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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땅값 오르자…천연동굴 파괴한 부동산 투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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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이름만 농업법인 운영자 등 징역형 선고…"회복 불가능"

이 사건으로 파괴된 생쟁이왓굴 내부 모습. (사진=자료사진)

 

제주에서 허가 없이 자연녹지를 훼손하고, 천연동굴을 파괴한 개발 업자들이 징역형에 처해졌다. 이들은 이름만 농업법인을 내세우고 실제로는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불법 개발 행위를 벌였다.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 최석문 부장판사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농업회사법인 운영자 이모(65)씨와 사내이사 박모(53)씨에게 각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 농업회사법인도 벌금 2000만 원에 처해졌다.

이들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자연녹지지역 9986㎡에 대해 허가 없이 암반을 파쇄하고, 지대를 낮추는 등 불법으로 형질을 변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16년 8월에는 이 지역에서 매장문화재인 생쟁이왓굴 입구를 발견했는데도, 진입로에 자갈을 깔거나 나무를 심는 등 매장문화재 지역을 훼손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이들은 현장조사 나온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이곳이 매장문화재 지역인 사실을 전달받았는데도 불법 개발행위를 벌였다.

이들의 범행으로 천연동굴인 생쟁이왓굴 전체 길이 70m 중 50m가 파괴됐다. 생쟁이왓굴은 매장문화재 '라' 등급으로 문화재적 가치는 낮지만, 그 주변 지질조건 등을 종합하면 학술적으로 중요한 곳으로 평가된다.

최석문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매장문화재가 회복 불가능하게 훼손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며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뉘우친 점 등을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사건으로 훼손된 생쟁이왓굴 입구 모습. (사진=자료사진)

 

피고인 이 씨 등은 제주에 부동산 광풍이 불던 2016년 초쯤 A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하지만 실제로 농작물을 유통하거나 판매한 적이 없고 모두 46회에 걸쳐 부동산 거래를 했다. 유령회사를 만들어 땅값 상승 목적으로 불법 개발행위를 자행한 전형적인 부동산 투기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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