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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나면 생기는 비급여…'문재인 케어'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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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 보험 가입했으면 돈 얼마 안들어요"...과잉진료 권해
통제 사각지대 '비급여'진료…도수치료 금액 차이 300배
'비급여의 급여화'하면 뭐하나…자고 나면 새로 생기는 비급여

일러스트=연합뉴스

 

NOCUTBIZ
전 국민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목표로 등장한 문재인 케어가 허위진료로 흔들리고 있다.

가짜 의료 행위에 보험금이 새면서 손해보험업계의 손해율이 급격히 나빠지자 보험업계는 보험료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보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 통제 어려운 비급여…병원 마음대로 금액 책정 '고무줄 잣대'

금융소비자원이 공개한 사례에 의하면 A씨는 2016년 1월 안과에서 백내장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양쪽 눈에 다초점 인공렌즈 삽입술을 받았다.

A씨는 약간의 노안과 백내장이 있었을 뿐 시력에 큰 문제가 없었고 본인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지만, 실손보험에 가입됐다고 하니 의사가 강하게 수술을 권했다. 이후 오히려 눈번짐이 심해지고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해 우울증을 앓는 등 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A씨는 병원과 소송도 진행했지만 증거부족 등을 이유로 패소했다.

목과 허리의 통증이 심했던 B씨는 실손보험에 가입한 뒤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실손보험 가입여부를 물은 뒤 가입을 했다고 하니 주사와 도수치료 10회 이용을 추천했다. 이후 상태가 호전된 뒤 다른 병원을 찾은 B씨는 그곳에서도 주사치료와 도수치료를 권유받았다. B씨는 "환자 상태를 보고 진료하는 느낌이 아니라 일률적으로 돈이 되는 진료만 권하는 느낌이라 불쾌했다"고 말했다.

이외에 한 신생아가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하고 30일간 도수치료를 받거나 15세 여중생은 키를 크게 하겠다고 620만원 상당의 도수치료비를 낸 사례도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치료 전 환자에게 실손보험 가입여부를 묻고, 가입이 됐다고 하면 치료에 꼭 필요하지 않은 고가의 비급여 진료를 권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일이 다반사다.

비급여 진료(건강보험 미적용)는 의료기관에서 임의로 가격을 책정할 수가 있기 때문에 통제가 어렵다. 이 때문에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전국 3000개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비급여 진료비용을 분석한 결과 도수치료의 경우 최저금액은 1천원, 최고금액은 30만원으로 300배의 차이를 보였다.

문재인 케어 이후 비급여였던 진료가 급여화(건강보험 적용) 되자, 의료신기술 도입을 명분으로 새로운 비급여 항목을 만들기도 한다.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 의료기관은 지난해 4월 비급여로 15만원이던 상복부 초음파가 급여화 되면서 1만5000원으로 떨어지자, 비급여항목인 비뇨기계 초음파를 환자에게 추가로 부담하도록 했다.

의료기관뿐 아니라 실손보험에 가입한 일부 소비자들도 통증과 무관한 고가의 약을 처방받거나 물리치료를 받는 등의 도덕적 해이를 보이면서 실손보험의 손해율도 급등했다.

보험사기 역시 보험료 인상의 주범으로 꼽힌다. 백내장 수술 전 양쪽 눈을 한번만 검사하고 두 번 검사한 것처럼 꾸며 병원이 보험금을 타낸다든가 산부인과에서 자궁근종 수술을 한 뒤 허위 영수증을 발급해 환자들이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도록 하고 지급받은 보험금의 일부를 병원이 건네 받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7982억원으로 전년동기 7302억원 대비 680억원, 9.3% 증가해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적발금액이 4134억원으로 이 추세라면 지난해 적발금액을 뛰어넘게 된다.

◇ '문재인 케어 실효성' '보험료 인상' 논쟁보다 과잉진료 잡는 게 우선

보헙업계 관계자는 "업계는 문재인 케어를 환영해야 하는게 맞다. 문제는 그걸 악용하는 의료계의 과잉진료 행태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 얘기가 나오면 업계로 비난의 화살이 쏠리는데, 상품이 잘못 만들어져 손해율이 높은건지, 비급여내역의 청구에 대한 증가때문인지 종합적으로 봐야한다"고 토로했다.

문재인 케어가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감소시키기 위해 도입됐지만 오히려 비급여 진료비 증가, 손해율 급등,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자, 지난해까지 보험회사의 반사이익을 강조했던 보건복지부와 금융당국은 의료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는 보험료 할인·할증제를 제시하는 등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소비자원 오세헌 보험국장은 "실손보험은 보험회사도 아니고 의사들의 영리 수단도 아니다. 소비자한테 가장 이익이 되도록 운영돼야 한다"며 "보험은 소소한 의료비 혜택을 보기 위한게 아니라 갑작스런 사고나 큰 부담이 되는 치료를 해야 할 때 필요한 것이다. 약관에 소손해 공제조항을 명시해서 소액 치료비는 실손청구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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