성과 성찰'로 운을 뗐다. 이어 정계복귀 이유에 대해 "대한민국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호소드리기 위한 것"이라며 "행복한 국민,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 제대로 일하는 정치, 3대 지향점을 갖고 대한민국은 거듭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고 국정 운영 폭주를 저지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모든 의지와 역량 집중 ▲표의 유불리로만 판단하는 정치권과 기업 규제 혁파 ▲진영정치에서 벗어난 실용적 중도정치 실현 정당 설립 등 4가지 계획을 밝혔다.

이중 주목되는 것은 실용적 중도정치 실현 정당이다. 그의 독자적인 구상을 담을 그릇이 될 것이란 게 안 전 의원 측의 설명이다. 한 측근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과거 안 전 의원은 본인 뜻과 달리 정치권에 진입하며 민주당 프레임에 갇힌 부분이 있다"며 "현재 기성 정치권에서 짜놓은 프레임을 떠나 '독자노선'을 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계 복귀를 선언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의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지지자 가족의 환영을 받고 있다. 박종민기자

 

이를 반영하듯 안 전 의원은 현 정부에 대해 "진영논리에 입각한 배제의 정치, 과거지향적이며 무능한 국정운영"이라고 비판했다. 반(反) 문재인 노선을 명확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 야당을 향해서도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고 반사이익에만 의존한다"라고 지적했다.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추진 중인 보수통합에 대해선 "관심 없다"며 "진영 대결로 일대일 구도로 가는 것은 정부 여당이 바라는 일이다. 야권에서 혁신 경쟁을 통해 국민 선택권을 넓히면 일대일보다 합이 클 것"이라고 일축했다.

반문이면서 실용적 중도노선을 기치로 야권을 재편하겠다는 뜻이다. 과거 극중주의(강한 중도)보다 넓은 의미로 해석된다. 안 전 의원은 또 이날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승부수를 띄었다.

또 다른 측근은 "기존 진보와 보수를 떠나 실용적 중도노선에 동의하는 모든 새로운 세력이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회의원직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으로 신당을 통한 정치세력화에 더욱 힘을 실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리모델링' 가능성…손학규와 '담판' 관건

신당 창당의 깃발을 들었으나, 현실적으론 바른미래당 전면 '리모델링'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자신이 대주주격인 바른미래당을 그대로 방치할 순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바른미래당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은 제 책임"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자리에는 이태규‧이동섭‧김삼화‧신용현‧권은희‧김수민 등 안철수계 의원과 최도자‧임재훈 의원 등 당권파도 참석했다.

바른미래당에 있는 안철수계 의원 정리 문제도 자리한다. 7명 중 6명이 비례대표이기에 제명을 당해야만 탈당해도 의원직을 지킬 수 있다. 제명 요건은 의원총회에서 재적 의원 3분의2가 동의해야 한다.

하지만 "안 전 의원이 오면 전권을 다 주겠다"면서도 사퇴에는 선을 긋고 있는 손학규 대표 문제를 어떻게 정리할지가 첫 과제다. 안 전 의원 측은 손 대표와 '당권 싸움'을 반복하는 것을 가장 경계하는 기류다. 복귀 효과가 다 소진될 수 있다는 우려다.

결국 담판을 통해 이를 해결해야 하기에 물밑에선 만남을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철수계 한 관계자는 "바른미래당이 어려운 상황이니까, 안 대표의 새로운 방향대로 만드시지 않을까 본다. (손 대표) 만나는 것을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손 대표 측 관계자는 "안 대표가 어떤 그림을 그려오는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계 복귀를 선언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의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절을 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만약 손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난다면 바른미래당의 자산을 기반으로 신당은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당권 정리가 끝내 불발된다면 제3지대 독자적인 신당을 차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과거 '국민의당'만큼 동력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 전 의원은 20일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현충원과 광주 5‧18 묘역을 찾을 예정이다. 그는 "국민의당을 지지해주셨던 많은 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 그 분들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돌풍 진원지인 호남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편 안 전 의원 복귀에 정치권 반응은 엇갈렸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여의도에 90년대생이 온다'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모든 정치세력들과 함께 하겠다는 뜻은 변함이 없다. 안 대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손짓했다.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경북도당 창당대회 기자회견에서 "중도, 보수를 명확히 해야하고 정치 노선을 먼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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