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16일 "여권 정당들이 의석 나눠먹기 밥그릇 싸움을 벌이다가 각자의 욕심을 다 채울 수 있는 방법이 없게 되자 파투(破鬪)가 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손학규측, 대안신당(가칭),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이른바 '1+4' 협의체가 선거법 개정 협상 과정에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는 상황을 꼬집은 발언이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민주당의 연동형 캡과 석패율제 최소화 움직임에 군소정당들이 반발하면서 서로 간 개혁 알박기이니, 대기업의 중소기업 후려치기이니 하는 날선 비판이 오갔다"며 이들 범여(凡與) 협의체의 협상 난맥상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법적인 근거가 없는 1+4 협상을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본회의에 법안을 상정하는 데 있어 교섭단체 대표 간 합의가 전제돼야 함에도 민주당이 교섭단체가 아닌 정당들과 원내대표가 아닌 의원들과 별도의 협의체를 꾸려 한국당과의 협상을 '패싱'하는 데 대한 반발이다.
하지만 이는 한국당이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는 측면도 일부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한국당은 이날 오전 11시 예정돼 있는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 불참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저는 그 시각에 국회의장을 만나지 않겠다"며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쪼개기 국회를 열겠다는 민주당의 편을 드는 여당의 하수인 역할을 하는 문 의장을 만나서 무엇을 하겠느냐"고 했다.
오히려 심 원내대표는 "우리는 오늘 문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며 "의장이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하는 등 그간 의사진행을 편파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심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는 문희상 의장이 아들 석균씨의 경기 의정부갑 지역구 공천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협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절차에 따른 법안들의 상정 시한이 다가오면서 한국당이 공세의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일각에선 협상론도 제기된다. 김재원 정채위의장을 중심으로 선거법의 원안이 상정될 경우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는 선거법 개정안의 부결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사실상 선거법 처리를 포기한다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등에서 여당과 협상도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