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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풍자화' 부순 예비역 제독…그림값에 위자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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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1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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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파손 입장 밝히는 이구영 화가 (사진=연합뉴스)

 

국회 전시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누드 풍자화를 파손한 해군 예비역 제독이 작가에게 그림값에다 위자료까지 물어주게 됐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항소2부(송영환 부장판사)는 화가 이구영 씨가 예비역 제독 심모(66)씨와 목모(61)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피고들이 원고에게 그림값 400만원과 위자료 500만원 등 총 9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심씨는 2017년 1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 있던 화가 이씨의 그림 '더러운 잠'을 벽에서 떼어낸 후 바닥에 던져 액자를 훼손했다. 근처에 있던 목씨는 바닥에 놓인 이 작품의 그림과 액자 부분을 분리한 뒤, 그림을 구기고 액자 틀을 부쉈다. 이 그림은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그림으로, 침대에 누워 있는 나체 여성에 박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형태였다.

작품을 훼손당한 화가 이씨는 그림값 400만원과 위자료 1천만원 등 총 1천400만원을 물어내라며 심씨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작년 1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심씨 등이 그림의 '시가 상당액'인 400만원을 물어주라고 판결하면서 "화가 이씨에게 정신적 손해가 발생했다고는 인정할 수 없다"며 위자료 청구는 기각했다.

그러나 2심은 "재산상 손해배상만으로 정신적 손해가 회복된다고는 도저히 볼 수 없고, 오히려 재산상 손해보다 정신적 손해가 더 크다"며 위자료 지급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들의 행위는 재물손괴 행위이고, 예술작품이 표상하는 예술 창작자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기자 등 다중이 보는 앞에서 피고들이 공개적으로 작품을 훼손한 행위는 심한 모욕과 경멸의 의도가 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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