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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20대 총선 여론조사…이번 총선은 맞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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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엔 '옥새파동', 2020년엔 보수통합이 표심 가를 최대 변수
ARS보다 정확도 높은 안심번호 조사…성별·연령·지역 특정 가능
샤이보수·무당층 표심 파악 어려워…"현 정권 지지자는 적극 응답"

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지난 2016년 4월 13일 오전 부산 영도구 동삼1동 제6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노컷뉴스 자료사진)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가늠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져 나왔지만, 실제 결과는 사뭇 달랐다.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되레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제1당이 된 것이다.

총선을 석달을 앞둔 지금도 여론조사에 각 당의 희비가 갈리면서 "민심을 반영했다" "특정 세력의 응답이 과잉대표됐다"며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지금의 여론조사는 지난 총선보다 더 정확해졌을까.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에선 안심번호를 쓸 수 있는 만큼 기존 자동응답(ARS) 방식보다 정확도가 개선될 거라고 봤다.

하지만 달라진 선거제도, 늘어난 무당층은 여전히 정확도를 떨어지게 하는 요인이다.

◇ 선거 막판 빅이벤트 터질까…보수통합·비례위성 정당 관건

지난 20대 총선 당시 대부분 여론조사기관들은 새누리당(現 자유한국당의 전신) 150석, 민주당 120석, 국민의당 20석 정도로 예측했다. 심지어 새누리당의 개헌선(180석) 도달 가능성을 예상하는 여론조사도 있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수도권에서 대패했고, 야권 분열로 대패가 예상되던 민주당은 1당이 됐다.

이에 대해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새누리당이 친박 장사하면서 급격하게 무너지는 시점과 블랙아웃(blackout) 기간이 맞물렸다"며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한국당이 완전히 붕괴됐고 표심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항변했다.

현행법은 선거 6일 전부터 투표마감 시각까지 여론조사 공표 및 보도를 금지하고 있는데, 3월 말에 터진 '옥새파동'에 실망한 중도층의 표심이 공표 금지 기간 동안 민주당으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옥새파동'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친박 공천에 반발하며 일부 선거구 공천에 대한 공천관리위원회 추천장에 대표 직인 날인을 거부한 사태를 말한다.

현재 21대 총선 판세는 민주당이 앞서지만 변수는 지난 총선보다 더 많다.

보수통합과 비례 위성정당 창당 여부에 따라 각 진영의 이합집산이 선거 막판까지 숨가쁘게 전개될 전망이다.

유승민 의원이 이끄는 새보수당과 어떤 방식으로 언제 통합할지 등에 따라 보수진영 표심의 향배가 달라질 수 있다. 통합이 실패하면 보수 분열로 민주당이 유리해질 수도 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 당시 PK에서 약진하며 총선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PK 민심이 적지않게 돌아섰다는 게 중론이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PK(부산·울산·경남)에서 독자노선을 걸을지 여부도 관건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워낙 변수가 많아졌기 때문에 이번에도 여론조사가 틀릴 확률이 크다고 본다"며 "여론조사가 군소정당의 합종연횡, 보수정당 대통합 등에 대한 민심을 정확히 짚어내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당의 비례 위성정당 창당 여부, 준연동형 비례제의 도입도 결과 예측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최종 결과가 나온 다음에 비례 의석수가 확정되기 때문에 출구조사 정확도도 떨어질 것으로 봤다.

◇ 안심번호 도입 후 첫 총선…무당층 표심 잡아낼까

20대 총선 투표가 종료된 지난 2016년 4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고등학교에 설치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개표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노컷뉴스 자료사진)

 

여론조사 기관들은 안심번호 도입을 통해 이번 총선은 정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엔 집 전화번호로만 여론조사를 돌렸기 때문에 20·30대와 직장인·학생들이 과소 대표될 수밖에 없었고, 정확도도 자연스레 떨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심번호를 받아 조사를 진행하면 성별·연령·지역 등을 정확하게 특정할 수 있다는 것.

김춘석 한국리서치 본부장은 "집전화는 커버리지(coverage)가 50%도 안 된다. 이 부분을 보완해주는 게 휴대전화"라며 "예를 들어 (상대적으로 주부층 지지도가 높은)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선 한명숙 전 총리보다, 지난 총선에선 민주당 정세균 의원보다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은 한 전 총리를 상대로 초접전을 벌이며 겨우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했고, 정 의원에겐 서울 종로를 뺏겼다.

기술적 보완에도 불구하고 5%도 채 안 되는 응답률과 적잖은 무당층은 정확한 예측을 막는 걸림돌이다.

보수층의 목소리도 갈수록 표면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샤이보수'로 남아 있는 유권자들이 많다는 분석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내가 지지하는 당이 잘하고 있으면 지지한다고 답하지만, 못하면 무당층으로 답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안심번호가 도입된 후 치러진 지난 4·3 창원 성산 보궐선거에서도 여론조사가 빗나간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여당과 단일화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0.5%p 차이로 신승했지만, 선거 일주일 전 여론조사에선 적게는 12%p, 많게는 24%p 여 후보가 앞섰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론조사 응답층을 정확하게 걸러낼 수 없다. 응답하는 사람이 주로 현 정권 지지자 위주일 때 분간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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