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지사(사진=이한형 기자)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지 1년 만에 또다시 운명의 갈림길에 섰다.
김 지사의 드루킹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이 21일 오전 11시 서울고등법원 제311호 법정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민선 7기 출범 이후에도 김 지사의 발목을 죄던 '드루킹 사건'의 족쇄가 이번에는 풀릴지 아니면 정국의 또 다른 뇌관이 될지 관심이다.
1심은 김 지사가 완패했다. 댓글 조작 혐의로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지난 1월 30일 법정 구속됐다.
취임 7개월 만에 법정구속까지 당하면서 경남도정은 큰 충격과 혼란에 빠졌다.
77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 도정 공백을 메웠지만, 항소심 재판을 준비하며 도정까지 챙겨야 하면서 보이지는 않지만, 유죄냐 무죄냐를 사이에 두고 불안한 줄타기를 해왔다.
그렇다 보니 김 지사에게는 21일 항소심이 운명의 날이 된 셈이다.
항소심은 사실 관계를 다투는 마지막 사실심으로 결과에 따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본인의 정치적 운명은 물론 도정 연속성과 총선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양형의 정도는 의미가 없고 사실상 무죄를 받지 않는다면 대법원의 판단이 남았지만 향후 지사직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자칫 그동안 드루킹 재판 속에서도 유치에 성공한 남부내륙고속철도 조기 착공 가시화, 진해신항, 스마트 산단 등 장기간 추진돼야 할 대형 국책사업도 방향타를 잃고 동력을 상실할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다.
김 지사가 그동안 구상하던 것을 정책화시킨 '청년·인재특별도, 동남권 메가시티 플랫폼 구축' 등 올해 3대 핵심 과제도 본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흐지부지될 수도 있다.
석 달을 앞둔 총선에서도 야권은 현 정권의 공정성·정통성까지 흔들며 총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여 보수 세가 강한 경남만 하더라도 판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경남은 내년에 또다시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까지 생길 수 있어 대법원 확정 선고 전까지 야권의 사퇴 목소리가 거세질 게 뻔하다.
김경수 경남지사(사진=경남도청 제공)
그러나 무죄를 받는다면 대법원에서도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 그동안 운신의 폭이 제한됐던 김 지사의 정치적 행보가 뚜렷해지고 3년 차 김경수 도정은 탄력을 받게 된다.
동남권 신공항 등 주요 현안 사업들에 힘이 실리게 되고, 여권은 가벼운 마음으로 총선을 치를 수 있다. 그리고 김 지사는 유력 대권 주자로 다시금 발돋움할 수 있게 된다.
어찌됐던 21일은 김 지사에게 운명의 날이다. 김 지사 측은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에 대해서는 특검 측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기 때문에 무죄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총영사직 제안에 대해서는 댓가성을 주장하는 특검과 달리 선의의 추천이라고 반박하고 있어, 재판부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심이다.
경남도청 안팎도 항소심 선고 결과에 따라 '김경수 경남호'가 순항할 지, 좌초할 지 촉각을 곤두세울 정도로 폭풍 전야같은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