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미국에서 열린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6차 회의를 마친 뒤 1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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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6차 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 대사는 한국의 한미동맹 기여에 대해 "국제분쟁 과정에서도 한미가 어깨를 나란히 했던 부분이 있고, 여러 측면에서 주한미군의 안정적인 주둔을 위해 지원을 해주는 것도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사는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답하며 "(미국산) 무기 구매도 당연히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겠지만, 그 이외에도 (기여하는 항목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무임승차'식 논리에 맞서기 위해 한국이 '한미동맹에 대한 기여'를 충분히 하고 있다는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서, 과거 미국을 도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등지에 파병한 전례 등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측은 이같은 방법을 통해 기존 SMA의 틀을 유지하면서 제시할 수 있는 '창의적 해법'으로 협상을 이어 나가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대사는 6차 회의를 위해 지난 13일(현지시각)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자리에서도 이를 설명하면서 "양측 간에 창의적인 대안을 만들어 나가는 데 서로가 노력을 하고 있다"며 "동맹으로서 기여하는 바가 많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고, 이미 기여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귀국하는 길에도 "창의적 대안들이 만들어져야 나름대로 공감대가 형성돼 가지 않겠나"라며 이를 부연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파병 가능성을 '동맹에 대한 기여'와 연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는 전날 외교부 김인철 대변인과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언론을 통해 설명한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
앞서 16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기고문에 대해서는 "한미동맹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한국이 상당한 정도의 많은 기여를 했고, 앞으로도 한미동맹이 계속적으로 굳건하게 유지돼야 할 필요가 있고,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는 데 방점을 두고 칼럼을 읽었다"고 말했다.
해당 기고문은 두 장관이 "한국은 부양가족이 아닌 동맹"이라며 "현재 한국은 주한미군과 직접 관련된 비용의 3분의 1 정도만 부담하고 있는데, 주둔 비용이 증가하며 한국의 분담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장관은 "기존의 SMA는 한국 방어 비용의 일부분만 감당하고 있고, 미국은 SMA가 더 많은 부분을 감당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방위비 분담금의 인상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어 "한국의 비용 분담분의 90% 이상이 현재 주한미군이 고용한 한국인(노동자들)의 봉급이나 건설 계약, 주한미군 유지를 위해 지역에서 구매한 기타 서비스 등의 형태로 지역경제로 돌아간다"면서 "이는 양국에 모두 좋은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대사는 "그렇게 한국 경제에 돌아갈 수 있도록 늘 노력했고, 방위비 분담금으로 내는 상당한 부분의 금액들이 국내에서 대부분 지출되는 것은 맞다"며 "그런 부분들은 좀더 유지 또는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외교 경로를 통해 7차 회의 일정 등을 협의할 예정이며, 이는 관례상 서울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