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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 협상 1단계 합의를 승인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관련 고위 참모들을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만났으며,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의 대량 구매와 몇가지 양보를 조건으로 3600억 달러 어치의 중국산 상품에 부과한 관세를 상당 수준으로 감축해주는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또 합의의 일환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5일 16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상품에 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연기 또는 취소한다는 발표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즈는 백악관에 무역관련 조언을 해왔던 허드슨 연구소의 중국 학자인 마이클 필스버리가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안에 관해 통화를 했다면서, 그가 들은 합의안의 내용을 상세히 전하기도 했다.
필스버리는 중국이 약 500억 달러어치의 미국산 물품을 내년에 구매하고, 미국 지적재산권에 대한 보다 강력한 보호, 미국 금융기관에 대한 중국 시장 개방, 위안화 환율 관리에 대한 투명성 확대 등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은 오는 15일 대중국 추가관세 계획을 연기 또는 취소하고, 기존에 부과됐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도 일부 철회하는데 합의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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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대중국 관세 감축 규모가 최대 5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미국은 중국이 합의를 지키지 못하면 관세를 되돌리는 이른바 ‘스냅백’ 조항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단계 무역합의는 당초 미중 정상이 서명하는 계획이 불발됨에 따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가 서명하거나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중국에서 서명식을 갖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뉴욕타임즈는 트럼프 대통령이 13일에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합의 문구는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으며, 중국이 이같은 계획의 세부사항에 모두 동의하는지도 아직은 불명확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에서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1단계 합의 이후에도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나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문제 등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게 돼, 미중 무역전쟁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
뉴욕타임즈는 남아 있는 문제들은 내년 11월 대선 이후에 추가 협상을 통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1단계 합의 이후에 미중 무역전쟁은 휴전상태로 들어가 본격 협상은 대선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 측의 기술이전 강요 금지나 기업 보조금 지급 등의 문제는 쉽사리 타협점을 찾기 힘든 쟁점이어서, 이후 협상은 매우 힘겹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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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의 외교안보 칼럼니스트인 조쉬 로긴은 중국의 산업스파이 행위와 기술이전 강요 등 핵심 현안이 2단계 협상에서 다뤄진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될 것으로 믿는 이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데릭 시저스 선임연구원도 “의미있는 2단계는 없을 것이라는데 강한 공감대가 존재한다”고 말해, 향후 협상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여전히 불확실성은 남아있지만 그동안 세계 경제를 요동치게 했던 미중 무역전쟁이 일부분이나마 일단락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면서 미국 증시는 급반등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6.94포인트(0.86%) 오른 3,168.5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63.27포인트(0.73%) 상승한 8,717.32에 장을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도 장중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가 다시 소폭 하락, 전장보다 220.75포인트(0.79%) 상승한 28,132.05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