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가 2018년 여름부터 가까운 투자자에게 "조국이 법무부 장관에 내정돼 있다"말을 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자신이 운영하던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조 전 장관의 영향력을 뒷배로 크게 성공할 것임을 과시했다는 것이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소병석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 대한 두 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코링크PE 설립을 위해 조씨에게 자신의 명의를 빌려줬던 김모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김씨는 2016년 코링크PE 설립 당시부터 최대주주 명의를 유지하다 2018년 말 지분관계를 정리했다.
김씨는 "2018년 여름 쯤 코링크PE 사무실에 있던 조씨를 찾아갔는데 방문을 닫더니 '제가 조국의 조카다. 영향력 있는 자금 끌어오는 게 어렵겠냐. 그 정도는 한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보험회사 영업직원인 김씨는 "제가 최대주주로 되어 있는데 그런 (조국) 실명이 나오고 하니 겁이 났다"며 "이건 아니다 싶어서 주식 정리를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의사를 전달한 김씨에 대해 조씨는 "조국이 (우리) 펀드에 들어와 있고 법무부 장관으로도 내정돼 있다"며 "앞으로 이 펀드가 많은 일을 할 것이고 막강한 사람들이 펀드에 들어와 상장사 인수도 쉬울 것이다"라고 회유했다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에 내정된 것은 지난해 8월이다. 조씨가 김씨에게 조 전 장관의 법무부 장관 내정설을 거론하며 영향력을 과시한 것은 그로부터 약 1년 전의 일이다.
이외에도 이날 재판에는 조씨가 단골로 가던 유흥주점 업주 A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A씨는 2018년 4월부터 8월까지 12차례에 걸쳐 조씨가 가져온 1000만~1억원 대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줬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조씨가 코링크PE의 투자회사인 WFM 군산 공장에서 횡령한 돈을 자신의 장인 계좌로 송금하고, 여기에서 수표를 인출해 유흥업소에서 세탁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씨와 A씨를 비롯해 이날 재판에 나온 코링크PE 전 대표 성모씨와 WFM 재무이사 배모씨는 "조씨가 코링크PE 대표"라고 일제히 증언했다. 코링크PE의 명목상 사장직을 맡았던 이상훈 대표나 다른 동업자들과 비교했을 때도 "조씨가 위에 있는 것 같았다"거나 "조씨가 실질적으로 업무를 지시하고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조씨의 변호인 측은 유흥주점에서 수표를 바꿔줄 때 조씨만이 아니라 다른 동업자들이 동석한 정황 등을 근거로 조씨 혼자서만 주도적으로 한 범행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려 했다.
재판부는 오는 29일 이상훈씨와 다른 코링크PE 관계자 2명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