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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감탄한 서울지하철…서비스는 '최고' 수익은 '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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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요금 이슈 선거에 늘 영향받아"
메트로 만성적자는 무임승차와 환승할인 탓
서울지하철 서비스 '굿' 요금도 '가장 저렴'

서울교통공사 김태호 사장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서울메트로(서울교통공사)가 만성적인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임승차 손실을 국가로부터 보전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 법률개정안이 국회 법사위에서 보류된 채 통과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김태호 서울메트로 대표는 9일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재임 중 지하철 요금인상이 잘 안됐던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 김태호 대표 "지하철 요금이슈 선거에 늘 영향받아"

김 대표는 "지속가능한 지하철 서비스를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데, 첫째는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지하철 요금인상안을 마련하고 둘째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합당하게 (요금을)지불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정치적인 이벤트(선거)에 늘 영향을 받는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서울메트로의 지하철 서비스 수준은 모든 부문에서 전 세계 톱5 안에 든다'는 것이 공사측 설명이다.

하루 이용 승객수와 운행거리, 역 숫자 같은 지하철의 외형적 데이터는 물론이고 고장률과 정시성, 지하철 가용도 등 질적인 지표에서도 최고수준이라는 것이 국내외의 평가다.

서울지하철이 도시철도 관련 국제행사의 단골 초청대상이 되고, 각종 사업 제안을 받는 것도 이런 성과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서울메트로의 경영 성적은 만성적자로 낙제점이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2014년 당기순손실 4245억원, 2015년 4138억원, 2018년 5389억원으로 매년 순손실 규모가 4000~5000억원 수준이다.

메트로의 경영이 방만하거나 부실해서 적자가 지속되는 걸까? 아니다.

(그래픽=김성기 PD)

 

◇ 메트로 만성적자는 무임승차와 환승할인 탓

한해 승차요금을 내지 않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숫자가 2억6천만명으로(연인원) 여기서 발생하는 손실액만 매년 3500억원 수준이다. 서울메트로 당기순손실의 65~89%나 된다.

65세 이상 노약자나 장애인이 무료로 지하철을 이용하기 때문인데 이런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서울의 노인인구가 135만명이지만 2026년에는 195만명으로 총 시민숫자 대비 노령인구 비중이 20.4%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적자는 눈덩이 처럼 불어날 수 있다.

서울메트로의 또다른 고민은 서울시의 무료 환승시스템에 따른 손실이다. 김태호 대표는 "버스와 지하철 환승 때 할인을 안 해주면 서울메트로 입장에서는 매년 2500억원이 절약이 되요. 따지고 보면 시민들을 위해 복지수송에 매년 6천억원 이상 쓰고 있는 셈이죠"라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의 만성적인 적자는 방만한 경영 탓이 아니라 사회적 기여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임승차로 인한 적자를 줄이기 위해 지하철 요금을 인상하는 건 더 어렵다. 요금인상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이 간단치 않고 정치권도 서울시도 바라는 바가 아니다.

전 세계 주요 대도시의 지하철 승차요금을 달러로 환산해 비교해 보면 서울시의 요금수준은 1.46달러로 베를린 3.58달러, 파리 2.35달러, 뉴욕 2.75달러 보다 낮아 OECD국들 가운데 최저수준이다.

(그래픽=김성기 PD)

 

◇ 서울지하철 요금 OECD 최저…'서울 1.46$ : 파리 2.35$ : 뉴욕 2.75$'

지하철요금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건 인상요인이 있어도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800원→900원, 2012년 900원→1050원, 2015년 1050원→1250원으로 띄엄띄엄 오르긴 하지만 그때도 요금인상요인 만큼 올리긴 어렵다.

서울 메트로가 요금인상을 하려는 목적은 단순하다. 경영상태를 호전시켜 주위에 손을 벌리지 않고도 지속 가능한 지하철 서비스 공급시스템을 만들려는 것이다. 하지만 요금인상이 곧 시민들의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모를리 없다.

그래서 메트로에서는 요금인상은 장기과제로 추진하되, 당장 가능한 무임승차 비용을 국가나 원인제공자에게 부담시키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무임 손실 보전을 위해 도시철도법을 개정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고 2017년 이헌승 황희 의원이 도시철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해 국토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현재 법사위원회에 2년째 계류중이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지하철의 공익서비스 제공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국가 또는 해당 도시철도서비스를 직접 요구한 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원인제공자로 하여금 비용부담을 하게 한다는 것이 법 개정의 취지다.

이와관련해 메트로 주변에서는 '국회가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굳이 노령 유권자에 밉보일 게 뻔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나서겠느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고, 이회사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상황을 놓고 보면 국회가 (법안을)통과시킬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메트로는 무임승차 손실이 보전되면 ▲지하철 건설과 운영의 일원화 ▲통합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으로 서비스를 더욱 진화시키는 동시에 지속가능성도 잡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부분은 서울 메트로가 독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범위 밖의 일이어서 정부나 서울시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서울교통공사 김태호 사장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GTX 무대책 시.. 3호선 수요 15% 감소"

김태호 대표는 "GTX 개통시 5년 뒤 지하철 3호선 수요가 10-15%감소하는 것으로 나왔다"며 "지금처럼 가만히 있으면 결국 대체수단에 의해 경합노선을 뺏기고 도태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해법으로 "지하철 운용자가 직접 건설도 맡아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역세권 개발과외국지하철 진출을 이뤄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경전철 버스 트램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엮어서 통합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주요국가들은 대중교통 서비스를 패키지로 묶어서 제공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은 운영 주체가 제각각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5년동안 수도 도시철도 경영을 책임진 김태호 대표는 ▲지하철 1~8호선 통합과 안전사고 1/3감소 ▲세계대중교통협회(UITP) 운영기술혁신 1위 등 2가지를 성과로 꼽았다.

김태호 대표는 UITP와 관련해 "지하철 내 환풍기나 엘리베이터 자동계단 등 모든 시스템에 센스를 부착하고 모은 측정값을 분석해 고장을 예측하는 시스템 즉 '예지정비' 체계를 구축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UITP심사위원회는 "외국에도 비슷한 사례가 많지만 서울메트로는 한 차원높은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심사평을 밝혔다. 바르셀로나와 파리 홍콩 등 세계 곳곳의 지하철회사들이 서울메트로의 시스템을 벤치마칭하기 위해 서울을 찾고 있다고 한다.

최근 서울 메트로를 방문한 파리의 지하철 관계자는 서울지하철을 타본 뒤 "이렇게 깨끗하냐, 이렇게 안전하냐, 승강편의시설도 너무 잘돼 있어요, 역마다 화장실이 이렇게 깨끗하니 대단해요. 아무데서나 와이파이가 다 되냐"며 감탄사를 연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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