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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첩보' 최초 제보자 영장 기각…檢수사 차질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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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현 단계서 구속 사유·필요성·상당성 소명 안 돼"
범행 당시 공무원 아닌 '민간인'이었다는 송병기 측 주장 수용
검찰 "본건 중 일부 범죄만으로도 구속 전례 많아" 반발
검찰, 靑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 수사에 차질 불가피

김기현 측근 비리 제보'와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송병기(57)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 비리 의혹을 처음 청와대에 제보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구속을 면했다. 청와대 관계자 등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하려던 검찰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일 법원에 따르면,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밤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송 부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명 부장판사는 그러면서 "공무원 범죄로서의 이 사건 주요범죄 성격, 사건 당시 피의자의 공무원 신분 보유 여부, 피의자와 해당 공무원의 주요범죄 공모에 관한 소명 정도, 다른 주요 관련자에 대한 수사진행 경과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도 이날 새벽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본건은 공무원들의 정치적 중립성을 심대하게 훼손해 사안이 매우 중한 점, 본건 중 일부 범죄만으로도 구속영장이 발부된 전례가 다수 있는 점, 본건 중 일부 범행은 영장 심문 과정에서 피의자가 인정한 점, 수사과정에서 관련자들이 범행 은폐를 위한 말맞추기를 시도한 점 등에 비춰 납득하기 어렵다"며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송 부시장 측은 전날 오전에 열린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당시 지역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을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으로 청와대 측에 전달한 것에 불과하고, 업무수첩 역시 송 부시장이 메모형식으로 만든 책자에 불과하다며 혐의를 사실상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송 부시장은 2017년 10월 김 전 시장 측근의 비리 의혹을 수집해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문모 행정관에게 제보하고, 이듬해 6월 총선에서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선거운동을 도우며 청와대 측과 선거 전략 및 공약을 논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송 부시장의 제보로 촉발한 경찰의 수사 때문에 김 전 시장이 2018년 6월 총선에서 낙선한 것으로 보고, 이를 불법 선거 개입이라고 보고 지난달 말 송 부시장에 대한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지금까지 이른바 '국정농단', '사법농단' 등 굵직한 사건에서 핵심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해 수사를 진척할 수 있는 결정적인 진술 등을 확보해왔다.

그러나 검찰이 송 부시장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당시 첩보 생산·이첩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청와대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 역시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일단 당시 김 전 시장 측 수사를 담당했던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과, 의혹 핵심인물인 송철호 현 울산시장을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에 대해 재차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에는 2017년 10월 청와대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이 추진하던 산재모병원이 좌초되면 좋겠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산재모병원은 지방선거 직전인 2018년 5월 말 예비타당성(예타) 조사에서 탈락해 무산된 반면, 송 시장의 공공병원 관련 공약은 지난해 1월 예타 조사 면제 사업으로 선정됐다.

여기에 한병도 전 정무수석 등이 송 시장 단수 공천을 위해 당시 경쟁 후보였던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일본 고베 총영사 등 자리를 제안했다는 의혹은 이번 송 부시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검찰은 송 시장 측과 청와대가 송 시장 단수 공천을 위해 다양한 논의를 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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