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일 발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보도에서 '자력갱생'을 9번 언급하며 경제 문제를 유달리 부각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등 매체들은 지난 2019년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언급한 내용에 대해 이날 일제히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적대세력들의 악착한 제재로 말미암아 많은 제약을 받고 불리한 기상기후가 계속된 조건에서도 올해 농사에서 최고수확년도를 돌파하는 대풍이 마련됐다"며 삼지연시, 양덕온천문화휴양지 등이 구상대로 완공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북한의 새로운 관광지로 언급되고 있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비롯해 순천린비료공장, 발전소 등이 건설되고 경제의 거의 모든 부문이 "현저한 장성추세를 보였다"고도 언급했다.
다만 북한이 '적대세력'으로 칭하는 미국 등 서방측의 제재를 언급하면서는 "경제건설에 유리한 대외적 환경이 절실히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화려한 변신을 바라며 지금껏 목숨처럼 지켜온 존엄을 팔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경제의 발전동력이 회복되지 못하여 나라의 형편이 눈에 띄게 좋아지지 못하고 있다"며 "중요한 경제과업들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의 집행력, 통제력이 미약한데 대해서"도 언급했다.
경제 성과를 선전하긴 했지만, 상황이 쉽지만은 않아 대외교역이 경제발전에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굳이 숨기지는 않은 셈이다. 그런데 교역에 '걸림돌'이 되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풀기 위해서 무리하게 비핵화 실무협상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는 "핵문제가 아니고라도 미국은 우리에게 또다른 무엇을 표적으로 정하고 접어들 것"이기 때문에, "현 정세는 우리가 앞으로도 적대세력들의 제재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기정사실화하고 각 방면에서 내부적 힘을 보다 강화할 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표현에서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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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내부적 힘의 강화'를 위해 김 위원장 본인도 "자력강화의 견지에서 볼 때 국가관리와 경제사업을 비롯한 이여의 분야에서 바로잡아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며 "이를 실행하는 우리의 사업은 지난날의 타성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특히 "적대세력들의 제재 압박을 무력화시키고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활로를 열기 위한 정면돌파전을 강행해야 한다"며 이를 '반드시 수행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정면돌파전'의 기본전선이 경제전선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먼저 "국가상업체계와 사회주의 상업을 시급히 복원하여 사회주의 상업의 본태를 고수하면서도 국가의 이익과 인민들의 편리를 다같이 보장할 수 있게 상업봉사사업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론"을 언급하며, "시대의 요구에 맞게 경제관리를 개선하는 데서 불필요한 절차와 제도를 정리할 데 대한 문제"와 "국가적으로 전문건설역량을 확대강화하고 건설장비를 현대화"해야 한다며 상업과 건설 분야를 언급했다.
이어 공업 부문에서는 "미래를 내다보며 전망성 있게 사업"해야 하고, 농업 부문에서는 "과학기술 역량과 농업과학 연구기관들을 튼튼히 꾸릴 데 대한 문제, 농업과학 기술인재 육성사업에 힘을 넣을 데 대한 문제"등을 언급하며 '정면돌파전의 주타격전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과학기술에 대해서는 "무진장한 전략자산"이라고 표현하며 "지금과 같이 경제사업에서 애로가 많을 때에는 과학기술이 등불이 되어 앞을 밝히고 발전을 선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첨단무기체계를 만들었다며 국방력의 발전에 과학기술이 기여했고, 이를 "공화국의 무력발전과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보위하고 담보하는데서 커다란 사변으로 된다"고도 표현했다.
이를 위해 교육과 보건사업의 발전 또한 필요하다며 대학들의 구성과 교육강령을 개선하고, 중앙과 지방의 교육수준 차이를 줄여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강조했다.
지난해 각종 공장과 농장 등의 농·산업현장을 계속해서 방문하며 '자력갱생'을 강조하던 행보와 일치하는 태도다.
언급된 내용을 종합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언급했던 이른바 '새로운 길'의 윤곽은 경제 발전에 보다 방점을 두되 비핵화 실무협상을 조급하게 타결지으려 하지 않고 버티는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장기적인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강력한 핵억제력의 동원태세를 항시적으로 유지하면서 경제발전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의 위기를 중장기적으로 군사강국, 경제강국으로 만들기 위한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도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