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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계약금부터" 오르는 서울 집값에 마음 급한 지방 큰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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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 10월 기준 1803건 올해 최고치 기록
2년간 40% 오른 서울 아파트 '거주' 보다는 '투자'…"KTX 타고 와서 아파트 보고 가"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밀집 상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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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하시면 어떡해요? 일단 내일 와서 보고 결정하세요."

부동산중개업자 김씨는 차분하지만 단호했다. 수화기 너머로 다급한 목소리가 전해졌다.

지방에 살고 있는 손님은 마음이 급했다. 매물은 없고 가격만 계속 오르자 "돈부터 계좌로 쏴 주겠다"고 했다.

"매물을 보지 않고는 중개를 해 주지 않는다"는 원칙을 다시 한 번 내세우자 손님은 마지못해 내일 만날 약속을 잡고 전화를 끊었다.

부동산 비수기에 정부 규제까지 겹치면서 시장에서 부동산 매물이 씨가 마르는 가운데 치솟는 서울 집값에 지방 큰손들도 너도나도 '서울 아파트' 매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18일 한국감정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의 아파트를 매입한 지방 거주자의 거래 건수는 지난 10월 1천803건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394건이던 거래 건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규제가 공식화되던 7월부터 급속히 증가하면서 7월 1천498건, 8월 1천705건, 9월 1천463건을 나타냈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노원구가 177건으로 타지역 거주자 구매가 가장 많았다.

이어 강남 3구인 송파 143건, 강동 130건, 강남구 118건 순으로 나타났다.

지방 '큰손'들의 서울 아파트 구매는 '거주'보다는 '투자'에 초점이 맞춰있다.

여윳자금을 들고 있는 이들에게 한 달에 1~2억씩 오르는 서울 아파트는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것.

실제로 지난 2년 간 서울 아파트 가격은 평균 40% 넘게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는 지난 2017년 상반기 5억 8524만원보다 40.8% 상승했다. 평균 2억 3852만원이 오른 셈이다.

강남구의 경우 2017년 상반기(11억8천817만원) 대비 53.3% 상승하면서 평균 매매액 18억2154만원으로 상승률 1위를 보였다.

나머지 자치구도 광진구 51.3%, 마포구 48.53% 등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마포의 한 부동산중개인은 "지방에 사는 손님들이 KTX타고 올라와 집을 보고 가곤 한다"며 "뉴스에도 자주 나오는 마래푸(마포래미안푸르지오) 같은 강북 대장주 격인 아파트를 많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서울 내 거주자의 수요에 지방 투기 수요까지 겹치면서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125.2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국 매수우위지수 64.4의 두 배 가까운 수치다. 겨울철 비수기임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과열 양상이다.

고공행진중인 서울 아파트가 지방 큰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인 만큼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부동산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안전 자산으로 인식된 서울 아파트로 외지인 큰 손이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 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 전망이 우세한 상황인데다 내년에 45조원에 달하는 토지보상금까지 대거 풀리게 되면 정책 등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외지인 매입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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