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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유튜버, 하청노동자, 대학생.. 다 똑같은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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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란 누구인가? 100명 만나 직접 목소리 들어
언론과 사회에선 '서울 4년제 남성'으로 대표돼
학력/학벌 차별 여전, 지역별 만족도도 차이나
조국 사태, '그들만의 리그'에 분노조차 안하기도
사회 문제의 책임은 50대, 60대에 있다고 생각
40대 청년 정치인? 청년 목소리 반영 못하는 정치
서로 다른 목소리 가진 청년들, 정책도 다양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12월 13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강재구, 김윤주 기자 (한겨레 기자)

 


◇ 정관용> 우리 사회 청년 100명을 만나봤더니 70명은 정당한 노력에 대한 대가를 못 받는다고 답했다. 또 성공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1명밖에 없다. 한겨레신문이 지난 2주에 걸쳐서 한국 청년이 100명이라면이라는 기획 기사에 담았던 내용들입니다. 좀 더 자세한 얘기 들어보려고요. 이 기획에 참여한 기자들 두 분 스튜디오에 초대했어요. 강재구 기자, 김윤주 기자 두 분 어서 오십시오.

◆ 김윤주> 안녕하세요.

◆ 강재구> 안녕하세요.

◇ 정관용> 전 지구인이 100명이라면 이런 책 옛날에 있었죠?

◆ 강재구>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번에 이것도 비슷한 기획으로 시작한 거예요? 어떻게 시작한 겁니까?

◆ 강재구> 저희가 처음에 말씀하신 지구인이 100명이라면이라는 그 책의 모티브를 따서 그대로 진행을 했는데요. 이제 그 청년 100명을 만나는데 사실 지금까지 언론과 사회가 청년이라는 집단을 많이 호출하고 있지만 그들이 호출하는 청년들이 도대체 누구인가라는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사실 청년은 계층이나 지역, 학벌 등으로 많이 이미 다분화가 돼 있는데. 그래서 이들을 단위 집단으로 묶을 수 있는가라는 의문점이 있었고요. 그래서 이전의 청년 담론에서 배제됐던 인원들을 함께 모아서 목소리를 들어보자는 취지로 기획을 준비를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나이는 몇 살부터 몇 살까지예요?

◆ 강재구> 저희가 만났던 인원은 만 19세에서 23세의 인원을 인터뷰하고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 정관용> 꼭 19에서 23세로 제한한 이유가 있어요?

◆ 강재구> 원래 청년을 만 15세에서 39세까지 보는 것도 있었는데요. 그런데 저희가 좁혀서 잡았던 것은 그 나이대에도 사회에 진출한 인원도 있지만 사회에 진출하기 이전의 청년들이 조금 더 많은 나이다 보니까 그들이 생각하는, 바라보는 사회는 좀 어떤지 이런 것들이 조금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그렇게 대상을 잡았습니다.

◇ 정관용> 100명의 구성은 어떤 방식으로 했어요?

◆ 김윤주> 일단 100명 중에 서울 4년제 대학생이 16명입니다. 그리고 지역 4년제 국립대생이 10명, 지역 4년제 사립대생이 29명 합쳐서 (지역 대학생이) 39명이고요. 전문대생이 28명,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청년이 17명 됩니다.

◇ 정관용> 이건 통계적인 분포 그대로 한 거예요?

◆ 강재구> 맞습니다.

◇ 정관용> 실제로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에 다니는 재학생 수를 전부 합하면 전체 100분의 16밖에 안 되는 게 맞습니까?

◆ 강재구> 네, 맞습니다. 저희가 사용했던 통계가 인구주택총조사 그리고 한국교육개발원 통계 그리고 한국대학교협의회 자료를 사용해서 그 통계를 바탕으로 나눴습니다.

◇ 정관용> 알겠어요. 그런데 맨 마지막에 대학 안 간 청년들이 17명이라고 그랬죠?

◆ 강재구> 그렇습니다.

◇ 정관용> 대학 진학률이 요새 한 70%가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 강재구> 이게 대학 진학률을 계산을 할 때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에 진학한 인원들을 따집니다. 그래서 말씀하신 대로 한 70%만 가는데 그런데 나머지 인원들은 이제 무직이나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인원들로 잡혔는데 그분 중의 대다수는 재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사용했던 통계가 인구주택 총 조사를 보면 거기서 대학에 진학했다고 나오는 비율이 한 83% 정도가 나옵니다.

◇ 정관용> 재수까지 3수까지 해서. 알겠어요. 대표성을 갖는 서울의 4년제 대학 16명 중에서도 또 누구를 꼭 집어서 만날 것인지 어려웠을 것 같아요. 어떻게 했습니까?

◆ 김윤주> 기획의 목표가 일단은 현재의 지역, 학력, 학벌, 성비 등의 요인으로 편중된 지형에서 벗어나자는 것이었기 때문에 일단은 그러기 위해서는 실제 인구 통계 비율대로 100명을 나눠서 만나보자고 생각을 했고요. 그리고 다음으로는 이제 지역별, 학교별로 만났고 또 성별도 남성 50명, 여성 50명 이렇게 만났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딱 고를 수 있었어요? 특정한 사람들을? 무작위로 전화를 돌린 거예요, 어떻게 한 거예요?

◆ 김윤주> 일단 무작위로 전화를 돌렸다고 보는 게 제일 맞는 것 같고요.

◇ 정관용> 굉장히 고생이 많았겠어요.

◆ 김윤주> 일단 예를 들어서 충청권 안에서도 나눠보면 4년제 국공립 대학생은 2명, 4년제 사립대생은 8명, 전문대생은 4명 이런 식으로 나오는데요. 이런 비율만 맞추면 이제 누구를 만나냐 이건 완전히 무작위로 했다고 보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전화 걸 리스트는 어디서 확보했어요?

◆ 김윤주> 친구들의 친구나 후배의 후배, 이렇게 옆에 있는 강재구 기자 같은 경우에는 7년 전에 과외를 했던 학생한테 5년 만에 연락을 하기도 했고요. 또 교수님들한테 연락을 하거나 단체들도 많이 도움을 받았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100명을 진짜로 다 만나서 인터뷰했어요?

◆ 강재구> 네, 정확히는 118명을 만났는데요. 직접 만나서 인터뷰한 건 105명 그리고 온라인으로 설문하고 전화로 인터뷰했던 인원은 13명이었습니다.

◇ 정관용> 기자 몇 명이 했어요?

◆ 김윤주> 4명이 했습니다.

◇ 정관용> 4명의 기자가? 얼마나 걸렸어요, 이거 기획하는 데?

◆ 김윤주> 한 달 정도 걸렸고 이제 취재를 하는 데만 한 달이 걸렸고 이후에 기사를 작성하고 정리하는 것까지 합치면 두 달 정도 걸렸습니다.

◇ 정관용> 전국을 다 다녔겠군요?

◆ 김윤주>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설문조사 같은 것도 하고 개별 인터뷰도 하고 그런 걸 엮어서 차례차례 시리즈로 기사를 낸 거죠?

◆ 강재구> 맞습니다.

자료사진/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사진=한겨레 제공)

 


◇ 정관용> 첫 번째 기사가 어떤 거였습니까?

◆ 김윤주> 일단 첫 번째 기사가 지역 차별, 학력 차별에 대한 내용이었는데요. 일단 이 주제로 기획을 시작한 이유는 우리 사회가 말하는 청년이 흔히 서울 4년제 대학을 다닌 남성이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우선 소위 말하는 인서울을 벗어나보자, 지방에서 대학을 다닌 청년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를 살펴보는 걸 1회로 잡았습니다.

◇ 정관용> 그랬더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던가요?

◆ 김윤주> 일단은 이제 언론에서 제일 많이 얘기가 되고 있던 내용과는 확실히 달랐는데요.

◇ 정관용> 뭐가 달랐어요?

◆ 김윤주> 가령 조국 사태만 해도 조국 사태가 이제 공정성에 대한 것을 많이 환기를 했다 이런 내용들을 언론에서 많이 보도를 했는데 오히려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처럼 느껴졌다. 거리감이 느껴져서 불공정하다고는 생각했지만 분노하지는 않았다 이런 답변들도 나왔습니다.

◇ 정관용> 그게 몇 퍼센트쯤 됩니까?

◆ 강재구> 저희가 만난 청년 100명 중에 79명은 조국 전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를 보고 불공정하다고 느꼈지만 그중의 한 절반 정도인 40명만이 분노했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 정관용> 나머지는 불공정하지만, 나는 화가 안 났다?

◆ 강재구>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건 왜 그럴까요? 해석하면 어떨까요. 왜 그럴까요?

◆ 강재구> 그래서 저희가 인터뷰하면서 그 이유를 물어봤는데요. 불공정하다는 감정이 어떤 분노로까지 이어지기에는 나와 다른 세계의 일이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가령 강원도에서 일반 고등학교를 나왔던 한 청년은 남자친구가 연세대학교를 다녀서 자신은 입시 의혹에 굉장히 분노했다고 하지만 정작 본인이 입시를 준비할 때는 본인은 소논문을 써본 적도 없고 자기 주변에도 그러한 친구들을 본 적이 없어서 그들만의 리그라고 답변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 한 달 벌 돈을 생활비로 거의 다 충당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그런 분들도 계셨는데. 그렇게 생계가 빠듯한 청년들이 분노할 여력이 없었다는 답변도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나와는 거리가 있는 일이다? 나랑 저쪽은 아예 경쟁상대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분노조차 안 했다 이런 거군요.

◆ 강재구>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조금 더 기본적으로 삶에 대해서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 또 미래에 대해서는 어떤 계획을 하는지 이런 것들이 지역별, 학력별로 차이가 확실히 나던가요? 어땠어요?

◆ 김윤주>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 외의 지역 대학생들 47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26명은 자기가 사는 지역을 떠나고 싶어 했습니다. 취업이나 문화생활 같은 다양한 부분에서 기회가 훨씬 적기 때문인데. 가고 싶은 직장이 다 서울에 있는데 선택권이 없지 않냐. 이런 말도 나왔습니다.

◇ 정관용> 결국 수도권 서울로 가고 싶다, 한마디로. 그리고요?

◆ 김윤주> 그리고 학력이나 학벌에 따라서 차별을 경험했다는 답변도 많았습니다. 교생실습을 나갈 때 명찰에 학교 이름이 적혀 있는데요. 이게 보이는 게 싫어서 머리카락으로 가리고 다녔다 이런 이야기도 전해 들었습니다.

◇ 정관용> 지방대학이라는 그 이름. 또 그리고요? 삶에 대한 만족도나 이런 것은요?

◆ 김윤주> 학교생활 만족도 같은 경우에는 서울 4년제, 지역 4년제, 전문대 순으로 낮아졌습니다. 또 전문대학에 다니거나 서울 외 지역의 대학에 다니는 청년들이 100명 중에 절반이 훌쩍 넘는 67명인데요. 스스로를 다수라거나 주류라고 느끼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 정관용> 지방대, 전문대에 갈수록 만족도도 낮고 나는 주류가 아니다. 그리고 성공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이 100명 중에 1명밖에 안 됐다? 이건 어디서 나온 거죠?

◆ 강재구> 저희가 설문 통계로서 여러 가지 사회 이슈들을 물었던 답변이었는데요. 100명 중에 70명은 정당한 노력에 대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라는 식으로 대답을 했고 이제 삶에서 무엇이 중요하냐를 복수응답으로 물었는데 이제 127개 응답 중에서 성공이라고 답변한 인원은 단 1건으로 나왔습니다.

◇ 정관용> 그게 믿어도 돼요? 그럼 나머지 99명은 성공을 중요시하기보다 다른 걸 중요시한다는 거예요, 뭡니까?

◆ 김윤주> 이게 중복 응답을 받은 거라서 총 응답이 127개인데요. 이 중에서 성공 외에 자아실현이나 성장,성취 같은 비슷한 류의 답변을 합쳐도 12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제일 많은 건 건강이 35건으로 가장 많았고.

취업박람회를 찾은 한 고등학생 (사진=한겨레 제공)

 


◇ 정관용> 건강? 19살에서 24살이 건강을 제일..? 그리고요?

◆ 김윤주> 그리고 경제적 안정이 34건으로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이 두 가지가 압도적으로 굉장히 많았고 그다음으로는 가정이 15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삶에서 건강과 경제적 안정 이런 것들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는 저희가 분석하기로는 성공에 대한 기대보다는 실패의 공포가 더 큰 현실이 반영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 정관용> 5~60대 대상으로 조사한 것 같아요, 결과가. 건강, 경제적 안정, 가정이 소중하다. 두 분은 지금 연령대가 어떻게 돼요?

◆ 강재구> 저는 올해 서른입니다.

◇ 정관용> 딱 서른?

◆ 김윤주> 저는 스물일곱입니다.

◇ 정관용> 두 분 다 20대네요, 결국. 큰 차이가 안 나네요. 이게 지금 이 결과가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경제적 안정이 중요하다가 두 번째. 이게 정확히 공감이 되세요, 두 분은?

◆ 김윤주> 어떤 측면에서 공감이 됐냐 하면 실제로 저희가 만났던 청년들 중에 엄청난 성공을 꿈꾸기보다는 나름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어느 정도 경제적 안정을 갖추고 가족들과 소소하게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 평범하게 사는 게 가장 어려운 것 같다, 이런 얘기를 굉장히 많이 들었는데요. 이런 부분은 일정 부분 공감이 됐습니다.

◇ 정관용> 내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하면서 경제적 안정 정도만 가지면. 그런데 그게 어렵잖아요. 안 그런가요?

◆ 강재구> 쉽지는 않은데요.

◇ 정관용> 그런데 아무튼 오늘의 청년층들은 일찍부터 그런 소확행 이른바 그런 쪽으로 가 있더라?

◆ 강재구> 그런 경향이 좀 보였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기획기사 중에 결혼, 출산 이것에 대한 것들이 한번 있었잖아요. 특히 여학생, 여성들은 결혼 안 하겠다, 애 안 낳겠다가 남학생보다 훨씬 많더군요.

◆ 김윤주> 맞습니다.

◇ 정관용> 대략 어느 정도 숫자가 나옵니까?

◆ 김윤주> 50명 중에 20명이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답변을 했고.

◇ 정관용> 그게 여성이에요?

◆ 김윤주> 네, 여성입니다. 50명 중에 이제 출산을 하지 않겠다고 답변한 여성은 29명이었고요. 그리고 그 20명 중에 좀 특이했던 게 저희가 주관식으로 이유를 이제 특정한 보기를 제공하지 않고 왜 결혼을 하고 싶지 않냐고 물었을 때 여성에게 우리 사회에서 결혼은 손해이기 때문이다 이런 응답이 20명 중에 14명이 나왔습니다.

◇ 정관용> 그 앞에 아이를 낳지 않겠다가 50명 중에 29명이었다고요?

◆ 김윤주> 네, 맞습니다.

◇ 정관용> 5분의 3, 60%?

◆ 김윤주> 그렇게 나왔습니다.

◇ 정관용> 그럼 낳겠다가 40%밖에 안 돼요?

◆ 김윤주> 그런데 사실 저희가 엄청나게 많은 인원을 설문한 게 아니고.

◇ 정관용> 지금 출산률 1명 이하로 떨어진다는데 1이 뭐예요. 0.5 되는 거 아닙니까, 이거?

◆ 김윤주> 그런데 이제 그렇게 말한 이유에서 우리나라의 가부장적인 문화나 이런 것들 때문에 이제 육아휴직이나 이런 것들이 아직 좀 어려운 측면이 있고, 현실적으로는. 그런 제도적인 문제를 언급한 답변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김윤주> 네.

◇ 정관용> 그리고 청년 세대들이 기성 세대들을 바라보는 관점은 어땠어요? 어른들, 기성세대에 대서는 어떤 인식을 갖고 있던가요?

◆ 강재구> 우선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에 책임 있는 세대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한국 사회 여러 문제 중 가장 책임 있는 세대가 어떤 세대인지 묻는 질문에 100명 중 31명은 50대라고 답했고 그다음에 21명은 60대를 꼽았는데요. 그렇게 뽑은 이유를 들어보면 기성세대가 가진 어떤 기득권을 공고히 하면서 청년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행동이나 발언을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요?

◆ 강재구> 그리고 또 저희가 설문했던 것 중에 재미있었던 것은 이전에 조국 사태 이후에 386세대가 많이 어떤 책임으로서 거론이 많이 됐었는데요. 그런데 사실 저희가 만난 100명 청년 중에는 386세대를 용어를 잘 모르는 인원이 훨씬 많았습니다.

한겨레 강재구, 김윤주 기자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제작진 제공)

 


◇ 정관용> 아예 그 용어를 몰라요?

◆ 강재구> 맞습니다. 그래서 100명 중에 64명은 386세대를 모른다고 대답을 했고 36명 중에 15명은 그냥 들어본 적 있다 정도로 대답을 했습니다.

◇ 정관용> 그건 아무튼 이 사회의 주된 잘못 문제의 책임은 50대, 60대다, 이거 아니에요.

◆ 강재구> 그렇게 대답을 했었습니다.

◇ 정관용> 그럼 그들이 만든 불공정이나 불평등에 대해서 어떤 해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던가요?

◆ 김윤주> 사실 구체적으로 해법을 이야기한 인원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는데요. 저희가 한국사회가 공정해지고 있냐고 물었을 때 100명 중 40명은 공정해지고 있다고 했고 60명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는데요. 공정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인원 중에는 블라인드채용을 언급한 인원이 꽤 많았습니다. 한 청년은 블라인드채용이 자신의 결점을 가려줄 수 있다고까지 답을 했는데요. 블라인드채용이라는 게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하나의 장치가 될 수는 있지만 취업시장에서 무언가를 가려야만 공정해질 수 있고 자신의 경력이 결점으로 작용하는 것 자체가 어떤 이런 근본적인 불공정은 해소되지 않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정관용> 아무래도 전체 인구 구성 대비해서 지방대학이나 전문대생들이 다 적절하게 포진되니까, 바로 그 젊은이들은 블라인드채용이 그나마 내가 한번 해 볼 만한 기회가 될 것이다, 이렇게 본다는 거로군요.

◆ 김윤주> 그래서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이런 소위 학벌이랑 스펙이라는 요소가 절대적인 요인으로 작동하는 문제가 이제 근본적으로 해소돼야 하지 않을까 이런 의견들이 있었고요. 그런데 이 문제도 사실 일부일 뿐이고 청년 문제가 곧 여성 문제이고 지역 문제이고 주거나 빈곤 같은 것들이 굉장히 다양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정책 제안이나 이런 것 따로 받아본 건 없어요?

◆ 강재구> 저희가 인터뷰하면서 정책 제안까지는 따로 받아보지는 못해고 기사 말미에 저희가 전문가들 인터뷰했었던 것에서는 그런 제안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 정관용> 어떤 제안들이 주로 나왔습니까, 전문가들은.

◆ 강재구> 가령 청년들의 목소리 자체. 그러니까 청년들이 굉장히 다분화됐기 때문에 다양한 계층에 맞는 목소리를 들어야 된다는 것도 있었고요.

◇ 정관용> 청년이라고 다 똑같은 청년이 아니다.

◆ 강재구> 다 똑같은 청년이 아니다라는 것도 있었고 그리고 지역 대학 문제와 도시와 일자리 문제를 같이 연계해서 풀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내용들도 있었습니다.

◇ 정관용> 지역 대학, 지역의 일자리, 균형 발전. 이런 식의.

◆ 강재구> 네, 맞습니다.

◆ 김윤주> 그리고 저희가 일부 청년들의 목소리가 과대대표돼있다, 이런 문제인식을 이야기했는데요. 사실 이 일부 청년들의 목소리조차 현실 정치에는 반영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이런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만난 한 20대 초반 청년은 각 정당이 청년이라고 내세우는 분들이 40대인 경우가 많다. 물론 청년이라고 볼 수는 있지만 저분들이 나를 대변한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런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 정관용> 언론에서 보통 청년 그러면 서울에 사는 대학생 이렇게 되는 경우가 많죠?

◆ 강재구> 그렇습니다.

◇ 정관용> 한겨레신문의 이번 기획은 그걸 좀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합시다라는 문제제기가 제일 돋보이는 것 같네요. 이번에 고생하고 취재하고 기사 쓴 다음에 두 분의 느낌이 어땠어요?

◆ 강재구> 우선 저희를 포함해서 이 기획을 했던 4명의 기자 중에 3명은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4명 모두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거든요. 그런데 사실 현장에 다녀보면서 저희가 바라봤던 세계가 굉장히 비좁았다라는 이런 걸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희에게 얘기해 주셨던 것 중에 조선소에서 일하다 동료들이 사망하는 걸 봤다는 분도 있었고 고등학교 자퇴하고 유튜브 채널하는 분도 있었고 그런데 그런 분들이 생물학적인 나이로 동일한 집단으로 묶을 수는 있겠으나 그게 같은 집단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또 그리고 청년을 지금까지 너무 손쉽게 규정해 온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 정관용> 김윤주 기자는?

◆ 김윤주> 그리고 또 청년 문제를 이야기할 때 사실 저희가 기존에 생각하는 인서울, 4년제, 대학생, 이런 분들이 아니면 굉장히 배제되고 있는 부분들이 많았잖아요. 그래서 비진학 청년이라든지 아예 모두 다 대학생이라고 여긴다든지 이런 문제들을 배제되기 쉬운 분들의 목소리를 더 반영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이들이 좀 희망과 꿈을 더 가질 수 있도록 이 사회 분위기를 바꿔야죠. 그러려면 조금 아까 지적한 것처럼 문제 하나가 아니라 지역 문제, 일자리 문제, 주택 문제, 육아 문제 다 얽혀 있는 거니까 모든 문제가 다 조금씩이라도 변해야 개선돼야 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지 않겠어요?

◆ 강재구> 맞습니다.

◇ 정관용> 두 분도 꿈과 희망이 크지 않아요?

◆ 강재구> 상당히 큽니다.

◇ 정관용> 어떤 꿈과 희망이 있어요?

◆ 강재구> 저는 다음 방송에서 말씀드리는 걸로 하겠습니다.

◆ 김윤주> 일단 다음에 출연하는 걸 목표로.

◇ 정관용> 알겠습니다. 한겨레신문의 강재구, 김윤주 두 기자, 고맙습니다.

◆ 강재구> 고맙습니다.

◆ 김윤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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