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선 전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 회장 (사진=연합뉴스)
경찰이 축구부 운영비와 훈련보상금을 횡령하고 학부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고교축구연맹 전 회장 정종선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다. 구속영장심사는 17일 오전에 열린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정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다고 밝혔다. 정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심사는 17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열린다.
정 전 회장은 2017년부터 서울 언남고등학교 축구부 감독으로 재직하면서 축구부 운영비를 가로채고 학부모들에게 자녀를 대학에 입학시켜준다며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또 축구부 학생의 학부모를 성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경찰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정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금품 관련 주요 범죄 혐의가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영장이 기각된 사유를 면밀히 분석하며 보강수사를 거쳐 영장을 재신청했다고 밝혔다.
정 전 회장은 자신의 혐의를 계속 부인해왔다. 지난해 9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할 당시 '성폭행 혐의는 전혀 사실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 전 회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와 관계없이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정 전 회장을 영구제명했다.
한편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정 전 회장이 훈련보상금을 횡령한 정황도 포착해 수사 중이다.
훈련보상금은 유소년 선수가 해외로 진출할 경우 선수를 영입한 프로 구단에서 출신 학교에 일정 금액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국제축구연맹(FIFA) 제도다. 선수 성장과 육성에 기여한 학교에 합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경찰은 언남고 출신 선수들의 해외 진출자 명단을 확보해 훈련보상금의 지급 여부와 금전 흐름을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횡령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에 국제공조 수사도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