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차이잉원 무난하게 재선 성공…일등공신은 시진핑과 캐리 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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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득표로 재선에 성공
일국양제 거부하고 대안으로 평화, 대등, 민주. 대화 제시
"선거 결과가 베이징 당국자에게 분명한 신호됐을 것"

 

차이잉원 총통이 1996년 총통 직선제 도입 이후 가장 많은 표를 얻으며 재선에 성공했다.

2018년 11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총통 연임은 고사하고 정치생명마저 위협받는 지경에 몰렸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무력사용 불사' 발언에 홍콩민주화 시위를 적극적으로 활용,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면서 최후의 승자가 됐다.

11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 개표 결과 집권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인 차이잉원 총통은 현지시간 오후 11시 현재 817만표(57.13%)를 득표해 552만표(38.61%)를 얻은 국민당의 한궈위 가오슝 시장을 압도했다.

차이 총통이 이번에 얻은 817만표는 4년전인 2016년 14대 총통 선거때 얻은 689만표(56.12%)보다 128만표 많은 총통 선거 사상 최고 득표다.

국민당 후보인 한궈위 가오슝 시장은 차이 총통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자 오후 8시 45분 지지자들 앞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을 했다.

이어 오후 9시 경에는 차이 총통이 국제기자회견을 열어 승리를 선언하고 대만 국민들과 민주주의를 성원해준 국제사회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차이 총통은 특히 이 회견에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일국양제(1국가 2체제) 거부를 다시 한번 공개적으로 천명하면서 "이번 선거 결과가 베이징 당국에 분명한 신호를 주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일국양제 대신에 '평화', '대등', '민주', '대화'를 양안 관계의 중요한 원칙으로 제시했다.

차이 총통은 또 "이번 선거는 친중 후보나 친미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었고 타이완이 자유와 민주를 원하는지를 선택하는 것이었다"며 "결과는 지난 4년간 (자신이) 추진해온 정책이 옳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선언했다.

차이총통은 이어 수만의 지지자들 앞에 나타나 "이번 선거는 타이완의 승리, 민주의 승리였다"면서 양안관계의 원칙으로 평화, 대등, 민주,대화의 여덟자를 거듭 강조했다.

이번 선거에서 차이잉원의 당선은 지난달 말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

차이잉원 재선의 공신은 시진핑 주석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 1월 ‘대만 동포에 고하는 글’ 4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연설에서 '일국양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해 대만 국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차이 총통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시 주석의 발언을 계기로 대만의 안보심리를 자극하고 시 주석과의 대결 구도를 만들었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범죄인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의 민주화 시위와 이에 대한 중국 당국의 강경 대처는 중국이 추진하는 일국양제의 미래가 어떤 것인지 미리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부모 세대들과 달리 대만인으로서의 정체성이 강한 젊은 세대들은 자신들의 자유가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절박감을 갖게 되었고, 이는 자신들을 지켜줄 차이잉원을 지키기 위해 '고향 앞으로' 대열이 만들어지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타이베이 시내의 한 투표소에서 만난 20대 여성 유권자는 "차이잉원을 안찍으로면 앞으로 투표를 못할 것 같아 차이잉원을 찍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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